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단과 전선 — 장마는 왜 길게 이어질까
장마철 비는 소나기처럼 지나가지 않고 몇 주를 머뭅니다. 넓은 땅과 바다 위에서 성질이 굳은 공기 덩어리인 기단과 우리나라를 번갈아 찾는 네 기단, 두 기단이 만나는 전선의 종류와 날씨를 풀고, 세력이 비슷한 두 기단이 맞서 움직이지 못하는 정체 전선이 왜 장마가 되는지 정리했습니다.
여름 소나기는 한 시간이면 지나갑니다. 그런데 장마철 비는 하루 이틀이 아니라 몇 주를 머물며, 비가 그쳤다가도 같은 자리에 다시 내립니다. 비구름이 어디서 계속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답은 기단과 전선에 있습니다. 성질이 다른 두 공기 덩어리가 우리나라 위에서 맞서고 있고, 어느 쪽도 밀리지 않아 그 경계가 제자리에 걸려 있는 것입니다.
기단 — 한자리에 오래 머문 공기는 그 땅을 닮습니다
넓은 대륙이나 바다 위에 공기가 오래 머물면 아래의 지표와 열과 수증기를 주고받아 기온과 습도가 고른 큰 공기 덩어리가 됩니다. 이것이 기단입니다. 성질은 태어난 곳이 정합니다 — 고위도에서 생기면 차고 저위도에서 생기면 따뜻하며, 대륙 위에서 생기면 건조하고 바다 위에서 생기면 습합니다. 우리나라는 네 기단이 계절마다 번갈아 찾아옵니다.
겨울의 시베리아 기단은 차고 건조해 맑고 매서운 날씨를, 여름의 북태평양 기단은 덥고 습해 무더위와 소나기를 가져옵니다. 봄·가을의 양쯔강 기단은 따뜻하고 건조해 날씨가 자주 바뀌고, 늦봄·초여름의 오호츠크해 기단은 차고 습해 동해안에 안개와 서늘한 날씨를 만듭니다. 기단은 움직이면서 성질이 바뀌기도 합니다. 겨울에 시베리아 기단이 서해를 건너오며 열과 수증기를 얻으면 서해안에 눈구름이 섭니다.
전선 — 두 기단은 섞이지 않고 경계를 만듭니다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면 밀도가 달라 바로 섞이지 않고 경계면이 생깁니다. 찬 공기가 무거워 아래로 깔리고 따뜻한 공기가 그 위로 올라가니, 경계면은 찬 공기 쪽으로 비스듬히 기웁니다. 이 경계면이 지표와 만나는 선이 전선입니다. 경계면을 따라 따뜻한 공기가 올라가면 단열 팽창으로 식어 구름이 생기므로(단열 변화), 전선이 있는 곳에는 늘 구름과 비가 따릅니다.
어느 쪽이 미느냐로 이름이 갈립니다. 찬 공기가 따뜻한 공기 밑을 파고들며 밀면 한랭 전선입니다. 경사가 급해 공기가 세게 솟구치고, 적운형 구름이 서서 좁은 구역에 소나기가 쏟아지며, 지나간 뒤에는 기온이 떨어집니다. 따뜻한 공기가 찬 공기 위로 타고 오르며 밀면 온난 전선입니다. 경사가 완만해 층운형 구름이 멀리까지 깔리고 넓은 구역에 약한 비가 오래 내리며, 지나간 뒤에는 기온이 오릅니다. 두 전선이 저기압을 사이에 두고 짝을 이룬 것이 온대 저기압입니다. 한랭 전선이 온난 전선을 따라잡아 겹치면 폐색 전선이 됩니다.
정체 전선 — 어느 쪽도 밀리지 않으면 장마입니다
두 기단의 세력이 비슷하면 경계가 어느 쪽으로도 가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뭅니다. 이것이 정체 전선입니다. 초여름 우리나라 북쪽에는 차고 습한 오호츠크해 기단이, 남쪽에는 덥고 습한 북태평양 기단이 자리 잡고 서로 맞섭니다. 그 사이에 동서로 길게 걸린 정체 전선이 장마 전선이고, 전선을 따라 두 기단의 수증기가 모여 비구름이 끊임없이 만들어집니다. 전선이 움직이지 않으니 같은 자리에 비가 몇 주씩 내리고, 세력이 조금씩 밀리고 밀며 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내리는 대로 비가 오는 곳도 함께 오르내립니다. 북태평양 기단이 충분히 강해져 전선을 북쪽으로 밀어 올리면 장마가 끝나고 한여름 무더위가 시작됩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기단의 성질은 발원지로 — 대륙·고위도는 한랭 건조, 해양·저위도는 고온 다습. 시베리아(한랭 건조, 겨울) · 오호츠크해(한랭 다습, 초여름) · 북태평양(고온 다습, 여름) · 양쯔강(온난 건조, 봄·가을).
- 전선면은 찬 공기 쪽으로 기울고, 찬 공기가 아래에 깔립니다.
- 한랭 전선: 경사 급, 적운형 구름, 좁은 지역 소나기, 통과 후 기온 하강. 온난 전선: 경사 완만, 층운형 구름, 넓은 지역 지속적인 비, 통과 후 기온 상승.
- 전선 기호 — 한랭 전선은 삼각형, 온난 전선은 반원, 뾰족한 쪽이 이동 방향. 정체 전선은 둘을 번갈아 반대쪽으로 그립니다.
- 장마 전선 = 오호츠크해 기단과 북태평양 기단 사이의 정체 전선. 북태평양 기단이 강해지면 북상하며 장마가 끝납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
- "기단은 바람처럼 지나가는 공기다" — 기단은 수천 km 에 걸친 거대한 덩어리이고, 며칠씩 한 지역을 덮습니다. 바람은 그 덩어리가 움직이는 것입니다.
- "비가 많이 오면 한랭 전선이다" — 한랭 전선의 비는 세지만 좁고 짧습니다. 오래 넓게 내리는 비는 온난 전선이나 정체 전선입니다.
- "장마는 태풍처럼 지나간다" — 장마는 전선이 제자리에 머물러 생기므로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밀려 올라가야 끝납니다.
- "오호츠크해 기단은 북쪽이니 건조하다" — 바다에서 생긴 기단이라 차지만 습합니다. 건조한 찬 기단은 대륙의 시베리아 기단입니다.
정리합니다. 기단은 한자리에 오래 머물러 그 땅의 기온과 습도를 닮은 큰 공기 덩어리이고, 성질이 다른 두 기단이 만나면 섞이지 않고 찬 공기 쪽으로 기운 경계면, 곧 전선이 생깁니다. 찬 공기가 밀면 한랭 전선, 따뜻한 공기가 밀면 온난 전선, 어느 쪽도 밀지 못하면 정체 전선입니다. 장마는 오호츠크해 기단과 북태평양 기단이 맞서 만든 정체 전선이 같은 자리에 몇 주 걸려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