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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과학·2026년 10월 20일

조석 마찰 — 하루는 왜 조금씩 길어질까

지구의 자전은 아주 조금씩 느려지고, 달은 해마다 3.8 cm 씩 멀어집니다. 바다의 부푼 자리가 자전에 끌려 달보다 앞서 나가고, 달이 그 자리를 뒤로 당기며 생기는 조석 마찰이 원인입니다. 각운동량 보존, 산호 화석의 증거, 달이 한쪽 면만 보이는 까닭까지 정리했습니다.

조석 마찰 — 하루는 왜 조금씩 길어질까

하루는 24시간이라고 배웁니다. 그런데 지구가 처음부터 24시간에 한 바퀴씩 돌았던 것은 아닙니다. 공룡이 살던 때에도, 그보다 훨씬 전에도 하루는 지금보다 짧았습니다. 지구의 자전을 붙잡아 늦추는 것은 바다입니다. 정확히는 달이 일으키는 밀물과 썰물, 곧 조석이 바닥과 비벼지며 생기는 조석 마찰입니다. 같은 일이 달을 해마다 조금씩 밀어내고 있습니다.

부푼 바다는 달보다 앞서 갑니다

조석에서 본 것처럼 달의 기조력은 바다를 달 쪽과 그 반대쪽, 두 군데로 부풀립니다. 바다가 늘 정확히 달을 향해 부푼다면 이야기는 거기서 끝납니다. 그런데 지구는 하루에 한 바퀴 자전하고, 달은 한 달에 한 바퀴 공전합니다. 지구가 훨씬 빨리 돕니다.

바닷물은 해저와 해안에 비벼지며 지구와 함께 끌려 돕니다. 그래서 부푼 자리는 달 바로 밑에 머물지 못하고 자전 방향으로 조금 앞서 있습니다. 지구와 달을 잇는 선에서 부푼 자리의 축이 비스듬히 비켜나 있는 것입니다.

조석 마찰 — 자전에 끌려 앞서 나간 바다의 부푼 자리를 달이 뒤로 당겨 지구의 자전이 느려지고, 부푼 자리는 달을 앞으로 당겨 달이 바깥 궤도로 밀려난다

이 비켜난 부푼 자리가 두 쪽에 힘을 줍니다.

  • 달이 지구를 늦춥니다. 달은 가까운 쪽 부푼 자리를 자기 쪽으로, 곧 자전과 반대 방향으로 당깁니다. 먼 쪽 부푼 자리에도 힘이 걸리지만 거리가 멀어 약합니다. 남는 것은 자전을 거스르는 힘이고, 지구는 브레이크를 밟은 바퀴처럼 아주 조금씩 느려집니다.
  • 부푼 자리가 달을 밀어냅니다. 가까운 쪽 부푼 자리는 달보다 앞에 있으므로 달을 공전 방향으로 조금 끌어당깁니다. 앞으로 당겨진 달은 더 큰 궤도로 올라갑니다.

지구가 잃은 회전을 달이 받습니다

이 두 결과는 따로가 아니라 하나입니다. 지구와 달을 한 덩어리로 보면 바깥에서 비트는 힘이 없으므로 둘이 가진 각운동량의 합은 보존됩니다. 지구의 자전이 잃은 각운동량은 사라지지 않고 달의 공전으로 옮겨 갑니다. 달은 그 몫만큼 지구에서 멀어집니다.

L자전+L공전=일정L_\text{자전} + L_\text{공전} = \text{일정}지구–달의 각운동량
ΔL자전<0  ⇒  ΔL공전>0\Delta L_\text{자전} < 0 \;\Rightarrow\; \Delta L_\text{공전} > 0자전이 느려진 만큼 달이 멀어짐

달이 멀어지는 빠르기는 직접 재어져 있습니다. 아폴로 우주인이 달에 놓고 온 반사경에 지구에서 레이저를 쏘아 빛이 돌아오는 시간을 재면, 달까지의 거리가 해마다 3.8 cm 씩 늘어납니다. 멀어진 달은 케플러 제3법칙에 따라 공전 주기도 길어집니다(케플러 법칙). 한 달도 조금씩 길어지는 셈입니다.

산호 화석이 옛날의 하루를 기억합니다

하루가 짧았다는 것은 화석에도 남아 있습니다. 산호는 날마다 아주 가는 성장선을 하나씩 만들고, 계절에 따라 그 선이 굵었다 가늘었다 하며 한 해의 띠를 이룹니다. 한 해의 띠 안에 든 하루 성장선을 세면 그때의 한 해가 며칠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산호 화석의 성장선 — 가는 하루 성장선이 모여 굵기가 바뀌는 한 해의 띠를 이루고, 데본기 산호는 한 해의 띠 안에 지금보다 많은 400개 가까운 하루 성장선이 있다

고생대 데본기의 산호 화석에는 한 해의 띠마다 400개 가까운 하루 성장선이 있습니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시간은 그동안 거의 그대로였으므로, 같은 한 해를 더 많은 날로 나누었다는 것은 하루가 더 짧았다는 뜻입니다. 같은 한 해를 400일로 나누어 계산하면 그때의 하루는 22시간이 채 안 됩니다.

달이 한쪽 면만 보이는 까닭

같은 일은 달에서 먼저 끝났습니다. 지구도 달을 늘여 달의 몸을 부풀리는데, 지구는 달보다 훨씬 무거워 그 기조력이 훨씬 셉니다. 달의 자전은 오래전에 느려질 대로 느려져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같아졌습니다. 이 상태가 조석 고정입니다. 그래서 달은 늘 같은 면을 지구로 향하고, 우리는 달의 뒷면을 보지 못합니다. 명왕성과 그 위성 카론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서로가 서로에게 같은 면만 보이며 돕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조석 마찰로 지구의 자전 속도는 느려지고, 하루의 길이는 길어집니다.
  • 지구–달 거리는 멀어지고, 달의 공전 주기는 길어집니다.
  • 지구 자전의 각운동량이 줄어든 만큼 달 공전의 각운동량이 늘어납니다. 둘의 합은 일정합니다.
  • 과거로 갈수록 하루는 짧았고, 한 해의 날수는 많았습니다. 근거는 산호 화석의 성장선입니다.
  • 달은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같아 한쪽 면만 보입니다(조석 고정).

자주 헷갈리는 것

  • "한 해가 400일이었으니 한 해가 더 길었다" — 한 해의 길이는 거의 그대로였고, 하루가 짧아 같은 한 해에 날이 더 많이 들어간 것입니다.
  • "달이 지구를 당기니까 달은 가까워진다" — 조석 마찰은 달을 공전 방향으로 끌어 바깥 궤도로 올립니다. 달은 멀어지고 있습니다.
  • "달은 자전하지 않는다" — 자전합니다. 자전 한 바퀴와 공전 한 바퀴가 같은 시간이라 늘 같은 면이 보일 뿐입니다.

정리합니다. 지구가 달보다 빨리 돌아 부푼 바다가 달보다 앞서고, 달이 그 자리를 뒤로 당겨 지구의 자전을 늦춥니다. 지구가 잃은 각운동량은 달의 공전으로 옮겨 가 달은 해마다 3.8 cm 씩 멀어집니다. 데본기 산호의 성장선이 짧았던 옛날의 하루를 보여 주고, 같은 힘이 먼저 끝난 달은 한쪽 면만 지구로 향합니다.


그림 참고: [Wikipedia, Tidal acceleration](https://en.wikipedia.org/wiki/Tidal_acceleration) 의 도해 구도를 따라 다시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