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평형 — 산에는 뿌리가 있다, 에어리설과 프랫설
히말라야 옆에서 추가 산 쪽으로 기우는 각도는 산의 크기에 견주면 턱없이 작았습니다. 산 아래에 가벼운 뿌리가 있어야 설명이 됩니다. 두께로 설명한 에어리와 밀도로 설명한 프랫, 그리고 얼음이 녹은 뒤 지금도 솟아오르는 스칸디나비아까지 정리했습니다.

1850년대 인도를 측량하던 영국 측량국은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히말라야 가까이에서 추를 늘어뜨리면 거대한 산이 추를 산 쪽으로 끌어당겨 기울어야 합니다. 그런데 잰 각도는 산의 질량으로 계산한 값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습니다. 산이 보이는 것만큼 무겁지 않다는 뜻이었습니다. 100년 전 안데스의 부게도 같은 것을 보았습니다. 답은 산 아래에 있었습니다.
지각은 맨틀 위에 떠 있다
앞 편에서 산맥의 부게 이상이 크게 음이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산 위의 암석을 다 빼고도 중력이 모자라니, 산 아래에 주변 맨틀보다 가벼운 것이 두껍게 있어야 합니다.
지각의 밀도는 약 2.7 g/cm³, 그 아래 맨틀은 약 3.3 g/cm³ 입니다. 가벼운 지각이 무거운 맨틀 위에 떠 있는 셈입니다. 물에 뜬 얼음이나 나무토막과 같은 원리이고, 이것을 지각 평형이라고 합니다. 맨틀은 고체지만 아주 긴 시간에는 흐르므로, 지각은 물에 뜬 것처럼 자기 무게에 맞는 깊이를 찾아갑니다.
에어리설 — 높은 산은 뿌리가 깊다
떠 있는 것이 어떻게 균형을 맞추느냐를 두고 같은 해에 두 설명이 나왔습니다. 천문학자 에어리는 밀도는 같고 두께가 다르다고 보았습니다.

같은 나무로 만든 토막을 물에 띄우면 두꺼운 것이 더 높이 솟고 더 깊이 잠깁니다. 지각도 마찬가지입니다. 높은 산은 지각이 두꺼운 곳이고, 위로 솟은 만큼 아래로도 깊이 뿌리를 내립니다. 얼마나 깊은지는 밀도의 비로 나옵니다.
높이 1 km 의 산 아래에는 4.5 km 의 뿌리가 있습니다. 히말라야처럼 8 km 급이면 뿌리는 30 km 를 넘고, 실제로 그 아래 지각 두께는 보통 대륙의 두 배인 70 km 에 이릅니다. 바다는 반대입니다. 해양 지각은 얇아서 맨틀이 얕은 곳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프랫설 — 높은 곳은 가볍다
같은 해 프랫은 다르게 보았습니다. 두께는 같고 밀도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지각의 바닥은 어디서나 같은 깊이에 있고, 그 위에 놓인 기둥의 밀도가 다르면 가벼운 기둥이 더 높이 솟습니다. 높은 산은 가벼운 암석으로, 낮은 평야는 무거운 암석으로 되어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바닥 깊이를 보상 깊이라고 합니다.

둘 중 무엇이 맞을까요. 지진파로 지각 두께를 재어 보니 산맥 아래 지각이 실제로 두꺼웠습니다. 대륙의 산맥은 대체로 에어리설을 따릅니다. 다만 해령처럼 뜨거워서 가벼운 곳은 프랫설이 더 잘 맞습니다. 두 설명은 경쟁이 아니라 서로 다른 자리를 맡습니다.
움직이는 증거 — 얼음이 녹은 뒤
지각 평형이 이론이 아니라 지금 일어나는 일이라는 증거가 북유럽에 있습니다.

빙하기에 스칸디나비아는 두께 2~3 km 의 얼음에 덮여 있었습니다. 그 무게로 지각이 수백 미터 가라앉았고, 밀려난 맨틀은 옆으로 흘러갔습니다. 1만 년 전쯤 얼음이 녹자 짐이 사라진 지각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 후빙기 융기는 지금도 진행 중이라, 보스니아만 부근은 한 해에 1 cm 가까이 솟습니다. 옛 해안선이 지금은 언덕 위에 있고, 배를 대던 항구가 뭍이 된 곳도 있습니다.
이 융기 속도는 맨틀이 얼마나 끈적하게 흐르는지도 알려 줍니다. 지각 평형은 판을 움직이는 맨틀 대류와 같은 맨틀의 성질 위에 서 있습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에어리설과 프랫설의 구분. 에어리는 밀도 같음·두께 다름·뿌리 깊이 다름, 프랫은 밀도 다름·보상 깊이 같음.
- 뿌리 깊이 계산. 지각 2.7, 맨틀 3.3 이면 뿌리는 높이의 4.5배.
- 산맥에서 부게 이상이 음인 이유를 지각 평형으로 설명하기.
- 후빙기 융기의 원리와 그것이 맨틀의 유동성을 보여 준다는 점.
- 산이 침식되면 어떻게 되는가. 짐이 줄어 뿌리가 떠오르고, 그래서 침식은 산을 예상보다 천천히 낮춥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
- "산이 깎이면 그만큼 낮아진다" — 아닙니다. 짐이 줄면 뿌리가 떠올라 깎인 높이의 상당 부분을 되찾습니다. 오래된 산맥의 깊은 암석이 지표에 드러나는 이유입니다.
- "지각 평형은 맨틀이 액체라는 뜻이다" — 맨틀은 고체입니다. 다만 수천 년, 수백만 년 단위로는 흐릅니다. 후빙기 융기가 1만 년째 이어지는 것이 그 시간 규모입니다.
- "에어리설에서 뿌리는 산 높이만큼이다" — 산 높이의 4.5배입니다. 밀도 차이가 작을수록 뿌리는 더 깊어야 합니다.
정리합니다. 가벼운 지각은 무거운 맨틀 위에 떠 있고, 높은 산은 깊은 뿌리로 균형을 맞춥니다. 에어리는 두께로, 프랫은 밀도로 그 균형을 설명했고, 대륙 산맥은 대체로 에어리를 따릅니다. 얼음이 녹은 뒤 지금도 솟는 스칸디나비아가 그 균형이 살아 있다는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