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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이야기·2026년 9월 25일

지진파 P파와 S파 — 지구 속은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알았을까

사람이 판 가장 깊은 구멍도 지각을 다 뚫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지구 속에 액체 외핵과 고체 내핵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P파와 S파가 무엇이 다른지, 지진파가 끊기고 휘는 자리에서 모호면과 핵을 어떻게 찾아냈는지, 암영대는 왜 생기는지 정리했습니다.

지진파 P파와 S파 — 지구 속은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알았을까

지구의 반지름은 6400 km 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판 가장 깊은 구멍도 대륙 지각을 다 뚫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교과서는 지구 속이 지각·맨틀·외핵·내핵으로 나뉘고, 외핵은 액체이며 내핵은 고체라고 자신 있게 적습니다. 본 사람도 없는데 어떻게 알았을까요. 답은 지진이 보내 준 편지, 지진파의 P파와 S파입니다.

P파와 S파 — 흔드는 방향이 다릅니다

지진이 나면 진원에서 두 종류의 파동이 땅속으로 퍼져 나갑니다. 둘은 매질을 흔드는 방향이 다릅니다.

P파와 S파가 매질을 흔드는 방향 — P파는 진행 방향과 나란히 밀고 당겨 매질이 빽빽해졌다 성겨지고, S파는 진행 방향에 수직으로 흔들어 매질이 위아래로 물결친다
  • P파는 진행 방향과 나란히 밀고 당깁니다(종파). 누르면 되밀어 내는 성질만 있으면 전해지므로 고체·액체·기체를 모두 지납니다. 더 빨라서 지진계에 먼저 도착합니다. P는 첫 번째(primary)라는 뜻입니다.
  • S파는 진행 방향에 수직으로 흔듭니다(횡파). 옆으로 비틀린 모양을 되돌리는 힘이 있어야 하는데 액체에는 그 힘이 없습니다. 그래서 고체만 지납니다. 느려서 두 번째(secondary)로 옵니다.

두 파동이 도착한 시각의 차이를 PS시라고 합니다. 진원에서 멀수록 둘이 벌어지므로 PS시가 길수록 진원이 멉니다. 관측소 세 곳의 거리를 겹치면 진앙이 나옵니다.

속도가 갑자기 바뀌는 곳이 경계입니다

지진파의 속도는 지나는 물질에 따라 달라집니다. 물질이 바뀌는 경계에서는 속도가 갑자기 바뀌고, 그 자리에서 파동이 꺾이고(굴절) 되돌아옵니다(반사). 경계가 없는 한 층 안에서도 깊이 들어갈수록 속도가 조금씩 빨라지므로, 파동은 곧게 가지 않고 지표 쪽으로 휘어 되올라옵니다. 지진계 기록을 모아 이 꺾임을 거꾸로 따라가면 경계의 깊이가 나옵니다.

1909년 모호로비치치는 진앙에서 조금 먼 관측소에 지진파가 예상보다 빨리 도착한다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땅속 어느 깊이 아래에서 속도가 갑자기 빨라져, 그 층을 돌아온 파동이 먼저 온 것이었습니다. 지각과 맨틀의 경계, 모호면입니다. 대륙에서는 깊고 바다 밑에서는 얕습니다. 대륙 지각이 더 두껍기 때문입니다(지각 평형).

암영대 — 지진파가 오지 않는 자리

더 깊은 경계는 지진파가 안 오는 자리에서 드러났습니다. 지진이 나면 지구 반대편까지 관측소가 흔들림을 받는데, 진앙에서 일정한 각도만큼 떨어진 곳은 조용합니다. 이 띠를 암영대라고 합니다.

지진파 암영대 — 진앙에서 103°보다 가까운 곳에는 P파와 S파가 모두 오고, 103°에서 142° 사이에는 P파가 오지 않으며, 103°보다 먼 곳에는 S파가 전혀 오지 않는다. 핵으로 들어간 P파는 크게 꺾여 142° 너머로 나온다
  • S파는 103° 너머로 하나도 오지 않습니다. 핵으로 들어가는 S파가 모두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S파는 액체를 못 지나므로 핵의 바깥 부분, 외핵은 액체입니다.
  • P파는 103°에서 142° 사이에만 오지 않습니다. P파는 액체도 지나므로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맨틀에서 외핵으로 들어가며 속도가 갑자기 느려지고, 그래서 크게 꺾여 142° 너머로 몰려 나옵니다. 그 사이가 비는 것입니다.

1914년 구텐베르크가 이 그림자에서 핵의 경계를 2900 km 깊이로 찾았습니다. 1936년 레만은 P파 암영대 안에 아주 약한 P파가 들어온다는 데 주목했습니다. 핵 한가운데 속도가 다시 빨라지는 단단한 덩어리가 있어 그곳에서 꺾이고 되튄 파동이었습니다. 5100 km 아래의 고체 내핵입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진앙 거리별로 도착하는 파동. 103°까지는 P파와 S파 모두, 103°~142°는 직접 오는 파동 없음, 142°~180°는 P파만.
  • 깊이에 따른 속도 그래프 읽기. 모호면에서 두 파동 모두 빨라지고, 2900 km 에서 S파는 사라지고 P파는 급히 느려지며, 5100 km 에서 P파가 다시 빨라집니다.
  • 외핵이 액체라는 근거는 S파 암영대, 내핵이 고체라는 근거는 P파 암영대에 들어오는 약한 P파와 내핵에서 빨라지는 P파 속도.
  • PS시와 진원 거리. PS시가 길수록 멉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

  • "P파 암영대는 외핵이 액체라서 생긴다" — 액체 때문에 생기는 것은 S파 암영대입니다. P파 암영대는 외핵에서 느려진 P파가 크게 꺾여서 생깁니다.
  • "암영대에는 지진파가 전혀 오지 않는다" — P파 암영대에도 내핵에서 꺾인 약한 P파가 들어옵니다. 그것이 내핵을 찾아낸 단서였습니다.
  • "S파는 느려서 늦게 올 뿐 핵도 지난다" — 핵으로 들어간 S파는 외핵에서 끝납니다. 103° 너머의 관측소는 S파를 한 번도 받지 못합니다.
  • "맨틀은 액체라서 마그마가 나온다" — S파가 맨틀을 지나므로 맨틀은 고체입니다(판 구조론).

정리합니다. P파는 나란히 흔드는 빠른 파동이라 무엇이든 지나고, S파는 수직으로 흔드는 느린 파동이라 고체만 지납니다. 지진파가 갑자기 빨라지는 자리에서 모호면을, S파가 사라지는 자리에서 액체 외핵을, 그림자 속의 약한 P파에서 고체 내핵을 찾았습니다. 지구 속의 지도는 이렇게 지진계의 기록으로 그려졌습니다.


그림 참고: [위키미디어 공용, Earthquake wave shadow zone (USGS)](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Earthquake_wave_shadow_zone.svg) 의 도해 구도를 따라 다시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