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멸종 — 다섯 번의 대멸종, 그리고 여섯 번째
공룡이 사라진 사건만 알고 있기 쉽지만 대멸종은 다섯 번 있었습니다. 보통의 멸종과 무엇이 다른지, 다섯 번은 언제였는지, 지금이 여섯 번째라는 말은 무슨 뜻인지 정리했습니다.

공룡이 사라진 사건은 누구나 압니다. 그런데 지구의 역사에서 생물이 한꺼번에 사라진 일은 그때 한 번이 아니었습니다. 크게 잡아 다섯 번, 이것을 대멸종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요즘은 지금이 여섯 번째라는 말이 나옵니다. 무엇을 보고 대멸종이라 하는지부터 따라가 봅니다.
멸종은 늘 일어나지만 한꺼번에는 아닙니다
멸종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닙니다. 환경이 바뀌면 거기 맞지 않는 종은 밀려나고 다른 종이 그 자리를 차지합니다. 이런 느린 갈아 끼우기는 지질 시대 내내 이어져 왔습니다.
대멸종은 결이 다릅니다. 짧은 기간에, 서로 먼 분류군이, 지구 곳곳에서 한꺼번에 사라집니다. 바다와 육지가 같이 무너지고, 사라진 무리가 서로 친척도 아닙니다. 화석 기록에서는 어느 지층을 경계로 위아래의 생물이 확 달라지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지질 시대의 경계를 바로 그 자리에 그은 것도 그래서입니다. 고생대와 중생대의 경계, 중생대와 신생대의 경계는 생물 무리가 크게 바뀐 자리입니다. 지층을 시대별로 갈라 읽는 방법은 표준 화석과 시상 화석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다섯 번의 대멸종

- 오르도비스기 말 — 대륙이 남극 쪽에 모이며 빙하가 크게 자랐고, 해수면이 내려가면서 얕은 바다의 생물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 데본기 후기 — 여러 차례에 걸쳐 바다 생물이 줄었습니다. 산호초를 이루던 무리가 특히 많이 사라졌습니다.
- 페름기 말 — 다섯 번 가운데 가장 큰 사건입니다. 거대한 화산 활동이 이어지며 바다 생물의 대부분이 사라졌고, 고생대를 대표하던 삼엽충도 이때 자취를 감췄습니다.
- 트라이아스기 말 — 다시 대규모 화산 활동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 뒤 빈자리를 공룡이 차지하며 중생대의 주인이 됩니다.
- 백악기 말 —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큰 소행성이 떨어졌습니다. 먼지가 하늘을 덮어 햇빛이 줄었고, 공룡과 암모나이트가 사라졌습니다.

원인은 저마다 다르지만 사슬은 닮았습니다. 화산이든 소행성이든, 먼저 기후가 갑자기 바뀌고, 광합성을 하는 생물이 줄고, 그 위에 얹혀 있던 먹이 그물이 통째로 흔들립니다. 먹이 그물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는 생태계 평형에서 다뤘습니다.
그리고 대멸종 뒤에는 늘 같은 일이 이어집니다. 자리가 비면 살아남은 무리가 그 자리로 퍼지면서 빠르게 여러 갈래로 갈라집니다. 포유류가 오늘날처럼 번성한 것도 공룡이 비운 자리 덕입니다. 대멸종은 끝이면서 시작인 셈입니다.
지금이 여섯 번째일까
지금도 종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다만 원인이 지금까지와 다릅니다. 화산도 소행성도 아니고 사람의 활동입니다.
- 서식지 파괴 — 숲을 개간하고 습지를 메우면 그곳에서만 살던 종이 갈 곳을 잃습니다.
- 기후 변화 — 기온과 바닷물의 성질이 빠르게 바뀌면 옮겨 가지 못하는 종이 밀립니다.
- 남획 — 번식하는 속도보다 빨리 잡으면 개체 수가 회복되지 못합니다.
- 외래종 — 사람이 옮긴 생물이 천적 없이 퍼지면 원래 살던 종이 밀려납니다.
생물 다양성이 줄면 생태계는 작은 변화에도 쉽게 흔들립니다. 한 종이 사라지면 그것을 먹던 종, 그것이 먹던 종까지 함께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물 다양성 보전은 특정한 동물을 아끼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생태계가 버티는 힘을 지키자는 이야기입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대멸종의 뜻 고르기. 짧은 기간에 여러 분류군이 전 지구에서 사라진 것입니다.
- 다섯 번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사건 고르기. 페름기 말입니다.
- 백악기 말 사건의 원인과 그때 사라진 생물 묻기. 소행성 충돌, 공룡과 암모나이트입니다.
- 대멸종과 지질 시대 경계를 잇기. 경계는 생물이 크게 바뀐 자리에 그어져 있습니다.
- 여섯 번째 멸종의 원인 고르기. 서식지 파괴·기후 변화·남획·외래종이 보기로 나옵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
- "대멸종은 모든 생물이 사라진 것이다" — 아닙니다. 살아남은 무리가 있었고, 그들이 다음 시대를 채웠습니다.
- "대멸종은 공룡 때 한 번뿐이다" — 크게 잡아 다섯 번입니다. 규모가 가장 컸던 것은 공룡 때가 아니라 페름기 말입니다.
- "멸종은 자연스러운 일이니 지금도 걱정할 것 없다" — 문제는 멸종 자체가 아니라 속도입니다. 회복할 틈 없이 빠르면 생태계가 버티지 못합니다.
- "대멸종의 원인은 늘 소행성이다" — 소행성이 뚜렷한 것은 백악기 말이고, 다른 사건은 화산 활동과 기후 변화가 앞섭니다.
정리합니다. 대멸종은 짧은 기간에 여러 분류군이 전 지구에서 한꺼번에 사라진 사건이고, 크게 잡아 다섯 번 있었습니다. 원인은 저마다 달라도 기후가 갑자기 바뀌고 먹이 그물이 무너지는 사슬은 닮았으며, 그 뒤에는 살아남은 무리가 빈자리를 채우며 새 시대를 엽니다. 지금 진행 중인 여섯 번째의 원인은 사람의 활동이고, 다른 점은 그 속도입니다.
그림 참고: [Wikimedia Commons, Phanerozoic Biodiversity (Sepkoski 의 해양 속 다양성)](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Phanerozoic_Biodiversity.svg) 의 도해 구도를 따라 다시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