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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2026년 9월 26일

도체·부도체·반도체 — 같은 고체인데 왜 어떤 것만 전기가 통할까

구리는 전기가 통하고 유리는 안 통합니다. 규소는 평소엔 안 통하다가 불순물을 아주 조금 섞으면 통합니다. 에너지띠와 띠 간격으로 셋을 가르고, n형·p형 반도체와 다이오드가 하는 일까지 정리했습니다.

도체·부도체·반도체 — 같은 고체인데 왜 어떤 것만 전기가 통할까

구리선은 전기가 잘 통하고, 그 선을 감싼 고무 피복은 통하지 않습니다. 둘 다 눈에 보이기로는 그냥 단단한 물질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요. 더 이상한 것은 규소입니다. 순수한 규소 덩어리는 전기가 거의 통하지 않는데, 다른 원소를 백만 개에 몇 개 꼴로 섞어 주면 갑자기 통합니다. 이 셋을 가르는 것이 에너지띠입니다.

전기가 통한다는 것은 전자가 움직인다는 것

전류는 전하가 흐르는 것이고, 고체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전하는 거의 전자입니다. 그러니 질문은 하나로 좁혀집니다. 이 물질 안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전자가 있는가.

거울처럼 닦인 원형 규소 웨이퍼 — 반도체 소자는 이 규소 결정을 잘라 만든다

원자 하나에 갇힌 전자는 정해진 에너지 값만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원자가 수없이 모여 고체가 되면, 이웃 원자끼리 영향을 주고받아 그 값들이 아주 촘촘하게 갈라집니다. 촘촘한 값들이 모여 띠처럼 보이는 것, 그것이 에너지띠입니다.

띠 사이에는 전자가 가질 수 없는 에너지 구간이 남습니다. 이 빈 구간을 띠 간격이라고 합니다. 전자가 꽉 채운 아래 띠를 원자가 띠, 그 위의 비어 있는 띠를 전도띠라고 하는데, 전자는 전도띠로 올라가야 비로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셋을 가르는 것은 띠 간격의 너비입니다

도체·반도체·부도체의 에너지띠 — 도체는 원자가 띠와 전도띠가 겹쳐 있고, 반도체는 띠 간격이 좁아 열이나 빛으로 전자가 건너뛰며, 부도체는 띠 간격이 너무 넓어 건너뛰지 못한다
  • 도체 — 원자가 띠와 전도띠가 아예 겹쳐 있습니다. 건너뛸 간격 자체가 없으니 실온에서도 전자가 얼마든지 움직입니다. 구리, 은, 알루미늄이 그렇습니다.
  • 부도체 — 띠 간격이 너무 넓습니다. 실온의 열에너지로는 전자를 그 위로 올려 보낼 수 없어 전도띠가 텅 빈 채로 남습니다. 유리, 고무, 다이아몬드입니다.
  • 반도체 — 띠 간격이 좁습니다. 실온에서도 몇몇 전자가 열에너지를 얻어 건너뜁니다. 그래서 부도체보다는 통하고 도체보다는 안 통합니다. 규소와 저마늄입니다.

반도체의 성질 하나가 여기서 나옵니다. 온도를 올리면 건너뛰는 전자가 늘어나 저항이 줄어듭니다. 금속은 반대로 온도가 오르면 저항이 커집니다. 방향이 반대라는 것이 자주 나옵니다.

불순물을 아주 조금 섞습니다

순수한 반도체는 아직 쓸모가 크지 않습니다. 실제 소자는 여기에 다른 원소를 극히 조금 섞어 만듭니다. 이것을 도핑이라고 합니다.

n형과 p형 반도체 — 규소에 인을 섞으면 남는 전자 하나가, 붕소를 섞으면 전자가 빠진 자리인 양공이 생긴다

규소 원자는 이웃 넷과 전자를 하나씩 나눠 쓰며 결합합니다. 여기에

  • 전자가 하나 더 많은 인을 섞으면, 결합에 쓰이지 못한 전자 하나가 남습니다. 남은 전자가 돌아다니며 전류를 나릅니다. 이것이 n형 반도체입니다. 음전하를 나른다는 뜻입니다.
  • 전자가 하나 더 적은 붕소를 섞으면, 결합에 전자 하나가 모자란 빈자리가 생깁니다. 이 빈자리를 양공이라고 합니다. 옆의 전자가 빈자리로 옮겨 가면 빈자리가 반대쪽으로 옮겨 간 것처럼 보입니다. 마치 양전하가 움직이는 것 같아 p형 반도체라고 합니다.

다이오드 — 한쪽으로만 흐르게 하는 장치

n형과 p형을 맞붙인 것이 p-n 접합이고, 이것이 다이오드입니다. p쪽에 전원의 양극, n쪽에 음극을 이으면 양공과 전자가 접합면으로 밀려와 만나면서 전류가 흐릅니다. 반대로 이으면 둘이 접합면에서 멀어져 가운데가 비고, 전류가 거의 흐르지 않습니다. 한쪽으로만 흐르게 하는 이 성질로 교류를 직류로 바꿉니다.

전자와 양공이 만나 없어질 때 그 에너지 차이가 빛으로 나오게 만든 것이 발광 다이오드입니다. 신호등, 휴대폰 화면, 집 안의 조명이 다 이것입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에너지띠 그림 세 개를 놓고 도체·반도체·부도체를 고르기. 판단 기준은 오직 띠 간격의 너비입니다.
  • 온도와 저항의 관계. 반도체는 온도가 오르면 저항이 줄고, 금속 도체는 늡니다.
  • 도핑한 원소의 원자가 전자 수로 n형·p형 가리기. 규소보다 많으면 n형, 적으면 p형입니다.
  • 다이오드에 전원을 어느 방향으로 이었을 때 전류가 흐르는지. p쪽이 양극이면 흐릅니다.
  • 전하를 나르는 것의 이름. n형은 전자, p형은 양공입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

  • "n형 반도체는 전체가 (-)로 대전되어 있다" — 아닙니다. 전자가 하나 남아도 원자핵의 양전하가 그만큼 늘어 있어 전체는 중성입니다. n과 p는 전하를 나르는 것의 종류를 말할 뿐입니다.
  • "양공은 실제 입자다" — 전자가 빠진 빈자리입니다. 전자가 차례로 옮겨 가며 빈자리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양전하 하나가 움직인다고 바꿔 부르는 것뿐입니다.
  • "부도체는 전자가 없다" — 전자는 많습니다. 다만 전부 원자가 띠에 갇혀 있고 띠 간격이 넓어 올라가지 못할 뿐입니다.
  • "반도체는 도체와 부도체의 중간 물질이다" — 저항값만 보면 중간이 맞지만, 쓸모는 중간이어서가 아니라 바꿀 수 있어서 생깁니다. 도핑·온도·빛으로 통하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정리합니다. 고체 안 전자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는 띠를 이루고, 그 사이의 빈 구간인 띠 간격이 셋을 가릅니다. 겹쳐 있으면 도체, 너무 넓으면 부도체, 좁으면 반도체입니다. 좁은 간격 덕분에 반도체는 불순물을 조금 섞는 것만으로 성질이 달라지고, n형과 p형을 맞붙인 다이오드가 전류를 한쪽으로만 흘려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