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구조론의 역사 — 대륙 이동설에서 플룸 구조론까지
대륙이 움직인다는 생각은 처음에 비웃음을 샀습니다. 대륙 이동설, 맨틀 대류설, 해저 확장설, 판 구조론, 플룸 구조론이 차례로 무엇을 새로 보았고 앞의 이론이 못 풀던 무엇을 풀었는지, 증거와 함께 한 줄기로 정리했습니다.

지금은 교과서 첫 장에 나오는 판 구조론도 처음에는 비웃음을 샀습니다. 대륙이 움직인다는 말을 들은 지질학자들은 "무엇이 그 무거운 대륙을 민단 말인가" 라고 되물었습니다. 그 물음에 답하기까지 반세기가 걸렸고, 답이 나온 뒤에도 이론은 두 번 더 넓어졌습니다. 판 구조론의 역사는 새 증거가 나올 때마다 앞의 이론이 못 풀던 문제를 하나씩 풀어 간 기록입니다.
네 번 바뀐 대답
1912년 베게너는 대륙 이동설을 내놓았습니다. 한때 모든 대륙이 판게아라는 한 덩어리였다가 갈라져 흩어졌다는 것입니다. 증거는 넷이었습니다. 대서양 양쪽 해안선이 맞물리고, 멀리 떨어진 대륙에서 같은 고생물 화석이 나오며, 지금은 따뜻한 땅에 옛 빙하의 흔적이 이어지고, 바다를 사이에 둔 산맥과 지층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베게너는 대륙이 딱딱한 해양 지각을 쟁기처럼 헤치고 나아간다고 보았고, 그럴 만한 힘을 대지 못했습니다.
1920년대 말 홈스가 힘의 후보를 냈습니다. 맨틀이 아주 느리게 대류하며 그 위의 대륙을 실어 나른다는 맨틀 대류설입니다. 방향은 옳았지만 맨틀이 흐른다는 증거를 보일 방법이 없었습니다. 증거 없는 가설로 남았고, 대륙 이동은 30년 가까이 교과서 밖에 머물렀습니다.
바다 밑에서 나온 증거 — 해저 확장설
돌파구는 바다 밑에서 왔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무렵 음파로 수심을 재는 기술이 퍼지자, 바다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산맥 해령과 대륙 가장자리의 깊은 골짜기 해구가 드러났습니다. 1960년대 초 헤스와 디츠는 이를 하나로 엮었습니다. 해령에서 맨틀 물질이 올라와 새 해양 지각이 되고, 양쪽으로 벌어져 나가다가 해구에서 다시 맨틀로 들어간다는 해저 확장설입니다.
이 설은 곧 증거로 채워졌습니다.
- 고지자기 줄무늬의 대칭 — 지구 자기장은 이따금 남북이 뒤집힙니다. 해령에서 굳는 암석은 그때의 방향을 기록하므로, 해령 양쪽에 정자기·역자기 띠가 거울처럼 같은 폭으로 늘어섭니다.
- 해령에서 멀수록 해양 지각이 오래되고, 그 위의 퇴적물이 두꺼워집니다. 해령 바로 위는 가장 젊고 퇴적물이 거의 없습니다.
- 해양 지각에서 가장 오래된 것도 대륙의 오래된 암석보다 훨씬 젊습니다. 바다 밑이 끊임없이 새로 만들어지고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판 구조론 — 껍질은 조각이었다
해저 확장설로 바다 밑이 움직인다는 것은 분명해졌습니다. 1960년대 후반에는 이것을 지구 표면 전체로 넓혔습니다. 지구의 껍질, 곧 지각과 맨틀 윗부분을 합친 암석권이 여러 장의 판으로 나뉘어 있고, 판이 연약권 위를 움직이며 경계에서 서로 벌어지고 부딪치고 스친다는 판 구조론입니다. 1965년 윌슨이 해령을 끊어 놓는 변환 단층을 설명하며 판 경계의 세 번째 종류를 채웠습니다.
베게너의 대륙은 해양 지각을 헤치고 간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륙은 판에 실려 갔습니다. 지진과 화산이 띠를 이루는 까닭도 그 띠가 판의 경계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한 번에 섰습니다(판이 무엇이고 무엇이 움직이는지는 판 구조론에서 다뤘습니다).
플룸 구조론 — 판 아래를 보다
판 구조론에도 풀지 못한 것이 있었습니다. 하와이처럼 판 한가운데에서 솟는 화산은 경계 이야기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판 구조론은 지하 100 km 안팎의 판만 말할 뿐, 그 아래 2900 km 두께의 맨틀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이 빈자리를 채운 것은 지진파 단층 촬영이었고, 그 그림이 정밀해진 1990년대에 플룸 구조론이 섰습니다. 병원의 CT처럼, 수많은 지진파가 지나간 시간을 모아 맨틀 속의 속도 분포를 그리는 방법입니다. 지진파가 느린 곳은 온도가 높고, 빠른 곳은 온도가 낮습니다. 그렇게 본 맨틀 속에는 기둥 모양의 흐름, 플룸이 있었습니다.

- 차가운 플룸 — 해구에서 섭입한 판이 상부 맨틀과 하부 맨틀의 경계인 670 km 깊이에 쌓였다가, 무거워지면 덩어리째 맨틀-핵 경계까지 가라앉습니다. 아시아 대륙 아래에 큰 것이 있습니다.
- 뜨거운 플룸 — 맨틀-핵 경계에서 뜨거운 물질이 기둥처럼 솟습니다. 남태평양과 아프리카 아래에 큰 것이 있고, 그 끝이 지표에 닿은 자리가 열점입니다. 열점은 거의 제자리에 있고 판만 그 위를 지나가므로, 하와이처럼 나이가 한쪽으로 차례차례 많아지는 화산섬의 줄이 생깁니다.
판 구조론이 맨틀 윗부분의 판을 다룬다면, 플룸 구조론은 맨틀 전체의 흐름으로 판 안쪽의 화산까지 설명합니다. 둘은 서로를 버리는 이론이 아니라 위와 아래를 나눠 맡는 이론입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이론의 순서. 대륙 이동설 → 맨틀 대류설 → 해저 확장설 → 판 구조론 → 플룸 구조론.
- 증거를 이론에 짝짓기. 해안선·화석·빙하 흔적·산맥은 대륙 이동설, 고지자기 줄무늬의 대칭·해령에서 멀수록 나이와 퇴적물 두께 증가는 해저 확장설, 지진파 단층 촬영의 속도 분포는 플룸 구조론.
- 대륙 이동설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까닭 — 원동력을 설명하지 못해서.
- 지진파 단층 촬영에서 속도가 느린 곳은 뜨거운 플룸, 빠른 곳은 차가운 플룸.
- 열점과 판의 이동 방향. 열점에서 멀어질수록 화산섬의 나이가 많아지는 쪽이 판이 움직여 간 쪽입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
- "해저 확장설의 증거로 해안선과 화석을 든다" — 그것은 대륙 이동설의 증거입니다. 해저 확장설의 증거는 모두 바다 밑에서 나옵니다.
- "플룸 구조론이 판 구조론을 대신했다" — 대신한 것이 아니라 넓힌 것입니다. 판의 움직임은 지금도 판 구조론이 설명합니다.
- "열점은 판을 따라 움직인다" — 열점은 맨틀 깊은 곳에 뿌리를 둔 거의 제자리의 자리이고, 움직이는 것은 그 위의 판입니다.
- "지진파가 빠른 곳이 뜨거운 곳" — 반대입니다. 온도가 높으면 암석이 물러져 지진파가 느려집니다.
정리합니다. 대륙 이동설은 증거를 모았지만 힘을 대지 못했고, 맨틀 대류설은 힘을 댔지만 증거가 없었습니다. 해저 확장설이 바다 밑에서 증거를 찾았고, 판 구조론이 그것을 지구 전체로 넓혔으며, 플룸 구조론은 지진파로 판 아래 맨틀 전체의 흐름을 보았습니다.
그림 참고: [USGS, This Dynamic Earth](https://pubs.usgs.gov/gip/dynamic/historical.html) 의 도해 구도를 따라 다시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