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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이야기·2026년 9월 14일

무지개는 왜 둥글까 — 굴절과 반사로 읽는 42도

무지개가 반원인 것은 하늘이 둥글어서가 아닙니다. 빗방울 하나에서 빛이 굴절하고 반사하는 각도가 42도로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색의 순서와 쌍무지개까지 정리했습니다.

무지개는 왜 둥글까 — 굴절과 반사로 읽는 42도

비가 그친 뒤 해를 등지고 서면 무지개가 뜹니다. 그런데 왜 하필 둥근 활 모양일까요. 구름이 그렇게 생긴 것도 아니고, 빗방울이 활 모양으로 줄을 선 것도 아닙니다. 답은 빗방울 하나 안에 있습니다. 그 안에서 빛이 꺾이는 각도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무지개는 둥글 수밖에 없습니다.

빗방울 하나에서 일어나는 일

햇빛을 등지고 풀잎에 맺힌 물방울들 — 저마다 공 모양으로 둥글게 맺혀 렌즈처럼 빛난다

빗방울은 떨어지는 동안 표면장력 때문에 거의 공 모양입니다. 여기에 햇빛이 들어가면 세 가지 일이 차례로 일어납니다.

빗방울에 들어간 햇빛이 굴절하고 뒷면에서 한 번 반사한 뒤 다시 굴절해 나오며 색이 갈라지는 경로
  1. 들어갈 때 굴절 — 공기에서 물로 들어가며 빛이 꺾입니다.
  2. 뒷면에서 반사 — 물방울 뒤쪽 면에서 한 번 되튕깁니다.
  3. 나올 때 굴절 — 물에서 공기로 나오며 다시 꺾입니다.

색이 갈라지는 것은 1번과 3번에서입니다. 물이 빛을 꺾는 정도는 색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파장이 짧은 보라 쪽이 더 많이 꺾이고, 파장이 긴 빨강 쪽이 덜 꺾입니다. 이렇게 빛이 색깔별로 갈라지는 것을 분산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한 방울에 들어간 흰 햇빛이 나올 때는 부챗살처럼 펴집니다. 무지개의 일곱 빛깔은 원래 햇빛 안에 다 들어 있던 것입니다. 빗방울은 그것을 갈라 보여 줄 뿐입니다.

왜 하필 42도일까 — 그래서 둥급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빛이 아무 방향으로나 나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계산해 보면 나오는 빛은 한 각도 부근에 몰립니다. 햇빛이 들어온 방향을 그대로 되짚어 나가는 선을 기준으로, 빨강은 약 42도, 보라는 약 40도 벌어진 쪽으로 가장 세게 나옵니다.

해를 등진 관측자를 꼭짓점으로 42도 원뿔이 펼쳐지고 그 원뿔이 하늘과 만나는 자리가 무지개가 되는 그림

그렇다면 내 눈에 무지개로 보이는 빗방울은 어떤 것일까요. 내 그림자가 뻗는 방향에서 42도 떨어진 자리에 있는 방울들입니다. 그런 자리를 모두 모으면 원뿔의 옆면이 되고, 그 원뿔을 하늘에서 보면 입니다.

땅이 아래쪽을 가리니 우리는 그 원의 윗부분만 봅니다. 무지개가 늘 반원인 까닭이 이것입니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원에 가까운 무지개를 볼 수 있습니다.

구름 위에서 내려다본 원형 무지개 — 끊긴 데 없는 완전한 원이고 그 한가운데에 비행기 그림자가 있다

각도가 정해져 있다는 데서 두 가지가 더 따라 나옵니다.

  • 해가 높이 뜬 한낮에는 원뿔이 땅 아래로 내려가 무지개가 보이지 않습니다. 아침과 저녁에 잘 보입니다.
  • 해는 반드시 내 등 뒤에 있어야 합니다. 해를 보고 선 채로는 무지개를 볼 수 없습니다.

쌍무지개는 색이 뒤집혀 있습니다

운이 좋으면 바깥쪽에 흐릿한 무지개가 하나 더 걸립니다. 이것은 빗방울 안에서 빛이 두 번 반사하고 나온 것입니다.

반사가 한 번 더 늘면 나오는 각도가 약 51도로 커집니다. 그래서 주무지개보다 바깥에 생깁니다. 그리고 한 번 더 되튕기는 사이에 위아래가 뒤집혀, 색의 순서가 반대가 됩니다.

  • 주무지개(약 42도) — 바깥이 빨강, 안쪽이 보라입니다.
  • 부무지개(약 51도) — 바깥이 보라, 안쪽이 빨강입니다.

부무지개가 흐린 것은 반사할 때마다 빛의 일부가 밖으로 새어 나가기 때문입니다. 두 무지개 사이의 띠가 유난히 어두워 보이는 것도 그 각도로는 오는 빛이 거의 없어서입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무지개가 생기는 과정 고르기. 굴절 → 반사 → 굴절의 순서입니다.
  • 색이 갈라지는 까닭 묻기. 색마다 굴절하는 정도가 다른 분산입니다.
  • 색의 순서. 주무지개는 바깥이 빨강, 부무지개는 그 반대입니다.
  • 관측 조건. 해는 등 뒤, 앞쪽에 물방울, 해의 고도는 낮을수록 좋습니다.
  • 프리즘과 견주기. 프리즘은 굴절만으로 갈라 놓고, 무지개는 반사가 한 번 끼어 방향이 되돌아옵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

  • "무지개는 빛이 반사만 해서 생긴다" — 반사만으로는 색이 갈라지지 않습니다. 색을 가르는 것은 굴절입니다.
  • "보라가 가장 많이 꺾이니 바깥쪽에 있다" — 많이 꺾일수록 원뿔이 좁아집니다. 보라가 안쪽입니다.
  • "무지개는 하늘의 특정한 자리에 떠 있다" — 내가 움직이면 무지개도 따라옵니다. 무지개는 물체가 아니라 각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지개 끝에 가 닿을 수 없습니다.
  • "사람마다 같은 무지개를 본다" — 저마다 자기 눈으로 오는 빛만 봅니다. 옆 사람이 보는 것은 다른 빗방울이 보낸 무지개입니다.

정리합니다. 무지개는 빗방울 속에서 굴절·반사·굴절을 거친 빛이 특정한 각도로 몰려 나오기 때문에 생깁니다. 그 각도가 빨강 약 42도, 보라 약 40도로 정해져 있어 모양이 원뿔, 곧 원이 됩니다. 두 번 반사한 빛은 약 51도에서 색이 뒤집힌 부무지개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