뜨거운 공기는 왜 올라갈까 — 대류와 밀도
난방을 세게 틀어도 발밑은 서늘하고 에어컨은 늘 천장 가까이 달려 있습니다. 데워진 공기가 올라가는 진짜 이유인 밀도와, 물질이 직접 돌면서 열을 나르는 대류를 정리했습니다.

한겨울에 난방을 세게 틀어도 얼굴만 후끈하고 발밑은 서늘합니다. 여름에 에어컨은 늘 천장 가까이 붙어 있습니다. 둘 다 "뜨거운 공기는 올라가고 찬 공기는 내려온다" 는 한 문장으로 설명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뜨거운 공기는 왜 올라갈까요. 뜨거워서 가벼워진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정확한 답은 밀도에 있습니다.
데우면 부피가 늘어납니다
공기를 데우면 분자들이 더 빠르게 움직입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만큼 서로 더 넓게 밀어내고, 그 결과 같은 공기가 더 넓은 자리를 차지합니다. 부피가 늘어납니다.
이때 분자의 수는 그대로입니다. 없어지지도 생기지도 않으니 질량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됩니다.
질량 은 그대로인데 부피 만 커지니 밀도 는 작아집니다. "뜨거운 공기가 가볍다" 는 말이 헷갈리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공기 덩어리 전체가 가벼워진 것이 아니라, 같은 부피로 견주었을 때 가벼운 것입니다.
주위보다 밀도가 작으면 떠오릅니다

물이나 공기 속에 주위보다 밀도가 작은 덩어리가 있으면 위로 밀려 올라갑니다. 물에 넣은 나무 도막이 뜨는 것과 같은 일이 눈에 안 보이는 공기에서도 일어납니다.
올라간 덩어리는 위에서 열을 잃고 식습니다. 식으면 부피가 줄고 밀도가 커져 다시 가라앉습니다. 그 자리는 옆에서 밀려온 공기가 채우고, 그것이 또 데워져 올라갑니다. 이렇게 데워진 것은 올라가고 식은 것은 내려오며 물질이 돌고 도는 열의 이동을 대류라고 합니다.
여기서 다른 두 가지와 구별해 둘 것이 있습니다. 전도는 물질이 제자리에 있으면서 이웃 알갱이에 진동을 넘겨주는 것이고, 복사는 물질 없이 전자기파로 곧장 건너오는 것입니다. 대류는 셋 중 유일하게 물질 자체가 옮겨 다닙니다. 그래서 진공에서는 대류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난로는 아래, 에어컨은 위

난로를 바닥에 두는 것은 대류를 일으키기 위해서입니다. 바닥에서 데워진 공기가 올라가 천장을 훑고, 식으면서 벽을 타고 내려와 다시 난로로 돌아옵니다. 방 전체가 한 바퀴 도는 것입니다. 난로를 천장에 매달면 데워진 공기가 그 자리에 머물러 아래는 좀처럼 데워지지 않습니다.
에어컨은 정확히 반대입니다. 천장 가까이에서 찬 공기를 내보내면 그것이 가라앉으면서 아래의 더운 공기를 밀어 올립니다. 에어컨을 바닥에 두면 찬 공기가 바닥에만 깔려 머뭅니다. 두 기계의 자리가 정반대인 이유가 같은 원리에서 나옵니다.
대류는 냄비 안에만 있지 않습니다

- 바람 — 땅과 바다가 다르게 데워지면 더워진 쪽에서 공기가 올라가고 그 자리를 옆의 공기가 채웁니다. 해풍과 육풍이 이렇게 붑니다.
- 날씨 — 저기압에서는 공기가 올라가 구름이 생기고, 고기압에서는 내려와 맑습니다. 고기압과 저기압이 바로 이 대류의 큰 판입니다.
- 맨틀 — 단단해 보이는 맨틀도 아주 느리게 대류합니다. 그 위에 얹힌 판이 움직이는 것이 판 구조론의 이야기입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난로와 에어컨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묻고 까닭을 쓰게 하기. 난로는 아래, 에어컨은 위이고 까닭은 밀도 차이로 생기는 대류입니다.
- 전도·대류·복사를 가려내기. 물질이 직접 이동하면 대류, 제자리에서 전달되면 전도, 물질 없이 건너오면 복사입니다.
- 가열한 물의 흐름을 화살표로 그리게 하기. 가열한 곳 위로 올라가고 먼 쪽에서 내려옵니다.
- 데운 공기의 질량·부피·밀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묻기. 질량은 그대로, 부피는 증가, 밀도는 감소입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
- "뜨거운 공기는 가볍다" — 덩어리 자체가 가벼워진 것이 아닙니다. 데워도 질량은 그대로이고, 같은 부피로 견줄 때의 무게, 곧 밀도가 작아진 것입니다.
- "대류는 기체에서만 일어난다" — 물에서도 일어납니다. 냄비 속 물, 바닷물, 아주 느리지만 맨틀까지 대류합니다.
- "진공에서도 대류로 열이 전해진다" — 열을 나를 물질이 없으니 대류는 없습니다. 태양의 열이 우주를 건너오는 것은 복사입니다.
- "따뜻한 공기가 위에 있으면 계속 대류가 일어난다" — 오히려 멈춥니다. 가벼운 것이 이미 위에 있으면 뒤집힐 이유가 없습니다. 대류는 아래가 더 뜨거울 때 일어납니다.
정리합니다. 공기나 물을 데우면 부피가 늘고, 질량은 그대로이므로 밀도가 작아집니다. 주위보다 밀도가 작아진 덩어리는 떠오르고, 위에서 식어 무거워지면 다시 내려옵니다. 이 순환이 대류이고, 난로와 에어컨의 자리부터 바람과 맨틀의 움직임까지 같은 원리로 설명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