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구조론과 맨틀 대류 — 대륙은 왜 움직일까
대륙이 움직인다고 처음 말한 베게너는 "무엇이 밀어 주는가"에 답하지 못해 외면당했습니다. 지금은 그 답이 셋입니다. 맨틀 대류, 해령 밀기, 그리고 가장 힘이 센 섭입판 당김. 판이 무엇이고 왜 움직이는지 그림으로 정리했습니다.

세계 지도를 펴 놓고 남아메리카의 동쪽 해안과 아프리카의 서쪽 해안을 맞대어 보면 퍼즐 조각처럼 들어맞습니다. 이 우연을 처음 진지하게 받아들인 사람이 독일의 기상학자 베게너였습니다. 그런데 그의 대륙 이동설은 반세기 가까이 외면당했습니다. 대륙이 움직인다면 무엇이 밀어 주는가를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그 답을 주는 것이 판 구조론입니다.
판은 지각이 아니라 암석권이다
먼저 "판"이 무엇인지부터 잡아야 합니다. 판은 지각이 아닙니다. 지각과 그 아래 맨틀의 윗부분을 합친, 두께 100 km 안팎의 단단한 껍질이 판이고, 이 층을 암석권이라고 부릅니다. 지구 표면은 열 장 남짓의 큰 판과 여러 작은 판으로 덮여 있습니다.

암석권 바로 아래에는 연약권이 있습니다. 온도가 녹는점에 가까워 암석이 아주 조금 녹아 있고, 그래서 수백만 년 단위로는 물엿처럼 흐릅니다. 판은 이 연약권 위에 떠서 미끄러집니다. 단단한 판이 무른 층 위에 얹혀 있다는 것, 이것이 판 구조론의 첫 번째 전제입니다.
대륙 이동설이 판 구조론이 되기까지
베게너가 모은 증거는 지금 봐도 훌륭합니다. 맞물리는 해안선, 대서양 양쪽에서 똑같이 나오는 메소사우루스와 글로소프테리스 화석, 인도와 아프리카와 남극에 이어지는 빙하 흔적, 바다를 건너 이어지는 산맥과 지층. 그런데 그는 대륙이 해양 지각을 뚫고 나아간다고 생각했고, 그럴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말하지 못했습니다.
답은 바다 밑에서 나왔습니다. 1960년대에 해저 지형과 자기를 재어 보니, 바다 한가운데 해령이라는 산맥이 있고, 해령에서 멀어질수록 해양 지각의 나이가 많아지며, 해령 양쪽에 지구 자기의 역전 기록이 대칭인 줄무늬로 남아 있었습니다. 해령에서 새 해양 지각이 만들어져 양쪽으로 벌어진다는 해저 확장설입니다. 대륙이 바다를 뚫고 가는 것이 아니라, 대륙을 실은 판 전체가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판을 움직이는 힘 — 맨틀 대류만이 아니다

맨틀은 고체입니다. 그런데 지구 내부의 열 때문에 아주 긴 시간 동안에는 대류합니다. 뜨거운 물질이 올라오고 식은 물질이 가라앉는 이 맨틀 대류가 판을 실어 나른다는 것이 교과서의 첫 설명입니다. 하지만 판을 움직이는 힘은 이것만이 아니고, 가장 큰 것도 아닙니다.
- 맨틀 대류 — 연약권의 흐름이 판 밑바닥을 끌고 갑니다.
- 해령 밀기 — 해령은 뜨거워서 부풀어 있습니다. 그 비탈에서 판이 미끄러져 내려옵니다.
- 섭입판 당김 — 해령에서 멀어진 판은 식어서 무거워지고, 해구에서 연약권 속으로 가라앉습니다. 가라앉는 부분이 뒤따르는 판을 잡아당깁니다. 세 힘 가운데 가장 셉니다. 섭입하는 판이 달린 태평양판이 대서양 쪽 판들보다 훨씬 빠른 이유입니다.
판의 속도는 1년에 몇 cm, 손톱이 자라는 속도와 비슷합니다. 하찮아 보이지만 1억 년이면 수천 km 입니다. 대서양은 그렇게 생겼습니다.
판 경계 세 종류 한눈에
판이 움직이니 판과 판이 만나는 자리에서 일이 벌어집니다. 벌어지는 자리가 발산 경계(해령, 열곡대), 부딪치는 자리가 수렴 경계(해구, 습곡 산맥, 화산호), 스치는 자리가 보존 경계(변환 단층)입니다. 지진과 화산이 지도 위에서 띠를 이루는 것은 그 띠가 바로 판의 경계이기 때문입니다. 세 경계는 따로 한 편으로 다룹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판의 정의: 지각이 아니라 암석권. "지각 + 맨틀 윗부분".
- 연약권의 성질: 고체이지만 일부가 녹아 유동성이 있음. 판이 그 위를 움직임.
- 대륙 이동설의 증거(해안선·화석·빙하·지질 구조)와 해저 확장설의 증거(해령에서 멀수록 나이·수심·퇴적물 두께 증가, 고지자기 줄무늬의 대칭)를 구분해서 묻습니다.
- 원동력 세 가지의 이름과 각각이 어디서 작용하는지. 가장 큰 힘은 섭입판 당김.
- 베게너가 외면당한 이유: 원동력을 설명하지 못해서.
자주 헷갈리는 것
- "판은 지각이다" — 지각은 판의 윗부분일 뿐입니다. 판의 두께는 지각보다 훨씬 두껍고, 대부분이 맨틀 윗부분입니다.
- "맨틀은 액체다" — 마그마의 바다가 아닙니다. 맨틀은 고체이고, 지진파의 S파가 통과합니다. 다만 아주 긴 시간에는 흐릅니다.
- "대륙만 움직인다" — 대륙 이동설의 이름 때문에 생기는 오해입니다. 움직이는 것은 판이고, 해양판이 오히려 더 빠릅니다.
정리합니다. 판은 지각과 맨틀 윗부분을 합친 암석권이고, 무른 연약권 위에서 미끄러집니다. 맨틀 대류가 밑에서 밀고, 해령이 비탈에서 밀고, 해구에서 가라앉는 판이 앞에서 당깁니다. 베게너가 답하지 못한 "무엇이 밀어 주는가"의 답은 바다 밑에 있었습니다.
그림 참고: [USGS, This Dynamic Earth](https://pubs.usgs.gov/gip/dynamic/dynamic.html) 의 도해 구도를 따라 다시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