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 노트
지구과학·2026년 8월 23일

지구의 모양 — 구, 타원체, 지오이드 세 지구가 있는 이유

지구는 둥글지만 완전한 구는 아닙니다. 적도가 부푼 타원체이고, 그마저도 중력이 고르지 않아 울퉁불퉁한 지오이드가 따로 있습니다. 300년 전 유럽이 위도 1도의 길이를 재서 알아낸 것부터 GPS 고도가 해발고도와 다른 이유까지 정리했습니다.

지구의 모양 — 구, 타원체, 지오이드 세 지구가 있는 이유

등산 앱의 GPS 고도와 지도에 적힌 해발고도가 몇십 미터씩 어긋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기기가 고장 난 것이 아닙니다. 둘은 서로 다른 지구를 기준으로 잰 높이입니다. 지구의 모양을 말할 때 과학은 세 가지 지구를 씁니다. 구, 타원체, 지오이드. 셋이 왜 따로 필요한지 차례로 따라가 봅니다.

둥근 지구 — 그림자로 잰 둘레

지구가 둥글다는 것은 2,000년도 더 전에 알았습니다. 에라토스테네스는 하짓날 정오에 시에네에서는 우물 바닥까지 해가 비치는데, 북쪽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막대에 그림자가 진다는 것을 이용했습니다. 그림자의 각도가 원의 50분의 1이었고, 두 도시의 거리를 50배 하니 지구 둘레가 나왔습니다. 오늘날 값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숫자였습니다.

이 단계에서 지구는 입니다. 반지름 하나로 다 설명되는 가장 단순한 모형이고, 지금도 어림 계산에는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부푼 지구 — 위도 1도의 길이가 다르다

18세기 초 유럽에서 논쟁이 붙었습니다. 뉴턴은 지구가 자전하니 적도가 원심력으로 부풀어 귤처럼 납작한 모양일 것이라고 계산했습니다. 반면 프랑스의 카시니 부자는 자기들이 프랑스 안에서 잰 자료를 근거로 달걀처럼 위아래로 긴 모양이라고 맞섰습니다.

결판을 내려고 프랑스 과학원이 원정대를 둘로 나눠 보냈습니다. 한 팀은 적도의 페루로, 한 팀은 북극권의 라플란드로 가서 같은 것을 쟀습니다. 위도 1도에 해당하는 남북 거리입니다. 만약 지구가 납작하다면 극 쪽은 표면이 더 평평하니, 같은 1도를 돌아도 더 긴 거리를 가야 합니다.

적도 부근과 극 부근에서 위도 1도에 해당하는 호의 길이 비교 — 극 쪽이 더 평평해서 곡률 반지름이 크고, 같은 1도라도 호가 더 길다

결과는 뉴턴의 승리였습니다. 라플란드에서 잰 1도가 페루보다 길었습니다. 지금 값으로 적도 부근의 위도 1도는 약 110.6 km, 극 부근은 약 111.7 km 입니다. 1 km 남짓 차이인데, 이것이 지구가 적도 쪽으로 부풀어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렇게 얻은 두 번째 지구가 타원체입니다. 적도 반지름이 극 반지름보다 약 21 km 깁니다. 그 차이를 적도 반지름으로 나눈 것을 편평률이라고 합니다.

f=aba1298f = \dfrac{a - b}{a} \approx \dfrac{1}{298}aa 는 적도 반지름, bb 는 극 반지름

300분의 1이면 눈으로는 구와 구별이 안 됩니다. 그런데 지도를 그리고 위성을 띄우는 데는 이 300분의 1이 결정적입니다.

울퉁불퉁한 지구 — 물이 멈추는 면

타원체는 매끈한 수학적 모양입니다. 하지만 실제 지구는 속의 밀도가 고르지 않습니다. 어떤 곳은 아래에 무거운 암석이 있고 어떤 곳은 가볍습니다. 중력이 조금씩 다르니, 물이 수평으로 고이는 면도 매끈한 타원체와 어긋납니다.

바닷물은 파도와 조석을 빼고 평균하면 중력에 맞춰 수평을 이룹니다. 이 평균 해수면을 대륙 아래까지 이어 붙여 만든 면이 지오이드입니다. 어디서나 중력의 방향과 직각이고, 물을 부으면 흐르지 않고 멈추는 면입니다.

지형, 지오이드, 타원체 세 면의 관계와 한 지점에서 잰 세 가지 높이 — 타원체고는 해발고도와 지오이드고의 합이다

그림에서 확인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왼쪽 바다의 표면과 산 아래로 지나가는 파란 면은 같은 면 하나입니다. 바다에서는 지오이드가 곧 해수면이고, 해안에서 끊기지 않고 땅속으로 이어집니다. 육지에 바다까지 닿는 수로를 파면 물이 차오르는 높이, 그것이 그 자리의 지오이드입니다. 산 아래에서 파란 면이 살짝 솟은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산의 질량이 물을 제 쪽으로 끌어당겨 수면이 그만큼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산 아래로 바다까지 이어진 수로를 판다면 물은 해수면과 같은 높이까지 차오른다 — 그 물의 높이가 그 자리의 지오이드다

지오이드는 타원체보다 높은 곳도 낮은 곳도 있습니다. 가장 낮은 곳은 인도 남쪽 바다로 타원체보다 100미터 넘게 내려가 있고, 가장 높은 곳은 뉴기니 부근으로 80미터 남짓 올라와 있습니다. 지구 크기에 견주면 아주 작지만, 이 울퉁불퉁함이 지구 속 밀도 분포를 그대로 비춥니다.

높이가 셋인 이유

이제 처음의 GPS 문제로 돌아갑니다. 한 지점의 높이는 어느 면에서 재느냐에 따라 셋입니다.

  • 해발고도 HH — 지오이드에서 잰 높이. 지도와 등산로 표지판의 값입니다. 물이 어디로 흐를지 말해 줍니다.
  • 타원체고 hh — 타원체에서 잰 높이. GPS 위성이 계산하는 값입니다.
  • 지오이드고 NN — 타원체에서 지오이드까지의 높이. 둘의 차이입니다.
h=H+Nh = H + NGPS 고도 = 해발고도 + 지오이드고

GPS 앱이 해발고도를 보여 주려면 그 자리의 NN 을 알아야 합니다. 앱마다 이 값을 넣는 방식이 달라서 어긋난 숫자가 나오는 것입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지구가 구가 아니라 타원체라는 증거: 위도 1도의 호 길이가 고위도에서 김, 극에서 중력이 더 큼, 같은 진자가 극에서 더 빨리 흔들림.
  • 편평률의 정의와 값. 적도 반지름과 극 반지름의 차이가 약 21 km.
  • 지오이드의 정의: 평균 해수면을 대륙까지 연장한 등퍼텐셜면, 어디서나 중력 방향에 수직.
  • 세 높이의 관계. 타원체고 = 해발고도 + 지오이드고.
  • 에라토스테네스의 측정 원리: 두 지점의 태양 고도 차와 거리.

자주 헷갈리는 것

  • "지오이드는 지구의 실제 표면이다" — 아닙니다. 산 아래로도 지나가는 상상의 수준면입니다. 실제 표면은 지형이고, 지오이드는 그 아래위로 물이 멈추는 높이입니다.
  • "타원체가 정확한 지구다" — 타원체는 계산하기 좋게 고른 매끈한 근사입니다. 실제 중력의 면은 지오이드이고, 둘은 100미터 남짓 어긋납니다.
  • "위도 1도의 길이는 어디서나 같다" — 경도 1도는 극으로 갈수록 짧아지지만, 위도 1도는 반대로 극에서 조금 길어집니다. 지구가 납작하기 때문입니다.

정리합니다. 어림에는 구, 지도와 위성에는 적도가 21 km 부푼 타원체, 물과 높이에는 중력을 따르는 지오이드를 씁니다. 라플란드와 페루에서 잰 위도 1도의 길이 차이가 타원체를 확정했고, 지오이드와 타원체의 어긋남이 GPS 고도와 해발고도의 차이로 나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