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와 단백질 — DNA 는 어떻게 몸을 만들까
DNA 에 적힌 것은 염기 네 글자뿐인데, 그것이 어떻게 눈동자 색과 소화 효소가 될까요. 전사와 번역이 무엇을 무엇으로 옮기는지, 코돈이 왜 세 글자인지 시험에 나오는 순서로 정리했습니다.

DNA 에 적혀 있는 것은 A, T, G, C 네 글자뿐입니다. 그런데 그 네 글자가 눈동자 색을 정하고, 밥을 소화시키는 효소를 만들고, 근육을 이룹니다. 글자 네 개가 어떻게 몸이 될까요. 답은 DNA 가 직접 일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DNA 는 설계도이고, 실제로 일하는 것은 그 설계도대로 만들어진 단백질입니다.
유전자는 단백질 하나의 설명서입니다
DNA 는 아주 긴 두 가닥의 사슬입니다. 이 사슬 전체가 하나의 뜻을 가진 것은 아니고, 그 가운데 단백질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구간이 따로 있습니다. 그 구간을 유전자라고 부릅니다. 책 한 권이 DNA 라면 유전자는 그 안의 한 문단인 셈입니다.
만들어진 단백질이 하는 일이 곧 그 생물의 형질이 됩니다. 검은 색소를 만드는 효소가 있으면 머리카락이 검고, 그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에 문제가 있으면 색소가 안 만들어집니다. 형질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자가 아니라 유전자가 만든 단백질입니다. 이 한 칸이 시험에서 자주 빠집니다.
전사 — 필요한 문단만 베껴 나옵니다
DNA 는 핵 안에 있고, 단백질을 조립하는 리보솜은 세포질에 있습니다. 그런데 DNA 는 핵 밖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너무 길고 소중해서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유전자 구간만 짧게 베낀 사본을 만들어 내보냅니다. 이 사본이 mRNA 이고, 베끼는 과정이 전사입니다.
베낄 때는 DNA 두 가닥 가운데 한 가닥만 주형으로 씁니다. 짝을 맞추는 규칙은 DNA 안에서와 같지만, RNA 에는 T 대신 U 가 들어갑니다. 그래서 주형 가닥의 A 는 U 로, T 는 A 로, G 는 C 로, C 는 G 로 옮겨집니다.
번역 — 세 글자를 아미노산 하나로 읽습니다
mRNA 가 핵을 빠져나와 리보솜에 걸리면 조립이 시작됩니다. 리보솜은 mRNA 를 세 글자씩 끊어 읽고, 그 세 글자가 가리키는 아미노산을 하나씩 이어 붙입니다. 이 세 글자 묶음이 코돈이고, 아미노산을 이어 붙이는 과정이 번역입니다.

왜 하필 세 글자일까요. 아미노산은 20종인데 염기는 네 가지뿐입니다. 한 글자로 읽으면 4가지, 두 글자로 읽으면 16가지밖에 안 되어 20종을 다 가리킬 수 없습니다. 세 글자로 읽으면 64가지가 되어 넉넉해집니다. 남는 만큼 여러 코돈이 같은 아미노산을 가리키게 됩니다.
아미노산을 실어 나르는 것은 tRNA 입니다. tRNA 한쪽 끝에는 코돈과 짝이 맞는 세 글자, 즉 안티코돈이 있고 반대쪽에는 그 코돈이 지정하는 아미노산이 붙어 있습니다. 코돈과 안티코돈이 맞물릴 때마다 아미노산이 하나씩 사슬에 더해집니다. 시작을 알리는 개시 코돈은 AUG 하나이고, 멈추라는 종결 코돈 셋은 아미노산을 지정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이어진 아미노산 사슬이 접혀서 제 모양을 갖추면 단백질이 됩니다. 아미노산의 순서가 접히는 모양을 정하고, 모양이 기능을 정합니다. 그래서 염기가 하나만 바뀌어도 아미노산이 바뀌고, 단백질이 제 모양으로 접히지 못하면 기능을 잃습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순서 묻기. DNA → mRNA → 단백질. 전사는 핵, 번역은 세포질.
- 염기 짝 맞추기. 전사에서 DNA 의 A 는 U, T 는 A, G 는 C, C 는 G. RNA 에는 T 가 없습니다.
- 코돈 개수 계산. 아미노산 수 × 3 = 염기 수. 종결 코돈까지 세는지 문제를 잘 읽어야 합니다.
- 세 글자인 이유. 4의 세제곱이 64라 20종을 다 가릴 수 있다는 것.
- 형질을 정하는 것은 단백질이라는 것. 유전자가 곧 형질이라고 쓰면 틀립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
- "DNA 가 직접 형질을 만든다" — DNA 는 정보만 갖습니다. 몸에서 일하는 것은 단백질입니다.
- "mRNA 는 DNA 두 가닥을 다 베낀다" — 한 가닥만 주형으로 씁니다.
- "코돈과 안티코돈은 같은 글자다" — 서로 짝이 맞는 상보적인 글자입니다. 코돈이 AUG 면 안티코돈은 UAC 입니다.
- "염기가 하나 바뀌면 반드시 단백질이 달라진다" — 여러 코돈이 같은 아미노산을 가리키기 때문에, 바뀌어도 같은 아미노산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리합니다. 유전자는 단백질 하나를 만드는 DNA 구간이고, 그 정보는 전사로 mRNA 에 옮겨져 핵을 나옵니다. 리보솜이 mRNA 를 세 글자씩 읽어 아미노산을 잇고, 그 사슬이 접혀 단백질이 됩니다. 눈에 보이는 형질은 DNA 가 아니라 이 단백질이 만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