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굴절과 렌즈 — 안경은 어떻게 초점을 맞출까
물컵 속 빨대가 꺾여 보이는 것과 안경이 눈을 밝혀 주는 것은 같은 현상입니다. 빛이 경계에서 꺾이는 까닭, 볼록 렌즈와 오목 렌즈가 빛을 모으고 퍼뜨리는 원리, 근시에 오목 렌즈를 쓰고 원시에 볼록 렌즈를 쓰는 이유를 정리했습니다.

물이 담긴 컵에 빨대를 꽂으면 수면에서 빨대가 꺾인 것처럼 보입니다. 안경을 쓰는 사람은 안경을 벗는 순간 칠판 글씨가 흐려집니다. 두 장면은 같은 현상에서 나옵니다. 빛의 굴절입니다. 안경은 빛이 꺾이는 성질을 써서, 눈이 맞추지 못한 초점을 대신 맞춰 주는 렌즈입니다.
빛은 속력이 달라지는 경계에서 꺾입니다
빛은 한 물질 안에서는 곧게 나아갑니다. 그런데 공기에서 물이나 유리로 비스듬히 들어가면 경계에서 방향이 바뀝니다. 이것이 굴절이고, 까닭은 빛의 속력이 물질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빛은 공기에서 빠르고 물이나 유리에서는 느립니다. 포장도로를 달리던 수레가 잔디밭으로 비스듬히 들어가는 모습을 떠올리면 됩니다. 먼저 잔디에 닿은 바퀴가 느려지면서 수레의 방향이 그쪽으로 틀어집니다.
경계면에 수직으로 세운 선을 법선이라고 합니다. 들어가는 빛이 법선과 이루는 각이 입사각, 꺾인 빛이 법선과 이루는 각이 굴절각입니다. 빠른 곳에서 느린 곳으로 들어가면 빛이 법선 쪽으로 꺾여서 굴절각이 입사각보다 작습니다. 느린 곳에서 빠른 곳으로 나올 때는 반대로 법선에서 멀어집니다. 두 물질에서의 속력 차이가 클수록 많이 꺾입니다.
물속의 빨대가 꺾여 보이는 것도 이것입니다. 빨대에서 나온 빛이 물에서 공기로 나오며 꺾이는데, 우리 눈은 빛이 곧게 왔다고 여기므로 빨대가 실제와 다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햇빛이 빗방울에서 굴절하며 색깔별로 갈라지는 과정은 무지개에서 다루었습니다.
렌즈는 꺾인 빛을 한곳으로 보냅니다
렌즈를 지나는 빛은 들어갈 때 한 번, 나올 때 한 번 굴절합니다. 그 결과 빛은 언제나 렌즈의 두꺼운 쪽으로 꺾입니다.
- 볼록 렌즈는 가운데가 두껍습니다. 나란하게 들어온 빛이 가운데 쪽으로 꺾여 한 점에 모입니다. 이 점이 초점입니다. 가장자리를 지나는 빛일수록 크게 꺾이고, 한가운데를 지나는 빛은 그대로 나아갑니다.
- 오목 렌즈는 가장자리가 두껍습니다. 나란하게 들어온 빛이 바깥쪽으로 꺾여 퍼져 나갑니다. 퍼진 빛을 거꾸로 이으면 한 점에서 나온 것처럼 보이는데, 이 점이 오목 렌즈의 초점입니다.
볼록 렌즈로 보는 모습은 물체가 놓인 자리에 따라 달라집니다. 물체가 초점보다 가까이 있으면 크고 바로 선 모습이 보입니다. 돋보기가 이렇게 씁니다. 물체가 초점보다 멀리 있으면 렌즈 건너편에 거꾸로 선 상이 맺힙니다. 카메라와 우리 눈이 이렇게 씁니다.
안경은 초점을 망막 위로 옮깁니다
눈에서는 각막과 수정체가 볼록 렌즈 구실을 합니다. 물체에서 온 빛을 모아 눈 뒤쪽의 망막에 상을 맺습니다. 상이 망막 위에 정확히 맺혀야 또렷하게 보입니다.

근시는 먼 곳에서 온 빛이 망막에 닿기 전에 모이는 눈입니다. 안구의 앞뒤 길이가 길거나 수정체가 빛을 너무 많이 꺾을 때 그렇습니다. 상이 망막 앞에 맺히므로 먼 곳이 흐리게 보입니다. 이때는 눈앞에 오목 렌즈를 둡니다. 빛을 미리 조금 퍼뜨려 놓으면 모이는 자리가 뒤로 물러나 망막 위에 놓입니다.
원시는 반대입니다. 안구의 앞뒤 길이가 짧거나 수정체가 빛을 덜 꺾어서, 빛이 다 모이기 전에 망막에 닿습니다. 상이 망막 뒤에 맺히는 셈이고 가까운 곳이 흐리게 보입니다. 이때는 볼록 렌즈로 빛을 미리 조금 모아 줍니다. 모이는 자리가 앞으로 당겨져 망막 위에 놓입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입사각과 굴절각을 견주어 속력 비교하기. 법선과 이루는 각이 큰 쪽이 빛이 빠른 물질입니다.
- 꺾이는 방향. 공기에서 물로: 굴절각이 입사각보다 작음 · 물에서 공기로: 굴절각이 입사각보다 큼.
- 굴절할 때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속력과 파장은 변하고 진동수는 변하지 않습니다.
- 렌즈의 구실. 볼록 렌즈는 빛을 모음 · 오목 렌즈는 빛을 퍼뜨림.
- 볼록 렌즈의 상. 물체가 초점 밖: 거꾸로 선 실상 · 초점 안: 바로 서고 큰 허상. 오목 렌즈는 언제나 바로 서고 작은 허상입니다.
- 시력 교정. 근시: 상이 망막 앞, 오목 렌즈 · 원시: 상이 망막 뒤, 볼록 렌즈.
자주 헷갈리는 것
- "근시는 가까운 것이 안 보이는 눈이다" — 반대입니다. 근시는 가까운 것은 잘 보이고 먼 것이 흐린 눈입니다. 이름은 잘 보이는 거리를 따서 붙였습니다. 원시도 마찬가지로, 가까운 것이 흐린 눈입니다.
- "볼록 렌즈로 보면 언제나 크게 보인다" — 물체가 초점 안쪽에 있을 때만 그렇습니다. 돋보기를 눈에서 멀리 떼고 먼 풍경을 보면 거꾸로 뒤집힌 모습이 보입니다.
- "수직으로 들어간 빛은 꺾이지 않으니 아무 변화가 없다" — 방향만 그대로입니다. 유리 안에서 속력이 느려지는 것은 비스듬히 들어갈 때와 같습니다.
- "빛이 꺾이면 진동수가 달라져 색이 바뀐다" — 굴절해도 진동수는 그대로입니다. 달라지는 것은 속력과 파장입니다.
정리합니다. 빛은 속력이 달라지는 경계에서 꺾이고, 빠른 곳에서 느린 곳으로 들어갈 때 법선 쪽으로 꺾입니다. 렌즈를 지난 빛은 두꺼운 쪽으로 꺾이므로 볼록 렌즈는 빛을 모으고 오목 렌즈는 빛을 퍼뜨립니다. 상이 망막 앞에 맺히는 근시는 오목 렌즈로, 망막 뒤에 맺히는 원시는 볼록 렌즈로 초점을 망막 위에 옮깁니다.
그림 참고: [Wikimedia Commons, Myopia and lens correction (CC BY-SA 4.0)](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Myopia_and_lens_correction.svg) 의 도해 구도를 따라 다시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