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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과학·2026년 9월 22일

★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 — 우주의 95%는 무엇일까

별과 은하를 다 합쳐도 우주의 5%밖에 되지 않습니다. 은하가 너무 빨리 도는 것에서 암흑 물질을, 팽창이 빨라지는 것에서 암흑 에너지를 찾아낸 과정과 둘이 어떻게 다른지 정리했습니다.

★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 — 우주의 95%는 무엇일까

망원경으로 보이는 것을 다 더하면 우주가 나올 것 같습니다. 별, 은하, 성간 기체, 행성까지 남김없이 세면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센 것이 우주 전체의 5%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95%는 빛으로는 보이지 않는 암흑 물질암흑 에너지입니다. 보이지도 않는 것을 어떻게 알아냈을까요. 방법은 늘 같습니다. 보이는 것이 예상과 다르게 움직일 때, 그 곁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고 의심하는 것입니다.

은하가 너무 빨리 돕니다

옆에서 본 나선 은하 위에 그린 회전 속도 곡선 — 은하의 중심이 축의 원점이고, 보이는 물질만으로 예상한 속도는 은하 바깥으로 갈수록 떨어지는데, 실제로 관측한 회전 속도는 떨어지지 않고 평평하게 이어진다

나선 은하의 별들은 은하 중심을 돕니다. 도는 속도는 그 별의 궤도 안쪽에 든 질량이 정합니다.

v=GM(r)rv = \sqrt{\dfrac{GM(r)}{r}}반지름 rr 안쪽에 든 질량 M(r)M(r) 이 회전 속도 vv 를 정합니다

여기서 GG 는 만유인력 상수입니다. 은하의 별빛은 중심 쪽에 몰려 있습니다. 그러니 별이 거의 없는 바깥쪽에서는 M(r)M(r) 이 더 늘지 않고, 속도는 rr 이 커질수록 떨어져야 합니다. 태양계에서 바깥 행성일수록 느리게 도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관측은 달랐습니다. 은하 바깥쪽의 별과 기체는 떨어지지 않고 거의 같은 속도로 돕니다. 위 그림의 두 곡선이 벌어지는 만큼, 바깥쪽에 눈에 보이지 않는 질량이 더 있다는 뜻입니다. 그것도 조금이 아니라, 별빛이 보이는 범위를 훌쩍 넘어 은하를 둥글게 감싸고 있어야 합니다.

은하단도 같은 말을 합니다

은하 하나가 아니라 은하 수백 개가 모인 은하단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은하단 안의 은하들은 서로의 중력에 묶여 움직이는데, 그 움직임이 너무 빠릅니다. 보이는 질량만으로는 붙잡아 둘 수 없어 은하단이 진작 흩어졌어야 합니다.

중력 렌즈 현상 — 가운데에 누런 타원 은하들이 뭉친 은하단이 있고, 그 둘레에 훨씬 먼 은하의 상이 푸른 활 모양으로 길게 휘어 은하단을 둘러싸고 있다

중력 렌즈는 더 직접적인 증거입니다. 질량이 큰 천체 곁을 지나는 빛은 휩니다. 은하단 뒤편의 먼 은하가 은하단을 지나오면서 활처럼 휘거나 여러 개로 보이는데, 휜 정도로 은하단의 질량을 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잰 질량이 은하단의 별빛을 다 더한 것보다 훨씬 큽니다.

방법이 서로 완전히 다른데 결론이 같습니다. 그래서 "관측이 틀렸다" 로 넘기기 어렵습니다.

빛과 부딪히지 않는 물질

암흑 물질의 '암흑' 은 검다는 뜻이 아니라 빛과 상호 작용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스스로 빛을 내지도 않고, 뒤에서 오는 빛을 가리거나 흡수하지도 않습니다. 빛을 흡수한다면 그 자리가 검게 보여 오히려 찾기 쉬웠을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중력은 그대로 작용합니다. 질량이 있으니 주위를 끌어당기고 빛을 휘게 합니다. 우리가 아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는 알지만 무엇으로 되어 있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분명한 것은 원자로 된 보통 물질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빛과 상호 작용하지 않는다는 성질에는 따라오는 결과가 하나 있습니다. 보통 기체는 뭉치면서 빛으로 열을 내보내 식고, 식으니까 더 쪼그라들어 원반과 별이 됩니다. 암흑 물질은 빛을 못 내보내니 식지 못하고, 그래서 별처럼 작게 뭉치지 못한 채 은하를 넓게 감싼 덩어리로 남습니다. 회전 속도 곡선이 바깥까지 평평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은하가 생긴 순서도 이렇게 봅니다. 먼저 암흑 물질이 중력으로 뭉쳐 큰 덩어리를 이루고, 그 중력에 이끌려 모여든 기체가 식으면서 별과 은하가 되었습니다. 암흑 물질은 은하가 만들어지는 노릇을 한 셈입니다.

그런데 팽창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우주의 크기가 시간에 따라 자라는 모습 — 물질만 있었다면 팽창이 점점 느려져 곡선이 눕는데, 실제 우주는 현재를 지나며 위로 휘어 팽창이 빨라진다

빅뱅 우주론이 말하듯 우주는 팽창합니다. 팽창하는 우주에 물질만 들어 있다면 서로 끌어당기는 중력 때문에 팽창은 점점 느려져야 합니다. 20세기가 끝날 때까지 남은 물음은 "얼마나 느려지는가" 였습니다.

답을 준 것은 아주 먼 은하의 Ia형 초신성입니다. 이 초신성은 터질 때의 실제 밝기가 거의 정해져 있어, 겉보기 밝기를 재면 거리를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잰 먼 초신성이 예상보다 어두웠습니다. 예상보다 멀리 있었다는 뜻이고, 그러려면 과거의 팽창이 지금보다 느렸어야 합니다. 팽창은 느려진 것이 아니라 빨라지고 있었습니다.

중력을 이기고 우주를 점점 빠르게 팽창시키는 이 미지의 성분을 암흑 에너지라고 부릅니다. 암흑 에너지는 물질과 달리 공간이 넓어져도 묽어지지 않아, 우주가 커질수록 점점 더 우세해집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중력이 이겨 팽창이 느려지다가, 어느 때부터 암흑 에너지가 이겨 다시 빨라집니다.

우주는 이렇게 나뉩니다

은하의 회전, 은하단의 질량, 초신성의 거리, 우주 배경 복사의 미세한 온도 차이를 함께 맞춰 보면 우주의 구성이 나옵니다.

  • 보통 물질 약 5% — 원자로 된 모든 것. 별·행성·성간 기체·우리 몸이 여기 듭니다. 이 가운데 별로 빛나는 것은 일부이고 대부분은 기체입니다.
  • 암흑 물질 약 27% — 중력으로만 확인되는 물질. 은하와 은하단을 묶어 두는 뼈대입니다.
  • 암흑 에너지 약 68% — 우주의 팽창을 빠르게 하는 성분. 공간 전체에 고르게 퍼져 있습니다.

95%가 정체를 모르는 것이라는 말이 허탈하게 들릴 수 있지만, 뒤집어 보면 모르는 것의 양을 이만큼 정확히 잰 것이 지금까지의 성과입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회전 속도 곡선 읽기. 바깥쪽이 평평하면 암흑 물질이 있다는 뜻이고, 예상 곡선과의 차이가 보이지 않는 질량입니다.
  • 암흑 물질의 근거 고르기. 회전 속도 곡선·중력 렌즈·은하단 은하들의 빠른 운동이 근거이고, 별의 스펙트럼형이나 색은 근거가 아닙니다.
  •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를 가려내기. 중력으로 끌어당겨 뭉치게 하면 암흑 물질, 팽창을 빠르게 하면 암흑 에너지입니다.
  • Ia형 초신성이 예상보다 어둡다는 관측의 뜻 묻기. 예상보다 멀리 있다 → 과거의 팽창이 느렸다 → 지금은 빨라지고 있다, 순서로 답합니다.
  • 구성비 비교하기. 암흑 에너지 > 암흑 물질 > 보통 물질 순이고, 보통 물질은 20분의 1 정도입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

  • "암흑 물질은 검은 물질이다" — 빛을 흡수해 검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빛과 아예 상관하지 않습니다. 가리지도 않으므로 뒤쪽 별이 그대로 보입니다.
  • "암흑 물질은 블랙홀이다" — 블랙홀도 보이지 않지만 별이 죽어서 생긴 것이라 보통 물질에 듭니다. 양도 턱없이 모자랍니다.
  • "암흑 에너지는 암흑 물질이 가진 에너지다" — 이름만 닮았을 뿐 하는 일이 정반대입니다. 하나는 끌어당겨 뭉치게 하고, 하나는 팽창을 빠르게 합니다.
  • "우주가 팽창하니 은하도 함께 커진다" — 중력으로 묶인 은하나 은하단은 커지지 않습니다. 멀어지는 것은 서로 묶이지 않은 먼 은하들 사이입니다.
  • "보이지 않으니 증거가 없다" — 보는 것만이 증거는 아닙니다. 회전 속도, 휘어진 빛, 초신성의 밝기가 모두 잰 값입니다.

정리합니다. 은하 바깥쪽이 떨어지지 않는 속도로 도는 것, 은하단이 흩어지지 않는 것, 뒤 은하의 빛이 휘는 것이 모두 보이지 않는 질량을 가리킵니다. 그것이 암흑 물질이고 우주의 약 27%입니다. 한편 먼 초신성이 예상보다 어둡다는 관측은 팽창이 빨라지고 있음을 말하고, 그 원인이 되는 암흑 에너지가 약 68%입니다. 우리가 눈으로 아는 보통 물질은 나머지 5%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