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경계 세 종류 — 화산과 지진은 어디서 일어날까
화산과 지진이 지도 위 아무 데서나 일어나지 않고 좁은 띠를 따라 몰리는 이유는 판 경계에 있습니다. 발산형·수렴형·보존형이 무엇을 만들고 무엇을 만들지 않는지, 지진의 깊이까지 정리했습니다.

세계 지도에 화산과 지진이 일어난 곳을 점으로 찍어 보면 점들이 고르게 흩어지지 않습니다. 가느다란 띠를 따라 줄줄이 늘어섭니다. 태평양을 빙 둘러싼 불의 고리가 그렇고, 대서양 한가운데를 남북으로 가르는 줄도 그렇습니다. 이 띠가 바로 판 경계입니다. 그런데 같은 경계인데도 어떤 곳에는 화산이 서고 어떤 곳에는 지진만 일어납니다. 판이 서로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경계는 움직이는 방향으로 나뉩니다

판은 맨틀 위를 떠서 조금씩 움직입니다. 이웃한 두 판이 만나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셋뿐입니다. 멀어지거나, 다가오거나, 스쳐 지나가거나.
발산형 경계는 두 판이 서로 멀어지는 곳입니다. 벌어진 틈으로 아래에서 맨틀 물질이 올라와 식으면서 새 지각이 됩니다. 바다 밑에 길게 솟은 산줄기, 곧 해령이 여기입니다. 대서양 중앙 해령이 대표적이고, 육지에서는 동아프리카 열곡대가 벌어지는 중입니다.
수렴형 경계는 두 판이 다가오는 곳입니다. 만나면 어느 한쪽이 아래로 밀려 들어갑니다. 들어가는 자리가 깊게 파여 해구가 되고, 그 안쪽에 화산이 줄지어 섭니다.
보존형 경계는 두 판이 어긋나며 스쳐 지나가는 곳입니다. 여기서는 판이 새로 생기지도,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해령을 토막토막 끊어 놓는 변환 단층이 이것이고, 육지에서는 산안드레아스 단층이 유명합니다.

땅 위에서는 이 경계가 곧은 골짜기 한 줄로 나타납니다. 단층을 가로지르던 물길이 그 자리에서 옆으로 어긋난 것이 두 땅덩이가 서로 미끄러졌다는 증거입니다.
수렴형은 만나는 짝에 따라 다릅니다

같은 수렴형이라도 어느 판끼리 만나느냐로 결과가 갈립니다. 가르는 것은 밀도입니다. 해양판은 대륙판보다 무거워서 가라앉고, 대륙판은 가벼워서 가라앉지 못합니다.
- 해양판 + 해양판 — 더 오래되어 무거운 쪽이 가라앉습니다. 해구가 생기고 그 옆에 화산섬이 활처럼 줄지어 서는 호상 열도가 됩니다.
- 해양판 + 대륙판 — 해양판이 대륙판 아래로 들어갑니다. 대륙 쪽 가장자리가 눌려 습곡 산맥이 솟고 그 위에 화산이 섭니다. 안데스 산맥이 이 짝입니다.
- 대륙판 + 대륙판 — 어느 쪽도 가라앉지 못해 마주 밀며 구겨집니다. 지각이 두꺼워져 아주 높은 산맥이 솟지만 화산은 서지 않습니다. 히말라야 산맥이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
화산은 왜 섭입대에 설까

가라앉는 해양판은 오랫동안 바닷물에 잠겨 있어서 물을 머금고 있습니다. 이 판이 깊이 들어가면 눌리고 데워지면서 물을 뱉어냅니다.
빠져나온 물은 위쪽 맨틀로 올라갑니다. 그런데 암석은 물이 섞이면 더 낮은 온도에서 녹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맨틀이 원래 온도 그대로인데도 녹아 마그마가 생깁니다. 이 마그마가 위로 올라와 화산이 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마그마의 생성에 있습니다.
대륙판끼리 부딪치는 곳에 화산이 없는 이유도 여기서 나옵니다. 가라앉는 해양판이 없으니 물을 공급할 것이 없고, 물이 없으니 맨틀이 녹지 않습니다.
지진의 깊이가 경계를 알려 줍니다
화산의 유무만큼 중요한 것이 지진이 일어나는 깊이입니다.
발산형과 보존형에서는 얕은 곳에서만 지진이 일어납니다. 판이 부서지는 자리가 지표 가까이에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수렴형에서는 얕은 지진부터 아주 깊은 지진까지 다 일어납니다. 가라앉는 판을 따라 지진이 생기니, 판이 들어간 만큼 깊어집니다.
그래서 지진의 진원 깊이를 지도에 찍으면 판이 어느 쪽으로 비스듬히 들어가고 있는지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해구에서 대륙 쪽으로 갈수록 진원이 깊어지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판이 실제로 움직인다는 판 구조론의 근거이기도 합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경계 그림을 주고 종류 고르기. 화살표가 벌어지면 발산형, 마주 보면 수렴형, 어긋나면 보존형입니다.
- 경계마다 생기는 지형 짝짓기. 해령은 발산형, 해구와 호상 열도는 수렴형, 변환 단층은 보존형입니다.
- 판의 생성과 소멸. 발산형에서 생기고, 수렴형에서 사라지며, 보존형에서는 둘 다 없습니다.
- 진원 깊이 분포 자료. 한쪽으로 갈수록 깊어지면 그 방향으로 판이 들어가는 수렴형입니다.
- 화산 활동의 유무. 발산형과 섭입이 있는 수렴형에는 있고, 보존형과 대륙판끼리의 충돌에는 없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
- "수렴형이면 언제나 화산이 있다" — 대륙판끼리 부딪치는 곳에는 없습니다. 가라앉는 판이 없어 마그마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 "보존형에서는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 — 판이 생기고 사라지는 일이 없을 뿐, 서로 걸렸다 미끄러지며 큰 지진이 납니다.
- "발산형은 바다에만 있다" — 육지에서도 벌어집니다. 동아프리카 열곡대가 그 자리이고, 계속 벌어지면 새 바다가 됩니다.
- "판 경계와 나라의 경계가 비슷하다" — 판은 대륙과 바다를 함께 싣고 있습니다. 한 판 안에 대륙과 해양이 같이 들어 있는 경우가 오히려 흔합니다.
정리합니다. 판 경계는 두 판이 멀어지는 발산형, 다가오는 수렴형, 스쳐 지나가는 보존형 셋입니다. 발산형에서는 판이 새로 생기고 수렴형에서는 사라지며, 보존형에서는 어느 쪽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화산은 마그마가 만들어지는 곳에만 서고, 지진의 깊이는 판이 얼마나 깊이 들어갔는지를 그대로 보여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