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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2026년 9월 27일

파동의 간섭 — 소음 제거 헤드폰은 어떻게 소리로 소리를 없앨까

비행기에서 헤드폰 단추 하나를 누르면 엔진의 웅웅거림이 잦아듭니다. 귀를 막은 것이 아니라 소리를 하나 더 낸 것입니다. 두 파동이 겹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강 간섭과 상쇄 간섭의 조건은 무엇인지 정리했습니다.

파동의 간섭 — 소음 제거 헤드폰은 어떻게 소리로 소리를 없앨까

비행기 안에서 소음 제거 헤드폰의 단추를 누르면 엔진의 웅웅거림이 순식간에 멀어집니다. 귀를 더 꽉 막은 것도 아닌데 말이죠. 헤드폰이 한 일은 정반대입니다. 소리를 하나 더 내보냈습니다. 소리를 더해서 소리를 없앤 것, 그 원리가 파동의 간섭입니다.

두 파동이 만나면 변위가 더해집니다

두 파동이 같은 자리에 겹치면, 그 자리의 변위는 두 파동이 따로 만들었을 변위를 그냥 더한 값이 됩니다. 이것을 중첩 원리라고 합니다. 한쪽이 위로 3만큼, 다른 쪽이 아래로 2만큼 흔들면 결과는 위로 1입니다.

보강 간섭과 상쇄 간섭 — 마루와 마루가 겹치면 합친 파동의 진폭이 두 배가 되고, 마루와 골이 겹치면 합이 0이 되어 곧은 선이 된다

겹치는 동안만 그렇습니다. 두 파동은 서로를 부수거나 튕겨 내지 않고, 지나간 뒤에는 각자 원래 모양 그대로 갑니다. 이것을 파동의 독립성이라고 합니다. 파동이 물질이 아니라 흔들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땅속을 지나는 지진파 P파와 S파도 같은 규칙을 따릅니다.

보강 간섭과 상쇄 간섭

겹치는 방식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 마루와 마루, 또는 골과 골이 만나면 변위가 같은 방향으로 더해져 진폭이 커집니다. 이것이 보강 간섭입니다.
  • 마루와 골이 만나면 변위가 서로 반대라 깎입니다. 이것이 상쇄 간섭이고, 두 파동의 진폭까지 같으면 합이 0이 되어 아예 흔들리지 않습니다.

스피커 두 대로 같은 높이의 음을 틀어 놓고 방을 가로질러 걸어 보면 이것이 귀로 확인됩니다. 소리가 크게 들리는 자리와 눅눅하게 잦아드는 자리가 번갈아 나타납니다. 스피커를 옮긴 것도, 소리를 줄인 것도 아닌데 자리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는 것이죠.

진동수가 같은 두 파원이 같은 위상으로 진동할 때, 어느 지점이 보강인지 상쇄인지는 두 파원에서 그 지점까지의 거리 차이 하나로 정해집니다. 이 차이를 경로차라고 합니다.

Δ=mλ\Delta = m\lambda보강 간섭, m=0, 1, 2, ⋯m = 0,\ 1,\ 2,\ \cdots
Δ=(m+12)λ\Delta = \left(m + \tfrac{1}{2}\right)\lambda상쇄 간섭

경로차가 파장의 정수배면 두 파동이 같은 위상으로 도착해 보강되고, 반파장만큼 어긋나면 마루와 골이 만나 상쇄됩니다. 두 파원에서 거리가 똑같은 한가운데 선은 경로차가 0이라 언제나 보강입니다.

물결파 수조에 파원 두 개를 나란히 담그면 이 두 조건이 번갈아 나타나 부채꼴로 퍼진 줄무늬가 생깁니다. 크게 출렁이는 줄이 보강, 수면이 거의 잔잔한 줄이 상쇄입니다.

소음 제거 헤드폰 — 일부러 상쇄를 만듭니다

여기까지가 원리이고, 소음 제거 헤드폰은 상쇄 간섭을 일부러 만들어 내는 장치입니다.

소음 제거 헤드폰의 얼개 — 바깥의 마이크가 소음을 듣고, 회로가 위상이 반대인 소리를 만들어 안쪽 스피커로 내보내면, 귀에 닿는 소리는 거의 평평해진다

귀덮개 바깥에 달린 마이크가 들어오는 소음의 파형을 먼저 듣습니다. 회로는 그 파형을 뒤집어, 마루와 골이 정확히 바뀐 소리를 만듭니다. 이것을 안쪽 스피커로 내보내면 귀 앞에서 두 소리가 겹치고, 변위가 서로 지워져 거의 들리지 않게 됩니다.

소음 제거 헤드폰의 귀덮개를 옆에서 본 모습 — 바깥 껍데기에 소음을 먼저 듣는 작은 마이크 구멍이 뚫려 있다

이 방식은 엔진이나 환풍기처럼 낮고 일정한 소리에 잘 듣습니다. 파장이 길어 파형을 읽고 뒤집어 내보낼 시간이 넉넉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갑자기 터지는 높은 소리는 파장이 짧아 위상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소음 제거 헤드폰을 써도 사람 목소리나 그릇 부딪히는 소리는 남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두 파원이 만드는 물결파 무늬에서 보강·상쇄 지점 고르기. 마루와 마루, 골과 골이 만나는 자리가 보강입니다.
  • 경로차를 파장으로 나눈 값 구하기. 정수면 보강, 정수에 반이 더 붙으면 상쇄입니다.
  • 겹친 순간의 합성 변위 구하기. 같은 위치에서 두 파형의 변위를 부호까지 살려 더합니다.
  • 상쇄 간섭인 지점에서 소리의 세기가 어떤지. 진폭이 0이면 세기도 0입니다.
  • 소음 제거 헤드폰, 광학 반사 방지막처럼 상쇄 간섭을 이용한 예 고르기.

자주 헷갈리는 것

  • "상쇄 간섭이 일어나면 에너지가 사라진다" —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 지점의 변위가 0일 뿐이고, 없어진 만큼의 에너지는 보강되는 지점으로 몰립니다. 전체 에너지는 그대로입니다.
  • "두 파동이 부딪치면 서로 찌그러진다" — 겹치는 동안만 변위가 더해지고, 지나간 뒤에는 둘 다 원래 모양입니다. 파동은 부딪치는 물체가 아닙니다.
  • "소음 제거 헤드폰은 귀를 막아 소리를 차단한다" — 귀를 덮어 막는 것도 함께 쓰지만, 그것은 차음입니다. 소음 제거는 반대 위상의 소리를 더해서 없애는 것이라 방향이 정반대입니다.
  • "진동수가 달라도 상쇄시킬 수 있다" — 안 됩니다. 완전히 지우려면 진동수가 같고, 위상이 반파장 어긋나고, 진폭까지 같아야 합니다. 셋 중 하나만 틀어져도 소리가 남습니다.

정리합니다. 두 파동이 겹치면 변위가 더해지고, 지나간 뒤에는 각자 원래 모양으로 갑니다. 마루끼리 만나면 보강, 마루와 골이 만나면 상쇄이며, 어느 쪽인지는 경로차가 파장의 몇 배인지로 정해집니다. 소음 제거 헤드폰은 이 상쇄를 일부러 만들어 내는 장치라, 소리를 막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하나 더 얹어 지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