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 노트
지구과학·2026년 9월 29일

탄소-14 연대 측정 — 5730년 시계의 원리와 한계

살아 있는 생물은 대기와 같은 비율로 탄소-14를 품고, 죽는 순간부터 그 양이 5730년마다 절반으로 줍니다. 남은 양으로 나이를 셈하는 법과 5만 년이 넘으면 못 재는 이유, 나이테로 눈금을 고치는 까닭까지 정리했습니다.

탄소-14 연대 측정 — 5730년 시계의 원리와 한계

박물관의 미라나 동굴 속 숯에는 몇천 년 전이라는 연대가 붙어 있습니다. 누가 기록을 남긴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알았을까요. 대부분 탄소-14 연대 측정으로 잰 값입니다. 뼈 한 조각, 숯 한 줌 속의 탄소가 시계 노릇을 합니다. 그런데 이 시계는 공룡 뼈에는 쓸 수 없고, 계산한 값을 그대로 믿지도 않습니다. 왜 그런지까지 따라가 보겠습니다.

탄소-14는 하늘에서 계속 만들어집니다

탄소 원자는 대부분 질량수 12인 12C^{12}\mathrm{C} 이고, 방사성인 14C^{14}\mathrm{C} 는 1조 개에 하나 꼴로 섞여 있습니다. 지구가 생길 때 있던 탄소-14는 벌써 다 붕괴했습니다. 지금 있는 것은 대기 상층에서 새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 곧 우주선이 대기 분자와 부딪히면 중성자가 튀어나옵니다. 이 중성자가 공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질소의 원자핵에 흡수되면, 양성자 하나를 내놓고 탄소-14가 됩니다.

14N+n→14C+p^{14}\mathrm{N} + \mathrm{n} \rightarrow {}^{14}\mathrm{C} + \mathrm{p}대기 상층에서 생성
14C→14N+e−^{14}\mathrm{C} \rightarrow {}^{14}\mathrm{N} + \mathrm{e^-}베타 붕괴, 반감기 5730년

만들어지는 빠르기와 붕괴하는 빠르기가 맞아떨어져, 대기 속 탄소-14의 비율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살아 있는 동안 채워지고, 죽으면 줄기만 합니다

탄소-14의 순환 — 대기 상층에서 만들어진 탄소-14가 이산화 탄소가 되어 광합성과 먹이 사슬로 생물에 들어가고, 생물이 죽으면 더 채워지지 않은 채 질소-14로 붕괴한다

탄소-14는 곧 산소와 결합해 CO2\mathrm{CO_2} 가 되고, 보통의 이산화 탄소와 똑같이 광합성으로 식물에 들어갑니다. 식물을 먹는 동물, 그 동물을 먹는 동물까지 먹이 사슬을 따라 퍼집니다. 살아 있는 생물은 먹고 숨 쉬며 탄소를 끊임없이 바꿔 넣으므로, 몸속 탄소-14의 비율은 대기와 같게 유지됩니다.

생물이 죽으면 탄소가 더는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때부터는 붕괴만 남습니다. 탄소-14는 5730년마다 절반으로 줄고, 곁의 탄소-12는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14C/12C^{14}\mathrm{C}/^{12}\mathrm{C} 비가 죽은 뒤 흐른 시간을 말해 줍니다. 탄소-14 연대가 재는 것은 태어난 때가 아니라 죽은 때입니다.

남은 양으로 나이를 셈합니다

탄소-14 붕괴 곡선 — 남은 탄소-14가 5730년에 절반, 11460년에 4분의 1, 17190년에 8분의 1이 되고, 5만 년이 넘으면 너무 적어 측정 한계 밖이다

반감기가 nn 번 지나면 남은 양은 처음의 (1/2)n(1/2)^n 입니다. 시료의 탄소-14 비율이 살아 있는 생물의 4분의 1이면 반감기 두 번, 11460년 전에 죽은 것입니다. 반감기로 딱 떨어지지 않을 때는 식으로 풉니다.

N=N0(12)t/TN = N_0 \left(\dfrac{1}{2}\right)^{t/T}TT 는 반감기 5730년
t=Tln⁡2 ln⁡N0Nt = \dfrac{T}{\ln 2}\,\ln\dfrac{N_0}{N}구하려는 시간

여기에 이 방법만의 특징이 있습니다. U-Pb 연대 측정법은 광물 속에 쌓인 딸핵종, 곧 납을 재서 나이를 셉니다. 탄소-14는 그럴 수 없습니다. 딸핵종인 질소-14는 공기의 대부분이라, 붕괴로 생긴 것과 원래 있던 것을 가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은 어미핵종만 재고, 처음 양 N0N_0 은 그때의 대기도 지금과 같았다고 놓고 계산합니다. 이 가정 하나가 이 방법의 한계와 보정을 모두 만듭니다.

5만 년이 넘으면 재지 못합니다

반감기가 짧다는 것은 젊은 시료에는 장점입니다. 몇백 년 차이도 가려낼 만큼 양이 빨리 변하니까요. 대신 오래된 시료에서는 금방 바닥납니다. 5만 년이면 반감기를 여덟 번 넘게 지나 처음 양의 0.3 %도 남지 않고, 이만큼 적으면 바깥에서 스며든 탄소 조금에도 값이 크게 흔들립니다. 그래서 탄소-14 연대 측정은 5만 년 안쪽에서만 씁니다.

  • 공룡 뼈는 잴 수 없습니다. 탄소-14가 하나도 남지 않았습니다. 이런 시료는 위아래 화산암을 반감기가 수억 년인 원소로 재서 나이를 매깁니다.
  • 암석은 대개 잴 수 없습니다. 대기와 탄소를 주고받던 생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요즘의 탄소가 조금만 스며도 실제보다 젊게 나옵니다. 시료를 씻고 거르는 처리가 그래서 중요합니다.

대기는 늘 같지 않았습니다 — 나이테로 고칩니다

처음 양을 지금의 대기에 맞춘 가정은 사실 조금 틀립니다. 우주선의 세기와 지구 자기장이 시대마다 달라, 대기 속 탄소-14의 비율도 오르내렸습니다. 그래서 계산만 한 값은 실제 달력 나이와 어긋납니다.

이 어긋남을 고치는 자는 나무의 나이테입니다. 나이테는 한 해에 하나씩 생기니 세기만 하면 달력 연대가 나오고, 그 나이테의 탄소-14를 재면 그해 대기의 비율이 나옵니다. 오래된 나무들을 겹쳐 이어 만든 보정 곡선에 대 보면 측정값을 달력 나이로 옮길 수 있습니다.

20세기에는 사람이 대기를 흔들었습니다. 화석 연료는 탄소-14가 다 사라진 오래된 탄소라, 태울수록 대기의 비율이 묽어졌습니다. 1950~60년대의 대기 핵실험은 거꾸로 탄소-14를 크게 늘렸습니다. 그래서 근래의 시료는 이 방법으로 재기 어렵습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모원소와 자원소. 14C^{14}\mathrm{C} → 14N^{14}\mathrm{N}, 반감기 5730년.
  • 남은 비율로 반감기 횟수 세기. 1/2 이면 1번(5730년), 1/4 이면 2번(11460년), 1/8 이면 3번(17190년).
  • 모원소와 자원소의 비로 묻는 문제. 모원소가 25 %면 자원소는 75 %, 비는 1:3 — 반감기 2번.
  • 쓸 수 있는 시료 고르기. 뼈·나무·숯·조개껍데기처럼 생물이던 것, 5만 년 안쪽. 암석과 공룡 뼈는 안 됨.
  • 반감기가 짧은 원소는 젊은 시료에, 긴 원소는 오래된 시료에.

자주 헷갈리는 것

  • "탄소-14는 죽은 뒤에 생긴다" — 반대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 대기에서 받아 채우고, 죽으면 채우기가 멈춰 줄기만 합니다.
  • "반감기가 두 번 지나면 다 없어진다" — 절반의 절반, 4분의 1이 남습니다. 반감기마다 남은 것의 절반씩 줄 뿐 0 이 되지는 않습니다.
  • "탄소-14로 지구의 나이를 쟀다" — 5만 년이 한계인 시계로는 46억 년을 잴 수 없습니다. 지구의 나이는 우라늄처럼 반감기가 긴 원소가 맡았습니다.

정리합니다. 탄소-14는 대기 상층에서 만들어져 먹이 사슬로 생물에 들어가고, 생물이 죽으면 채워지지 않은 채 5730년마다 절반으로 줍니다. 남은 비율로 죽은 뒤의 시간을 세되, 5만 년이 넘으면 너무 적게 남아 잴 수 없습니다. 처음 양은 대기에 맞춰 놓으므로, 대기가 달랐던 만큼은 나이테로 만든 보정 곡선이 고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