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은 왜 물에 뜰까 — 물의 특이한 성질
대부분의 물질은 고체가 액체보다 무거워 가라앉는데 얼음은 물에 뜹니다. 물 분자가 서로 손을 잡는 수소 결합이 얼음에 빈 공간을 만드는 까닭, 4 °C 에서 가장 무거운 물이 겨울 호수를 지키는 법, 큰 비열과 기화열이 날씨와 체온에 하는 일을 정리했습니다.

음료수 잔에 넣은 얼음은 늘 위에 떠 있습니다. 너무 당연해서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다른 물질에서는 아주 드문 일입니다. 물질은 대개 고체가 되면 분자가 더 촘촘히 모여 액체보다 무거워집니다. 녹은 촛농 위에 굳은 초 조각을 떨어뜨리면 가라앉고, 녹은 쇠에 쇳덩이를 넣어도 가라앉습니다. 그런데 얼음은 물에 뜹니다. 물만 거꾸로인 이 성질은 물 분자가 서로 손을 잡는 방식에서 나오고, 같은 뿌리에서 물의 특이한 성질이 여럿 더 나옵니다.

물 분자는 서로 손을 잡습니다
물 분자는 산소 하나에 수소 둘이 붙은 굽은 모양이고, 산소 쪽이 약한 (−), 수소 쪽이 약한 (+) 전기를 띱니다. 그래서 한 분자의 수소는 이웃 분자의 산소에 끌립니다. 이 분자 사이의 끌림이 수소 결합입니다. 분자 안에서 산소와 수소를 묶는 공유 결합보다는 훨씬 약하지만, 물의 성질을 정하는 것은 이 약한 손잡기입니다.
액체 물에서는 분자가 쉬지 않고 움직이며 수소 결합이 끊어지고 이어지기를 되풀이합니다. 분자가 서로 미끄러져 들어가 빈틈이 적습니다. 얼음이 되면 분자가 제자리에 멈추고, 분자 하나가 이웃 넷과 수소 결합으로 고정되어 가운데가 빈 육각형 그물을 짭니다. 그물 속의 빈 공간 때문에 같은 수의 분자가 더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그래서 얼음은 물보다 가볍습니다. 얼음의 밀도는 0.92 g/cm³, 물은 1 g/cm³ 입니다. 얼음이 물에 뜰 때 부피의 10분의 1 가까이가 물 위로 나오는데,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이 이 숫자입니다. 눈 결정이 늘 육각형인 것도 이 그물 때문입니다.
물은 4 °C 에서 가장 무겁습니다
보통 액체는 식을수록 분자가 느려져 더 촘촘해지고 밀도가 커집니다. 물도 4 °C 까지는 그렇습니다. 그런데 4 °C 아래로 내려가면 분자들 사이에 얼음과 닮은 성긴 배열이 군데군데 생겨, 식는데도 오히려 가벼워집니다. 그래서 물의 밀도는 4 °C 에서 가장 큽니다.
이 성질이 겨울 호수를 지킵니다. 가을에 표면의 물이 식으면 무거워져 가라앉고 아래의 따뜻한 물이 올라오기를 되풀이하다가, 호수 전체가 4 °C 가 되면 그 뒤로 식은 물은 더 가벼워 위에 머뭅니다. 표면만 0 °C 가 되어 얼고, 얼음은 가벼우니 위에 떠서 뚜껑이 됩니다. 얼음 아래에는 4 °C 의 물이 그대로 남아 물고기가 겨울을 납니다. 얼음이 물보다 무거웠다면 얼음은 생기는 족족 가라앉고 호수는 바닥부터 통째로 얼어붙었을 것입니다.

데우기도 식히기도 어렵습니다
물 1 g 의 온도를 1 °C 올리는 데 드는 열은 1 cal 로, 흔한 물질 가운데 가장 큰 축입니다. 이것이 물의 큰 비열이고 까닭은 역시 수소 결합입니다. 분자를 빠르게 하려면 먼저 손잡기를 느슨하게 하는 데 열을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물은 데우기도 식히기도 어렵고, 바다는 낮과 밤, 여름과 겨울 사이에 육지보다 온도가 훨씬 덜 바뀝니다. 바닷가의 기온 차가 내륙보다 작은 것, 낮과 밤에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것이 여기서 옵니다 — 계절풍도 같은 뿌리입니다. 몸의 3분의 2가 물인 우리 체온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것도 이 덕입니다.
물이 수증기가 될 때는 수소 결합을 모두 끊어야 해서 기화열도 큽니다. 땀 한 방울이 마르면서 피부에서 많은 열을 가져가는 것이 그래서입니다. 물 분자끼리 서로 당기는 힘은 표면에서 표면 장력으로 나타나, 소금쟁이가 물 위를 걷고 풀잎의 물방울이 둥글게 맺힙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얼음이 뜨는 까닭을 순서대로. 수소 결합 → 육각형 그물 → 빈 공간 → 부피 증가 → 밀도 감소. 밀도는 얼음 < 물.
- 물의 밀도가 최대인 온도는 4 °C. 겨울 호수의 수온 분포는 표면 0 °C, 바닥 4 °C 이고 얼음은 표면에만 생깁니다.
- 물이 얼면 부피가 늘어납니다. 바위 틈의 물이 얼어 바위를 쪼개는 풍화, 겨울에 수도관이 터지는 것, 꽉 채운 페트병을 얼리면 부푸는 것이 모두 이것입니다.
- 비열이 크면 온도 변화가 작습니다. 같은 햇빛에 모래는 빨리 데워지고 물은 천천히 데워지는 실험, 해안과 내륙의 일교차·연교차 비교.
- 수소 결합이 원인인 성질 묶기. 큰 비열 · 큰 기화열 · 큰 표면 장력 · 얼음의 낮은 밀도 · 분자 크기에 비해 높은 끓는점.
자주 헷갈리는 것
- "얼음이 가벼운 건 안에 공기 방울이 들어서" — 공기 방울이 전혀 없는 투명한 얼음도 뜹니다. 분자 배열 자체가 성긴 것이지 공기 때문이 아닙니다.
- "물은 식을수록 계속 무거워진다" — 4 °C 까지만 그렇습니다. 그 아래로는 다시 가벼워지고, 얼면 더 가벼워집니다.
- "얼음이 녹으면 부피가 늘어난다" — 반대입니다. 녹으면 그물이 무너져 부피가 줄어듭니다. 잔에 얼음을 가득 띄워 두어도 녹은 뒤 물이 넘치지 않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 "수소 결합은 물 분자 안의 결합이다" — 분자 사이의 끌림입니다. 분자 안의 산소–수소는 공유 결합이고, 물이 끓을 때 끊어지는 것은 분자 사이의 수소 결합이지 분자 안의 결합이 아닙니다.
정리합니다. 물 분자는 수소 결합으로 서로 손을 잡고, 얼면 그 손잡기가 가운데가 빈 육각형 그물로 굳어 같은 양의 물보다 부피가 커지므로 얼음은 물에 뜹니다. 물의 밀도는 4 °C 에서 가장 커서 겨울 호수는 표면만 얼고 바닥에 4 °C 의 물이 남습니다. 큰 비열과 기화열도 같은 수소 결합에서 나와, 바다는 기온을 누그러뜨리고 땀은 몸을 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