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투 — 배추를 소금에 절이면 왜 물이 나올까
소금을 뿌린 배추에서 물이 흥건하게 빠지는 것도, 적혈구가 맹물에서 터지는 것도 삼투 때문입니다. 세포막이 물만 통과시키는 반투막이라는 것, 물이 묽은 쪽에서 진한 쪽으로 옮겨 가는 이유, 저장액·등장액·고장액에서 세포가 어떻게 바뀌는지 정리했습니다.

김장할 때 배추에 소금을 뿌려 두면 몇 시간 뒤 바닥에 물이 흥건합니다. 빳빳하던 잎은 휘어도 부러지지 않을 만큼 부드러워집니다. 소금이 배추를 녹인 것도, 물을 빨아들인 것도 아닙니다. 배추 세포 속의 물이 세포막을 지나 바깥으로 빠져나온 것입니다. 이 현상을 삼투라고 합니다.
삼투 — 물만 지나는 막을 사이에 두면
세포막은 아무것이나 통과시키지 않습니다. 물처럼 작은 분자는 잘 지나가지만 설탕처럼 큰 분자는 막습니다. 이렇게 어떤 물질은 통과시키고 어떤 물질은 막는 막을 반투막이라고 합니다.
U자 모양 관의 가운데를 반투막으로 막고, 한쪽에 물을, 다른 쪽에 설탕물을 같은 높이로 부어 봅시다. 설탕은 막을 못 지나니 그대로 있습니다. 대신 물이 움직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설탕물 쪽 수면이 올라가고 물 쪽 수면은 내려갑니다.
물 분자는 양쪽에서 막을 드나듭니다. 그런데 설탕물 쪽은 같은 부피 안에 물 분자가 덜 들어 있습니다. 설탕 분자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물 쪽에서 넘어오는 물 분자가 설탕물 쪽에서 넘어가는 것보다 많습니다. 알짜로 보면 물은 용질이 묽은 쪽에서 진한 쪽으로 옮겨 갑니다.
이때 진한 쪽에 물이 밀려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면 그만큼 눌러 주어야 합니다. 그 압력이 삼투압입니다. 두 용액의 농도 차가 클수록 삼투압도 큽니다. 삼투는 확산처럼 분자가 저절로 움직이는 것이라 에너지를 쓰지 않습니다.
배추에서 물이 빠지는 이유 — 고장액과 원형질 분리

세포 바깥 용액을 세포 안과 견주어 세 가지로 부릅니다.
- 저장액 — 세포 안보다 묽은 용액. 물이 세포 안으로 들어옵니다.
- 등장액 — 세포 안과 농도가 같은 용액. 드나드는 물의 양이 같아 겉보기에 변화가 없습니다.
- 고장액 — 세포 안보다 진한 용액. 물이 세포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소금을 뿌린 배추 잎 표면은 진한 소금물, 곧 고장액이 됩니다. 세포 속 물이 밖으로 빠져나가고, 세포막 안쪽이 쪼그라들어 단단한 세포벽에서 떨어집니다. 이것이 원형질 분리입니다. 세포가 팽팽하게 버티던 힘이 빠지니 잎이 부드러워집니다. 오이지, 장아찌, 생선을 소금에 절이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거꾸로 시든 채소를 맹물에 담가 두면 다시 싱싱해집니다. 저장액에서 물이 세포로 들어와 세포가 부풀고, 세포벽을 안에서 미는 힘, 팽압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식물 세포는 아무리 물을 받아도 터지지 않습니다. 튼튼한 세포벽이 더 부풀지 못하게 막아 주거든요.
적혈구는 맹물에서 터집니다
동물 세포에는 세포벽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장액에서 물이 계속 들어오면 버틸 것이 없습니다. 적혈구를 증류수에 넣으면 부풀다가 결국 터지는데, 이것을 용혈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진한 소금물에 넣으면 물이 빠져나가 쭈그러듭니다.

병원에서 혈관에 넣는 수액은 그래서 혈액과 농도를 맞춘 등장액입니다. 0.9 % 소금물인 생리 식염수가 그 예입니다. 맹물을 혈관에 넣으면 적혈구가 터집니다. 콘택트렌즈를 맹물이 아닌 식염수에 헹구는 것도 눈 표면 세포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반투막 실험 그림에서 수면 변화 묻기. 진한 쪽 수면이 올라갑니다. 농도 차가 클수록 높이 차가 큽니다.
- 용액 속 세포의 변화 고르기. 저장액에서 적혈구는 부풀어 터지고 식물 세포는 팽압이 커집니다. 고장액에서 적혈구는 쭈그러들고 식물 세포는 원형질 분리가 일어납니다.
- 식물 세포를 고장액에서 저장액으로 옮겼을 때 세포의 부피 그래프 읽기. 줄었던 부피가 다시 늘다가 세포벽 때문에 일정해집니다.
- 삼투와 확산 견주기. 둘 다 에너지를 쓰지 않는 이동입니다. 확산은 용질이 진한 쪽에서 묽은 쪽으로, 삼투는 물이 용질이 묽은 쪽에서 진한 쪽으로 움직입니다.
- 생활 속 예 가리기. 김치 절이기, 시든 채소 되살리기, 생리 식염수, 민물고기를 바닷물에 넣으면 죽는 것.
자주 헷갈리는 것
- "물이 진한 쪽에서 묽은 쪽으로 간다" — 거꾸로입니다. 물은 용질이 진한 쪽으로 갑니다. 물의 입장에서 보면 물이 많은 쪽에서 적은 쪽으로 가는 셈이라, 확산과 방향이 같다고 생각하면 헷갈리지 않습니다.
- "설탕도 막을 지나 양쪽 농도가 같아진다" — 반투막은 설탕을 막습니다. 움직이는 것은 물뿐입니다.
- "등장액에서는 물이 드나들지 않는다" — 물은 늘 양쪽으로 드나듭니다. 들어오는 양과 나가는 양이 같아 변화가 없을 뿐입니다.
- "식물 세포도 맹물에서 터진다" — 세포벽이 있어 터지지 않습니다. 터지는 것은 세포벽이 없는 동물 세포입니다.
정리합니다. 세포막은 물은 통과시키고 큰 용질은 막는 반투막이라, 물은 용질이 묽은 쪽에서 진한 쪽으로 옮겨 갑니다. 소금을 뿌린 배추는 고장액에 놓여 물을 잃고 원형질 분리가 일어나며, 세포벽이 없는 적혈구는 맹물에서 물을 받아 터집니다. 수액이 등장액인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림 참고: [위키미디어 공용, Osmotic pressure on blood cells diagram](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Osmotic_pressure_on_blood_cells_diagram.svg) 의 도해 구도를 따라 다시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