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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과학·2026년 8월 29일

엘니뇨와 라니냐 — 무역풍이 약해지면 왜 페루에 비가 올까

평소 적도 태평양의 따뜻한 물은 무역풍에 밀려 서쪽에 쌓여 있습니다. 그 바람이 약해지면 따뜻한 물이 동쪽으로 되돌아오고, 비 오는 자리와 가무는 자리가 통째로 바뀝니다. 시험에 나오는 방향 그대로 정리했습니다.

엘니뇨와 라니냐 — 무역풍이 약해지면 왜 페루에 비가 올까

"올겨울은 엘니뇨라서 따뜻하겠다"는 뉴스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엘니뇨는 지구 반대편, 남아메리카 페루 앞바다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태평양 건너 바닷물이 조금 따뜻해진 것이 어떻게 온 세계의 날씨를 흔들까요? 답은 바람과 바닷물이 서로를 밀고 당기는 관계에 있습니다.

평소의 적도 태평양 — 따뜻한 물은 서쪽에 있다

적도 부근에서는 1년 내내 동쪽에서 서쪽으로 무역풍이 붑니다. 이 바람이 태평양 표면의 따뜻한 물을 서쪽으로 밀어 보냅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 서태평양(인도네시아·호주 쪽)에 따뜻한 물이 두껍게 쌓여 있고, 해수면도 동쪽보다 높습니다.
  • 동태평양(페루 쪽)에서는 밀려 나간 표층수의 빈자리를 채우려고 깊은 곳의 찬물이 올라옵니다. 이것이 용승입니다.
평상시 적도 태평양의 블록 단면 — 윗면은 표층 수온으로 따뜻한 물이 서쪽에 몰려 있고, 앞면은 서쪽에서 깊고 동쪽에서 얕은 수온약층, 위쪽은 서쪽에서 오르는 워커 순환

따뜻한 바다 위에서는 공기가 데워져 올라가고 구름과 비가 만들어집니다. 찬 바다 위에서는 반대로 공기가 가라앉아 맑고 건조합니다. 그래서 서태평양에는 비가 많고 페루 연안은 사막입니다. 서쪽에서 오르고 동쪽에서 내려오는 이 공기의 고리를 워커 순환이라고 합니다.

그림의 윗면은 바다 표면의 온도 분포이고, 앞면은 적도를 따라 바다를 세로로 자른 단면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이 수온약층의 기울기입니다. 따뜻한 표층수와 찬 심층수의 경계가 서쪽에서는 깊고 동쪽에서는 얕습니다. 동쪽에서 찬물이 쉽게 올라오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엘니뇨 — 무역풍이 약해지면

몇 년에 한 번, 무역풍이 평소보다 약해지는 해가 있습니다. 서쪽으로 밀어 주던 힘이 줄어드니 서태평양에 쌓여 있던 따뜻한 물이 동쪽으로 되돌아옵니다. 그러면 연쇄 반응이 일어납니다.

엘니뇨 때 적도 태평양의 블록 단면 — 따뜻한 물이 동쪽까지 퍼지고, 수온약층이 평평해지며, 구름이 태평양 가운데로 옮겨 간다
  1. 동태평양의 표층 수온이 오르고 용승이 약해집니다. 페루 연안의 수온약층은 깊어지고, 해수면은 높아집니다.
  2. 찬물을 따라 올라오던 영양염이 끊겨 플랑크톤이 줄고, 멸치 어획량이 급감합니다. 페루 어민들이 이 현상에 "아기 예수"라는 뜻의 이름을 붙인 것은, 크리스마스 무렵에 가장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3. 따뜻한 바다가 동쪽으로 옮겨 가니 공기가 올라가는 자리도 동쪽으로 옮겨 갑니다. 워커 순환이 약해지고, 페루에는 폭우가, 인도네시아와 호주에는 가뭄이 옵니다.

즉 엘니뇨는 바다가 갑자기 뜨거워지는 사건이 아니라, 원래 있던 따뜻한 물이 자리를 옮기는 사건입니다. 이 한 문장을 잡으면 나머지는 전부 따라 나옵니다.

라니냐 — 평소가 더 심해진 것

라니냐는 반대로 무역풍이 평소보다 강해진 상태입니다. 따뜻한 물이 서쪽으로 더 몰리고, 동태평양은 평소보다 더 차가워지며, 용승은 더 활발해집니다. 서태평양의 비는 늘고 페루 연안은 더 건조해집니다. "평소의 강화판"이라고 기억하면 됩니다.

라니냐 때 적도 태평양의 블록 단면 — 따뜻한 물이 서쪽으로 더 몰리고, 동쪽의 찬물이 태평양 가운데까지 넓어지며, 수온약층이 더 가파르다
Niño 3.4 해역의 표층 수온 편차로 엘니뇨와 라니냐를 판정하는 기준 — 평년보다 0.5 °C 이상 높으면 엘니뇨, 낮으면 라니냐

기상 기관은 적도 태평양 한가운데 정해 둔 해역(Niño 3.4)의 표층 수온이 평년보다 0.5 °C 이상 높은 상태가 여러 달 이어지면 엘니뇨, 0.5 °C 이상 낮으면 라니냐로 판정합니다. 두 현상은 대체로 2~7년 간격으로 번갈아 나타나고, 한 번 시작되면 1년 안팎 이어집니다.

남방 진동 — 기압으로 보면

바다의 변화는 기압에도 나타납니다. 평소에는 따뜻한 서태평양이 저기압, 찬 동태평양이 고기압입니다. 엘니뇨가 오면 이 배치가 약해져서 동태평양(타히티)의 기압은 내려가고 서태평양(다윈)의 기압은 올라갑니다. 두 지점의 기압 차가 시소처럼 오르내린다고 해서 남방 진동이라고 부르고, 바다의 엘니뇨와 대기의 남방 진동을 한 현상의 두 얼굴로 묶어 엔소(ENSO)라고 합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이 단원은 거의 매번 평상시·엘니뇨·라니냐를 비교하는 단면도나 그래프로 출제됩니다. 묻는 것은 결국 아래 항목의 방향입니다.

  • 무역풍의 세기: 엘니뇨 약함 · 라니냐 강함
  • 동태평양 표층 수온: 엘니뇨 상승 · 라니냐 하강
  • 동태평양 용승: 엘니뇨 약화 · 라니냐 강화
  • 동태평양의 해수면 높이와 수온약층 깊이: 엘니뇨 때 둘 다 커짐(서태평양은 반대)
  • 워커 순환: 엘니뇨 약화 · 라니냐 강화
  • 강수량: 엘니뇨 때 동태평양 증가 · 서태평양 감소, 라니냐는 반대
  • 남방 진동 지수(타히티 기압 − 다윈 기압): 엘니뇨 때 음(−)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동태평양의 수온 편차 그래프를 주고 서태평양의 상황을 물으면 방향을 뒤집어 답해야 합니다. 두 지역은 시소의 양 끝입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

  • "엘니뇨는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 아닙니다. 엘니뇨는 수천 년 전부터 있던 자연의 진동입니다. 온난화가 그 세기나 빈도를 바꾸는지는 지금 연구 중인 문제입니다.
  • "엘니뇨가 오면 우리나라도 무조건 따뜻하다" — 경향은 있지만 뚜렷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날씨는 시베리아 고기압, 북태평양 고기압처럼 더 가까운 요인이 먼저 정합니다.
  • "라니냐는 엘니뇨의 반대니까 정상 상태다" — 정상이 아니라 평소보다 더 치우친 상태입니다. 평상시·엘니뇨·라니냐, 셋으로 나눕니다.

정리합니다. 무역풍이 따뜻한 물을 서쪽에 쌓아 두는 것이 평소이고, 그 바람이 약해져 따뜻한 물이 동쪽으로 돌아오는 것이 엘니뇨, 더 강해져 서쪽으로 더 몰리는 것이 라니냐입니다. 따뜻한 물이 있는 곳에 비가 있고, 찬물이 있는 곳에 사막이 있습니다.


그림 참고: [NOAA PMEL, What is El Niño?](https://www.pmel.noaa.gov/elnino/what-is-el-nino) 의 도해 구도를 따라 다시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