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 시대 — 선캄브리아 시대는 왜 그렇게 길까
지구 46억 년 가운데 선캄브리아 시대가 88 % 입니다. 지질 시대의 경계가 암석이 아니라 생물의 급변으로 그어지기 때문에, 화석이 드물고 생물이 느리게 바뀐 시기는 하나로 묶입니다. 시대 구분의 기준, 누대·대·기, 고생대·중생대·신생대의 표준 화석과 두 번의 대멸종을 정리했습니다.

교과서의 지질 시대 표를 보면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고생대·중생대·신생대는 저마다 여러 기로 잘게 나뉘어 있는데, 그 앞의 선캄브리아 시대는 46억 년 전부터 5억 4100만 년 전까지 40억 년이 넘는 시간이 한 칸입니다. 지구 역사의 88 % 를 한 이름으로 부르는 것입니다. 시간이 길면 더 잘게 나누어야 할 텐데, 왜 가장 긴 시대가 가장 성의 없게 나뉘어 있을까요. 답은 지질 시대를 무엇으로 나누는가에 있습니다.
지질 시대는 생물로 나눕니다
지질 시대의 경계는 암석이 바뀌는 자리가 아니라 생물계가 크게 바뀐 자리입니다. 지층에서 나오는 화석을 아래에서 위로 따라가다 보면, 어느 층을 지나면서 그 전에 흔하던 생물이 사라지고 새 생물이 나타나는 자리가 있습니다. 그 자리가 시대의 경계이고, 바뀐 정도가 클수록 큰 단위의 경계입니다. 가장 큰 단위가 누대, 그 아래가 대, 그 아래가 기입니다. 고생대와 중생대, 중생대와 신생대의 경계는 지구 생물의 대부분이 사라진 대멸종의 자리입니다.

그러니 시대를 잘게 나누려면 화석이 있어야 합니다. 선캄브리아 시대에는 화석이 거의 없습니다. 생물이 있었지만 대부분 단세포였고, 껍데기나 뼈 같은 단단한 부분이 없어 화석으로 남지 않았습니다. 그 시대의 암석은 오랜 시간 열과 압력을 받아 변성되거나 깎여 나가 남은 화석도 뭉개졌습니다. 생물이 느리게 바뀌고 그 흔적도 적으니, 경계를 그을 자리가 없어 하나로 묶인 것입니다. 긴 것은 시간이 아니라 기록의 빈자리입니다.
선캄브리아 시대 — 생물이 바다에서 준비한 40억 년
선캄브리아 시대는 다시 명왕누대, 시생누대, 원생누대로 나뉩니다. 지구가 만들어지고 바다가 생긴 뒤 시생누대에 최초의 생물이 바다에 나타났습니다. 남세균이 얕은 바다에 쌓아 올린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이 시대의 대표 화석이고, 남세균의 광합성이 내놓은 산소가 바다의 철을 가라앉혀 호상 철광층을 만든 뒤 대기로 나온 것이 원생누대의 대산화 사건입니다. 원생누대 끝 무렵에야 몸이 말랑한 다세포 동물이 나타났고, 단단한 껍데기를 가진 동물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자리가 고생대의 시작입니다.

현생누대 — 화석이 많아 잘게 나뉩니다
고생대부터를 "눈에 보이는 생물의 시대", 현생누대라고 부릅니다. 5억 4100만 년 동안의 일인데, 화석이 풍부해 세 대와 열두 기로 나뉩니다.
- 고생대(5억 4100만 ~ 2억 5200만 년 전): 삼엽충이 바다를 채웠고, 어류가 나타났으며, 양치식물이 육지에 숲을 이루고 양서류가 육지로 올라왔습니다. 말기에 가장 큰 대멸종이 있었습니다.
- 중생대(2억 5200만 ~ 6600만 년 전): 공룡과 암모나이트의 시대입니다. 소철과 은행나무 같은 겉씨식물이 번성했고, 말기 대멸종으로 공룡과 암모나이트가 사라졌습니다.
- 신생대(6600만 년 전 ~ 현재): 포유류와 속씨식물이 번성했고, 바다에는 화폐석이 살았습니다. 말기에 빙하기가 되풀이되었고 인류가 나타났습니다.
시대마다 그 시대에만 살았던 생물이 표준 화석이 되어 지층의 나이를 알려 줍니다(표준 화석과 시상 화석). 선캄브리아 시대에는 이런 화석이 없어 지층의 나이를 방사성 동위 원소로만 잽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구분 기준: 생물계의 급격한 변화(화석의 변화). 암석의 종류나 기후가 아닙니다.
- 단위의 크기: 누대 > 대 > 기. 선캄브리아 시대는 명왕누대·시생누대·원생누대, 현생누대는 고생대·중생대·신생대.
- 길이: 선캄브리아 시대 88 %, 고생대 > 중생대 > 신생대. 띠 그림에서 비율을 묻습니다.
- 선캄브리아 시대에 화석이 드문 까닭: 단단한 부분이 없는 생물 · 변성과 침식.
- 표준 화석: 고생대 삼엽충·필석·갑주어, 중생대 공룡·암모나이트, 신생대 화폐석·매머드.
- 대멸종의 자리: 고생대 말(가장 큼) · 중생대 말(공룡 멸종) — 대의 경계와 겹칩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
- "선캄브리아 시대가 긴 것은 그만큼 많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 길이는 생물 변화의 양이 아니라 기록의 양을 반영합니다. 화석이 없어 나누지 못한 것입니다.
- "선캄브리아 시대에는 생물이 없었다" — 있었습니다. 남세균이 광합성을 했고, 끝 무렵에는 다세포 동물도 있었습니다. 단단한 부분이 없어 화석이 드물 뿐입니다.
- "시대의 경계는 암석이 바뀌는 자리다" — 경계는 생물이 바뀌는 자리입니다. 같은 사암이 이어져도 화석이 바뀌면 시대가 바뀝니다.
- "공룡은 고생대 생물이다" — 공룡은 중생대입니다. 고생대의 대표는 삼엽충입니다.
정리합니다. 지질 시대는 생물계가 크게 바뀐 자리를 경계로 누대·대·기로 나누고, 화석이 풍부한 현생누대는 잘게, 단단한 생물이 없어 화석이 드문 선캄브리아 시대는 40억 년을 한 덩이로 묶습니다. 고생대의 삼엽충, 중생대의 공룡과 암모나이트, 신생대의 포유류가 각 대의 표준 화석이고, 고생대 말과 중생대 말의 대멸종이 대의 경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