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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이야기·2026년 10월 16일

얼음은 왜 물에 뜰까 — 물의 특이한 성질

대부분의 물질은 고체가 액체보다 무거워 가라앉는데 얼음은 물에 뜹니다. 물 분자가 서로 손을 잡는 수소 결합이 얼음에 빈 공간을 만드는 까닭, 4 °C 에서 가장 무거운 물이 겨울 호수를 지키는 법, 큰 비열과 기화열이 날씨와 체온에 하는 일을 정리했습니다.

얼음은 왜 물에 뜰까 — 물의 특이한 성질

음료수 잔에 넣은 얼음은 늘 위에 떠 있습니다. 너무 당연해서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다른 물질에서는 아주 드문 일입니다. 물질은 대개 고체가 되면 분자가 더 촘촘히 모여 액체보다 무거워집니다. 녹은 촛농 위에 굳은 초 조각을 떨어뜨리면 가라앉고, 녹은 쇠에 쇳덩이를 넣어도 가라앉습니다. 그런데 얼음은 물에 뜹니다. 물만 거꾸로인 이 성질은 물 분자가 서로 손을 잡는 방식에서 나오고, 같은 뿌리에서 물의 특이한 성질이 여럿 더 나옵니다.

잔에 띄운 얼음 세 조각 — 얼음은 물보다 가벼워 대부분이 물속에 잠기고 윗부분만 수면 위로 나온 채 떠 있다

물 분자는 서로 손을 잡습니다

물 분자는 산소 하나에 수소 둘이 붙은 굽은 모양이고, 산소 쪽이 약한 (−), 수소 쪽이 약한 (+) 전기를 띱니다. 그래서 한 분자의 수소는 이웃 분자의 산소에 끌립니다. 이 분자 사이의 끌림이 수소 결합입니다. 분자 안에서 산소와 수소를 묶는 공유 결합보다는 훨씬 약하지만, 물의 성질을 정하는 것은 이 약한 손잡기입니다.

액체 물과 얼음의 분자 배열 — 액체에서는 수소 결합이 끊어지고 이어지기를 되풀이하며 분자가 빽빽하게 움직이고, 얼음에서는 분자 하나가 이웃 넷과 수소 결합으로 고정되어 가운데가 빈 육각형 그물을 이룬다

액체 물에서는 분자가 쉬지 않고 움직이며 수소 결합이 끊어지고 이어지기를 되풀이합니다. 분자가 서로 미끄러져 들어가 빈틈이 적습니다. 얼음이 되면 분자가 제자리에 멈추고, 분자 하나가 이웃 넷과 수소 결합으로 고정되어 가운데가 빈 육각형 그물을 짭니다. 그물 속의 빈 공간 때문에 같은 수의 분자가 더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그래서 얼음은 물보다 가볍습니다. 얼음의 밀도는 0.92 g/cm³, 물은 1 g/cm³ 입니다. 얼음이 물에 뜰 때 부피의 10분의 1 가까이가 물 위로 나오는데,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이 이 숫자입니다. 눈 결정이 늘 육각형인 것도 이 그물 때문입니다.

물은 4 °C 에서 가장 무겁습니다

보통 액체는 식을수록 분자가 느려져 더 촘촘해지고 밀도가 커집니다. 물도 4 °C 까지는 그렇습니다. 그런데 4 °C 아래로 내려가면 분자들 사이에 얼음과 닮은 성긴 배열이 군데군데 생겨, 식는데도 오히려 가벼워집니다. 그래서 물의 밀도는 4 °C 에서 가장 큽니다.

물의 밀도와 온도 그래프 — 밀도는 4 °C 에서 가장 크고, 그보다 식으면 오히려 다시 가벼워진다

이 성질이 겨울 호수를 지킵니다. 가을에 표면의 물이 식으면 무거워져 가라앉고 아래의 따뜻한 물이 올라오기를 되풀이하다가, 호수 전체가 4 °C 가 되면 그 뒤로 식은 물은 더 가벼워 위에 머뭅니다. 표면만 0 °C 가 되어 얼고, 얼음은 가벼우니 위에 떠서 뚜껑이 됩니다. 얼음 아래에는 4 °C 의 물이 그대로 남아 물고기가 겨울을 납니다. 얼음이 물보다 무거웠다면 얼음은 생기는 족족 가라앉고 호수는 바닥부터 통째로 얼어붙었을 것입니다.

겨울 호수의 단면 — 표면에만 얼음이 덮이고 그 아래 물은 0 °C 에서 4 °C 로 내려가며, 바닥에 가장 무거운 4 °C 의 물이 고여 물고기가 겨울을 난다

데우기도 식히기도 어렵습니다

물 1 g 의 온도를 1 °C 올리는 데 드는 열은 1 cal 로, 흔한 물질 가운데 가장 큰 축입니다. 이것이 물의 큰 비열이고 까닭은 역시 수소 결합입니다. 분자를 빠르게 하려면 먼저 손잡기를 느슨하게 하는 데 열을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물은 데우기도 식히기도 어렵고, 바다는 낮과 밤, 여름과 겨울 사이에 육지보다 온도가 훨씬 덜 바뀝니다. 바닷가의 기온 차가 내륙보다 작은 것, 낮과 밤에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것이 여기서 옵니다 — 계절풍도 같은 뿌리입니다. 몸의 3분의 2가 물인 우리 체온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것도 이 덕입니다.

물이 수증기가 될 때는 수소 결합을 모두 끊어야 해서 기화열도 큽니다. 땀 한 방울이 마르면서 피부에서 많은 열을 가져가는 것이 그래서입니다. 물 분자끼리 서로 당기는 힘은 표면에서 표면 장력으로 나타나, 소금쟁이가 물 위를 걷고 풀잎의 물방울이 둥글게 맺힙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얼음이 뜨는 까닭을 순서대로. 수소 결합 → 육각형 그물 → 빈 공간 → 부피 증가 → 밀도 감소. 밀도는 얼음 < 물.
  • 물의 밀도가 최대인 온도는 4 °C. 겨울 호수의 수온 분포는 표면 0 °C, 바닥 4 °C 이고 얼음은 표면에만 생깁니다.
  • 물이 얼면 부피가 늘어납니다. 바위 틈의 물이 얼어 바위를 쪼개는 풍화, 겨울에 수도관이 터지는 것, 꽉 채운 페트병을 얼리면 부푸는 것이 모두 이것입니다.
  • 비열이 크면 온도 변화가 작습니다. 같은 햇빛에 모래는 빨리 데워지고 물은 천천히 데워지는 실험, 해안과 내륙의 일교차·연교차 비교.
  • 수소 결합이 원인인 성질 묶기. 큰 비열 · 큰 기화열 · 큰 표면 장력 · 얼음의 낮은 밀도 · 분자 크기에 비해 높은 끓는점.

자주 헷갈리는 것

  • "얼음이 가벼운 건 안에 공기 방울이 들어서" — 공기 방울이 전혀 없는 투명한 얼음도 뜹니다. 분자 배열 자체가 성긴 것이지 공기 때문이 아닙니다.
  • "물은 식을수록 계속 무거워진다" — 4 °C 까지만 그렇습니다. 그 아래로는 다시 가벼워지고, 얼면 더 가벼워집니다.
  • "얼음이 녹으면 부피가 늘어난다" — 반대입니다. 녹으면 그물이 무너져 부피가 줄어듭니다. 잔에 얼음을 가득 띄워 두어도 녹은 뒤 물이 넘치지 않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 "수소 결합은 물 분자 안의 결합이다" — 분자 사이의 끌림입니다. 분자 안의 산소–수소는 공유 결합이고, 물이 끓을 때 끊어지는 것은 분자 사이의 수소 결합이지 분자 안의 결합이 아닙니다.

정리합니다. 물 분자는 수소 결합으로 서로 손을 잡고, 얼면 그 손잡기가 가운데가 빈 육각형 그물로 굳어 같은 양의 물보다 부피가 커지므로 얼음은 물에 뜹니다. 물의 밀도는 4 °C 에서 가장 커서 겨울 호수는 표면만 얼고 바닥에 4 °C 의 물이 남습니다. 큰 비열과 기화열도 같은 수소 결합에서 나와, 바다는 기온을 누그러뜨리고 땀은 몸을 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