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계 행성 탐사 — 식 현상과 도플러 효과로 찾는 법
외계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아 망원경으로 직접 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수천 개를 찾아냈습니다. 별빛의 흔들림과 밝기 변화로 행성의 존재를 알아내는 세 가지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다른 별에도 행성이 있을까. 이 물음의 답은 이미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찾아낸 외계 행성이 수천 개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고, 곁에 있는 별은 그보다 수억 배 밝습니다. 망원경으로 겨누면 별빛에 묻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면 무엇을 본 걸까요. 답은 행성이 아니라 별을 본 것입니다.
행성이 있으면 별도 함께 돕니다
별이 행성을 붙잡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둘은 서로를 당깁니다. 그래서 행성만 도는 것이 아니라 둘이 공통 질량 중심을 함께 돕니다. 질량이 큰 별은 중심 가까이에서 작은 원을, 질량이 작은 행성은 멀리서 큰 원을 그립니다.
별의 원이 아무리 작아도 0은 아닙니다. 별은 아주 조금씩 앞뒤로, 좌우로 흔들립니다. 이 흔들림이 행성이 남기는 유일한 흔적이고, 탐사 방법은 모두 이 흔적을 읽는 일입니다.
도플러 효과 — 별빛의 파장이 주기적으로 바뀝니다
별이 흔들리면 시선 방향의 속도가 주기적으로 바뀝니다. 우리 쪽으로 다가오는 동안 별빛의 파장은 짧아지고, 멀어지는 동안 길어집니다. 별의 스펙트럼에 새겨진 흡수선이 짧은 파장 쪽과 긴 파장 쪽으로 번갈아 밀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도플러 효과를 이용한 방법, 곧 시선 속도법입니다.
흡수선이 밀린 정도로 시선 속도를 구하고, 그것이 되풀이되는 주기가 곧 행성의 공전 주기입니다.
이 방법에는 유리한 조건이 있습니다.
- 행성의 질량이 클수록 별을 세게 흔들어 시선 속도의 변화가 큽니다.
- 공전 궤도 반지름이 작을수록 공전 주기가 짧아 여러 번 되풀이되는 것을 짧은 기간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공전 궤도면이 시선 방향과 나란할수록 좋습니다. 궤도면이 시선에 수직이면 별이 좌우로만 움직여 다가오지도 멀어지지도 않으므로 파장이 밀리지 않습니다.
식 현상 — 행성이 별 앞을 지나면 어두워집니다
행성의 공전 궤도면이 시선 방향과 거의 나란하면, 행성이 한 바퀴 돌 때마다 별 앞을 가로지릅니다. 그동안 별빛의 일부가 가려져 밝기가 살짝 줄었다가 되돌아옵니다. 이것이 식 현상이고, 밝기를 시간에 따라 그린 것이 광도 곡선입니다.
줄어드는 양은 행성이 별의 원반을 얼마나 가리느냐로 정해집니다. 곧 반지름의 제곱에 비례합니다.
그래서 식 현상은 행성의 크기를 알려 줍니다. 시선 속도법이 알려 주는 것은 질량이었으니, 두 방법을 한 별에 함께 쓰면 질량과 크기를 모두 얻고 밀도까지 구할 수 있습니다. 행성이 암석질인지 기체로 이루어졌는지는 이렇게 가립니다.
식 현상은 궤도면이 시선과 거의 나란한 경우에만 일어납니다. 행성이 있어도 궤도가 비스듬하면 별 앞을 지나가지 않아 밝기가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방법은 한 번에 넓은 하늘의 별 수십만 개를 동시에 감시하는 식으로 씁니다. 대부분은 허탕이지만 그중 일부에서 식 현상이 걸립니다.
미세 중력 렌즈 — 별빛이 휘어 밝아집니다

질량이 큰 천체 곁을 지나는 빛은 휩니다. 멀리 있는 별 앞을 다른 별이 가로질러 가면, 앞의 별이 렌즈처럼 뒤 별의 빛을 모아 뒤 별이 잠깐 밝아집니다. 이것이 미세 중력 렌즈 현상입니다.
렌즈 노릇을 하는 별에 행성이 딸려 있으면, 매끄럽게 밝아졌다 어두워지는 곡선 위에 짧고 뾰족한 봉우리가 하나 더 얹힙니다. 행성의 중력이 빛을 한 번 더 모으기 때문입니다.
이 방법은 별에서 멀리 떨어진 행성, 어두운 별의 행성까지 찾아냅니다. 다만 두 별이 겹쳐 보이는 일은 다시 오지 않으므로 같은 사건을 두 번 관측할 수 없습니다.
찾은 행성이 한쪽으로 몰려 있는 까닭
지금까지 찾아낸 외계 행성을 모아 놓으면 이상한 쏠림이 보입니다. 목성만큼 무겁고 별에 아주 가까이 붙어 도는 행성이 유난히 많습니다. 우리 태양계에는 그런 행성이 하나도 없는데 말입니다.
이것은 우주가 그렇게 생겼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의 방법이 그런 행성을 잘 찾는다는 뜻입니다. 무거우면 별을 세게 흔들고, 가까우면 공전 주기가 짧아 몇 달만 지켜봐도 변화가 여러 번 되풀이됩니다. 반대로 지구만 한 행성이 별에서 멀리 떨어져 돌면 흔들림도 작고 한 바퀴 도는 데 몇 년이 걸립니다.
이렇게 관측 방법이 잘 잡아내는 쪽으로 자료가 치우치는 것을 두고 자료를 읽을 때 조심해야 합니다. "이런 행성이 많다"가 아니라 "이런 행성이 잘 잡힌다"가 먼저입니다. 관측 기간이 길어지고 장비가 정밀해질수록 작고 먼 행성이 목록에 늘어나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그래서 요즘의 관심은 생명 가능 지대, 곧 별에서 적당히 떨어져 물이 액체로 있을 수 있는 자리의 행성으로 옮겨 가 있습니다. 어두운 별일수록 이 지대가 별 가까이에 놓여 공전 주기가 짧고, 그만큼 찾기도 쉽습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세 방법을 자료와 짝짓기. 스펙트럼이면 도플러 효과, 밝기가 잠깐 내려가면 식 현상, 밝아진 곡선에 작은 봉우리가 얹히면 미세 중력 렌즈입니다.
- 광도 곡선에서 공전 주기와 행성의 반지름 읽기. 주기는 골과 골 사이, 반지름은 밝기가 줄어든 비율의 제곱근입니다.
- 시선 속도 곡선에서 공전 주기 읽고 행성의 질량 비교하기. 진폭이 클수록 무거운 행성입니다.
- 어느 방법이 궤도면의 기울기에 민감한지 묻기. 도플러 효과와 식 현상이 그렇고, 식 현상이 더 까다롭습니다.
- 한 별에 두 방법을 함께 쓰는 까닭 묻기. 질량과 반지름을 모두 얻어 밀도를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
- "외계 행성은 망원경으로 직접 찍은 것이다" — 대부분은 직접 본 것이 아닙니다. 별빛의 변화에서 행성의 존재를 읽어 낸 것입니다.
- "식 현상은 개기 일식처럼 별이 가려지는 것이다" — 행성은 별에 비해 훨씬 작아 원반의 일부만 가립니다. 밝기가 몇 퍼센트 아래로 살짝 줄 뿐입니다.
- "도플러 효과로 행성의 크기를 안다" — 도플러 효과가 알려 주는 것은 질량 쪽이고, 크기는 식 현상이 알려 줍니다.
- "행성이 있으면 어느 방법으로든 찾을 수 있다" — 궤도면이 어떻게 놓였는지, 행성이 얼마나 무겁고 가까운지에 따라 걸리기도 하고 놓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찾은 것이 무겁고 별에 가까운 행성에 몰려 있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정리합니다. 외계 행성은 직접 보이지 않으므로 별의 변화를 읽어 찾습니다. 도플러 효과는 별이 흔들리며 생기는 파장의 변화에서 공전 주기와 질량을, 식 현상은 별 앞을 지날 때의 밝기 변화에서 공전 주기와 반지름을, 미세 중력 렌즈는 뒤 별이 밝아지는 곡선에 얹힌 작은 봉우리에서 행성의 존재를 알려 줍니다. 세 방법이 잘 걸리는 행성이 서로 달라서, 셋을 함께 써야 하늘에 있는 행성의 모습을 고르게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