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점과 습도 — 찬 컵에는 왜 물방울이 맺힐까
공기가 품을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은 기온이 낮을수록 적습니다. 찬 컵에 닿아 식은 공기가 이슬점에 이르면 수증기가 물방울이 됩니다. 포화 수증기량 곡선으로 이슬점·상대 습도·응결량을 읽는 법, 하루 동안 기온과 상대 습도가 반대로 움직이는 까닭을 정리했습니다.

여름날 얼음물이 든 컵을 식탁에 두면 잠시 뒤 컵 바깥에 물방울이 송송 맺힙니다. 컵에 금이 간 것도, 물이 새어 나온 것도 아닙니다. 그 물방울은 컵 주위의 공기에서 왔습니다. 공기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증기가 들어 있는데, 찬 컵에 닿아 식은 공기는 그 수증기를 다 품고 있을 수 없어 일부를 물방울로 내놓습니다. 공기가 그렇게 되기 시작하는 온도가 이슬점입니다.
공기가 품을 수 있는 수증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공기 1 kg 이 품을 수 있는 수증기의 최대량을 포화 수증기량이라 합니다. 이 양은 기온이 높을수록 많고, 낮을수록 적습니다. 20 °C 의 공기는 1 kg 당 17.3 g 까지 품지만 10 °C 에서는 9.4 g, 0 °C 에서는 4.8 g 뿐입니다. 더운 공기가 수증기를 훨씬 많이 담을 수 있다는 뜻이고, 그래서 여름 공기가 눅눅합니다.
기온에 따른 포화 수증기량을 그린 것이 포화 수증기량 곡선입니다. 곡선 위에 있는 공기는 품을 수 있는 만큼 꽉 찬 포화 상태이고, 곡선 아래의 공기는 아직 여유가 있는 불포화 상태입니다. 불포화 공기도 식히면 포화가 됩니다. 수증기의 양은 그대로인데 품을 수 있는 한계가 줄어들어, 어느 온도에서 둘이 같아지기 때문입니다. 그 온도가 이슬점입니다.
그림의 공기는 기온 25 °C 에 수증기 12.8 g/kg 을 품고 있습니다. 25 °C 의 포화 수증기량은 23.1 g/kg 이니 아직 여유가 있습니다. 이 공기를 식히면 수증기량 12.8 g/kg 을 그대로 둔 채 왼쪽으로 움직이다가 15 °C 에서 곡선에 닿습니다. 15 °C 의 포화 수증기량이 바로 12.8 g/kg 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 공기의 이슬점은 15 °C 입니다. 찬 컵의 겉면이 15 °C 보다 차가우면, 컵에 닿은 공기가 이슬점 아래로 식어 물방울이 맺힙니다.
이슬점은 수증기의 양을 말해 줍니다
이슬점은 기온과 다릅니다. 기온은 공기가 얼마나 더운지를, 이슬점은 공기에 수증기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말합니다. 수증기가 많은 공기는 조금만 식혀도 포화되니 이슬점이 높고, 건조한 공기는 많이 식혀야 하니 이슬점이 낮습니다. 그래서 공기 1 kg 에 든 실제 수증기의 양(절대 습도)과 이슬점은 하나로 정해지는 짝입니다. 공기를 데우거나 식혀도 수증기가 들어오거나 나가지 않는 한 이슬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슬점 아래로 더 식히면 넘치는 수증기가 물방울이 됩니다. 이것이 응결이고, 응결하는 양은 처음 수증기량에서 그 온도의 포화 수증기량을 뺀 값입니다. 그림의 공기를 5 °C 까지 식히면 5 °C 의 포화 수증기량 6.8 g/kg 만 남고 나머지가 물이 됩니다.
새벽 풀잎의 이슬, 추운 날 유리창 안쪽의 물방울, 겨울에 숨을 내쉴 때 보이는 입김이 모두 같은 응결입니다. 이슬점이 0 °C 보다 낮으면 수증기는 물이 아니라 얼음으로 바로 달라붙어 서리가 됩니다.

상대 습도는 꽉 찬 정도입니다
일기 예보의 습도는 상대 습도입니다. 지금 든 수증기량이 그 기온의 포화 수증기량의 몇 % 인지를 말합니다. 그림의 공기는 25 °C 의 포화 수증기량 23.1 g/kg 가운데 12.8 g/kg 을 품었으니 상대 습도는 55 % 입니다. 같은 공기를 이슬점 15 °C 까지 식히면 수증기량은 그대로인데 포화 수증기량이 12.8 g/kg 으로 줄어 상대 습도가 100 % 가 됩니다.
그래서 맑은 날 하루 동안 상대 습도는 기온과 반대로 움직입니다. 수증기의 양은 거의 그대로여서 이슬점은 하루 종일 비슷한데, 낮에 기온이 오르면 포화 수증기량이 커져 상대 습도가 내려가고, 새벽에 기온이 내려가면 상대 습도가 올라갑니다. 새벽에 이슬이 맺히는 것은 기온이 이슬점까지 내려가 상대 습도가 100 % 에 닿기 때문입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포화 수증기량 곡선에서 공기의 자리를 읽습니다. 곡선 위는 포화, 아래는 불포화. 점을 왼쪽으로 옮겨 곡선에 닿는 온도가 이슬점입니다.
- 상대 습도를 계산합니다. 현재 수증기량 ÷ 그 기온의 포화 수증기량 × 100. 기온이 오르면 수증기량이 그대로여도 상대 습도는 내려갑니다.
- 응결량은 현재 수증기량 − 식힌 온도의 포화 수증기량. 공기의 질량이 2 kg 이면 두 배입니다.
- 이슬점이 높을수록 수증기가 많은 공기입니다. 기온과 이슬점의 차이가 작을수록 상대 습도가 높습니다.
- 하루 동안의 그래프에서 기온과 상대 습도는 반대, 이슬점은 거의 일정합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
- "습도가 높으면 수증기가 많다" — 상대 습도는 비율입니다. 추운 날 상대 습도 90 % 의 공기보다 더운 날 50 % 의 공기에 수증기가 더 많을 수 있습니다. 수증기의 양은 이슬점이 말합니다.
- "공기를 데우면 이슬점도 올라간다" — 수증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이슬점은 그대로입니다. 올라가는 것은 포화 수증기량이고, 내려가는 것은 상대 습도입니다.
- "컵의 물방울은 컵 속의 물이 새어 나온 것이다" — 바깥 공기의 수증기가 응결한 것입니다. 컵을 데우면 물방울이 다시 공기로 돌아갑니다.
정리합니다. 공기가 품을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은 기온이 낮을수록 적고, 그 한계를 그린 것이 포화 수증기량 곡선입니다. 수증기량을 그대로 둔 채 식혀 곡선에 닿는 온도가 이슬점이고, 이슬점 아래로 식으면 넘치는 수증기가 응결합니다. 상대 습도는 꽉 찬 정도의 비율이라 기온이 오르면 내려가고, 이슬점은 수증기의 양을 말하므로 하루 동안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