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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2026년 10월 30일

용해도 — 설탕은 왜 뜨거운 물에 더 잘 녹을까

아이스커피 바닥에 남는 설탕과 뜨거운 물에서 금방 사라지는 설탕의 차이는 용해도에 있습니다. 물 100 g 에 녹을 수 있는 최대량이 온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용해도 곡선으로 읽고, 식혀서 결정을 얻는 재결정 계산과 기체 용해도가 거꾸로 가는 까닭을 정리했습니다.

용해도 — 설탕은 왜 뜨거운 물에 더 잘 녹을까

아이스커피에 설탕을 넣고 저어 보면 한참을 저어도 바닥에 알갱이가 남습니다. 같은 설탕을 뜨거운 물에 넣으면 몇 번 젓기도 전에 사라집니다. 설탕이 찬물을 싫어하는 것일까요. 물이 설탕을 녹일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있고, 그 한계가 온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 한계를 숫자로 적은 것이 용해도입니다.

녹을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물에 소금을 조금씩 넣으며 저으면 처음에는 다 녹다가 어느 순간부터 아무리 저어도 바닥에 남습니다. 더는 녹일 수 없는 이 상태가 포화 용액이고, 그때까지 녹은 양이 용해도입니다. 정확히는 어떤 온도에서 용매 100 g 에 최대로 녹을 수 있는 용질의 g 수로 적습니다. 20 °C 물 100 g 에 염화 나트륨은 36 g, 질산 칼륨은 31.6 g 까지 녹습니다. 같은 물인데 물질마다 숫자가 다르니, 용해도는 물질을 가려내는 고유한 특성입니다.

온도에 따른 고체의 용해도 곡선 — 질산 칼륨은 온도가 오르면 가파르게 늘고 염화 나트륨은 거의 변하지 않으며, 80 °C 질산 칼륨 포화 용액을 20 °C 로 식히면 물 100 g 당 137.4 g 이 석출된다

온도를 바꾸며 재어 이은 선이 용해도 곡선입니다. 곡선 위의 점은 그 온도의 포화 용액이고, 곡선 아래쪽은 아직 더 녹일 수 있는 불포화 용액입니다. 질산 칼륨은 0 °C 에서 13.3 g 이던 것이 80 °C 에서는 169 g 으로 열 배 넘게 늘어 곡선이 가파르게 섭니다. 반면 염화 나트륨은 0 °C 35.7 g, 100 °C 39.8 g 으로 거의 평평합니다. 그래서 뜨거운 물에도 소금은 조금밖에 더 안 녹습니다.

온도가 오르면 왜 더 녹을까

고체가 녹는 것은 결정에 붙어 있던 용질 입자가 떨어져 나와 물 분자들에 둘러싸이는 일입니다. 동시에 물속의 용질 입자가 결정에 다시 달라붙기도 합니다. 떨어져 나오는 수와 되붙는 수가 같아지면 겉보기에 더 녹지 않는 포화 상태가 됩니다. 온도를 올리면 입자의 운동이 활발해져 결정에서 떨어져 나오는 쪽이 유리해지고, 포화가 되는 자리가 더 많은 양 쪽으로 옮겨 갑니다.

같은 양의 설탕을 넣은 찬물과 뜨거운 물 — 찬물에서는 바닥에 남고 뜨거운 물에서는 다 녹는다

설탕이 뜨거운 물에서 빨리 사라지는 데에는 두 가지가 겹쳐 있습니다. 하나는 녹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녹을 수 있는 양 자체가 느는 것입니다. 설탕은 20 °C 에서도 물 100 g 에 200 g 넘게 녹고, 100 °C 에서는 그 두 배가 넘습니다. 다만 모든 고체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 수산화 칼슘은 온도가 오르면 오히려 덜 녹습니다. 그래서 "온도가 높으면 더 녹는다" 는 많은 고체에 해당하는 경향이지 법칙은 아닙니다.

식히면 결정이 나옵니다 — 재결정

80 °C 물 100 g 에 질산 칼륨을 녹일 수 있는 만큼 녹이면 169 g 이 들어갑니다. 이 용액을 20 °C 로 식히면 그 온도에서는 31.6 g 밖에 못 녹이니, 나머지는 결정이 되어 바닥에 가라앉습니다.

169−31.6=137.4 g169 - 31.6 = 137.4\ \text{g}물 100 g 당 석출되는 질산 칼륨

이것이 재결정입니다. 불순물이 조금 섞인 고체를 뜨거운 물에 녹였다가 식히면, 양이 적은 불순물은 식혀도 포화에 이르지 못해 물에 남고 용해도 곡선이 가파른 주된 물질만 결정으로 나옵니다. 곡선이 가파를수록 식혀서 얻는 결정이 많고, 염화 나트륨처럼 평평한 물질은 이 방법으로 얻기 어렵습니다.

기체는 거꾸로입니다

탄산음료는 차게 둘수록 톡 쏘고, 따뜻해지면 김이 빠집니다. 기체의 용해도는 고체와 반대로 온도가 높을수록 줄어듭니다. 기체 분자는 물 밖으로 달아나려 하는데, 온도가 오르면 그 움직임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여름 오후 어항의 물고기가 수면으로 올라와 입을 뻐끔거리는 것도 더운 물에 산소가 적게 녹기 때문입니다. 반면 압력을 높이면 기체는 더 많이 녹습니다. 탄산음료 병을 높은 압력으로 채워 두는 이유이고, 뚜껑을 열어 압력이 내려가는 순간 녹아 있던 이산화 탄소가 거품으로 빠져나옵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용해도의 단위는 물 100 g 당 g. 물이 200 g 이면 두 배, 50 g 이면 절반으로 바꾼 뒤 계산합니다.
  • 곡선 위의 점은 포화, 아래는 불포화. 어떤 점이 불포화이면 곡선까지의 세로 차이가 더 녹일 수 있는 양입니다.
  • 식혀서 석출되는 양 = (높은 온도의 용해도 − 낮은 온도의 용해도) × (물의 양 ÷ 100).
  • 용액의 양이 주어지면 먼저 물과 용질로 나눕니다. 60 °C 질산 칼륨 포화 용액 210 g 은 물 100 g 과 질산 칼륨 110 g 입니다.
  • 고체의 용해도는 대부분 온도가 오르면 증가(예외: 수산화 칼슘). 기체의 용해도는 온도가 오르면 감소, 압력이 오르면 증가.
  • 곡선의 기울기가 가파른 물질일수록 재결정으로 분리하기 쉽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

  • "포화 용액은 진한 용액이다" — 염화 나트륨 포화 용액은 질량의 4분의 1 이 넘는 소금이지만, 수산화 칼슘 포화 용액은 1 % 도 안 됩니다. 포화는 "그 물질이 더 녹을 수 없다" 는 뜻이지 농도가 높다는 뜻이 아닙니다.
  • "저으면 더 녹는다" — 젓는 것은 녹는 속도를 올릴 뿐 녹을 수 있는 양을 바꾸지 못합니다. 포화 용액은 아무리 저어도 그대로입니다.
  • "온도가 오르면 무엇이든 더 녹는다" — 기체는 반대이고, 수산화 칼슘 같은 예외 고체도 있습니다.
  • "물이 많으면 용해도가 커진다" — 물이 많으면 녹는 양은 늘지만 용해도는 물 100 g 으로 환산한 값이라 같습니다. 용해도를 바꾸는 것은 온도입니다.

정리합니다. 용해도는 어떤 온도에서 물 100 g 에 녹을 수 있는 용질의 최대량이고, 물질마다 다른 고유한 특성입니다. 대부분의 고체는 온도가 오르면 더 녹고 기체는 덜 녹으며, 뜨거운 포화 용액을 식히면 두 온도의 용해도 차이만큼 결정이 나옵니다. 설탕이 뜨거운 물에 잘 녹는 것은 빨리 녹아서만이 아니라 녹을 수 있는 양 자체가 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