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 이론 — GPS 위성은 왜 시계를 보정해야 할까
휴대폰 지도가 내 위치를 몇 미터 안에서 짚어 내려면 GPS 위성의 시계가 하루에 38마이크로초씩 빨리 가는 것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빛 시계로 풀어 본 특수 상대성 이론의 시간 지연과, 중력이 약한 곳의 시간이 빨리 가는 일반 상대성 이론의 효과를 정리했습니다.

휴대폰 지도는 내가 선 자리를 몇 미터 안에서 짚어 냅니다. 이 일을 맡은 GPS 위성에는 아주 정밀한 원자시계가 실려 있는데, 이 시계는 지상의 시계보다 하루에 38마이크로초씩 빨리 갑니다. 고장이 아닙니다. 시계는 멀쩡하고, 위성이 있는 곳의 시간이 지상과 다르게 흐릅니다. 100년 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예측한 그대로입니다. 이 차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지도 위의 내 위치는 하루 만에 10 km 넘게 어긋납니다.
빛의 속력은 누가 재도 같습니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 앞으로 공을 던지면, 땅에 선 사람이 보는 공의 속력은 기차의 속력만큼 더 빠릅니다. 속력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런데 빛은 이 규칙을 따르지 않습니다. 달리는 기차에서 켠 전조등의 빛도, 멈춘 기차에서 켠 빛도 진공에서 똑같이 초속 30만 km 로 갑니다. 이것이 광속 불변 원리입니다.
특수 상대성 이론은 두 가지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 상대성 원리: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모든 관찰자에게 물리 법칙은 똑같이 성립한다.
- 광속 불변 원리: 진공에서 빛의 속력은 관찰자나 광원의 운동과 관계없이 일정하다.
속력은 거리를 시간으로 나눈 값입니다. 누가 재도 빛의 속력이 같으려면 양보해야 하는 쪽은 시간과 거리입니다. 절대적인 줄 알았던 시간이 관찰자에 따라 다르게 흐릅니다.
움직이는 시계는 느리게 갑니다 — 시간 지연
거울 두 장을 위아래로 마주 세우고 그 사이를 빛이 오가게 한 장치를 빛 시계라고 합니다. 빛이 한 번 왕복하는 것이 이 시계의 "똑딱" 한 번입니다.
거울 사이의 거리가 이면, 시계와 함께 있는 사람이 잰 왕복 시간 는 빛이 을 가는 시간입니다. 이제 이 시계가 우주선에 실려 속력 로 지나가는 것을 밖에서 봅니다. 빛이 오르내리는 동안 거울이 옆으로 움직이므로, 밖에서 본 빛은 비스듬한 길을 갑니다. 길이 더 깁니다. 그런데 빛의 속력은 같으니, 밖에서 잰 왕복 시간 는 더 길 수밖에 없습니다.
분모가 1 보다 작으므로 는 언제나 보다 큽니다. 밖에서 보면 움직이는 시계의 똑딱 한 번이 더 오래 걸립니다. 곧 움직이는 시계는 느리게 갑니다. 빛 시계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주선 안의 손목시계, 심장 박동, 원자의 진동이 모두 같은 비율로 느려집니다. 이것이 시간 지연이고, 시계와 함께 있는 관찰자가 잰 를 고유 시간이라고 합니다.
일상에서 이 효과를 못 느끼는 것은 가 에 견주어 너무 작기 때문입니다. 시속 300 km 로 달리는 고속 열차에서도 는 10조 분의 1 에 못 미칩니다. 효과가 눈에 띄려면 빛의 속력에 가까워야 합니다.
중력이 약한 곳의 시계는 빨리 갑니다
특수 상대성 이론은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경우만 다룹니다. 아인슈타인은 10년 뒤 중력까지 넣은 일반 상대성 이론을 내놓았습니다. 이 이론에서 중력은 질량이 주변의 시간과 공간을 휘게 한 결과이고, 중력이 강한 곳일수록 시간이 느리게 흐릅니다. 지구 중심에 가까운 지표면의 시계는 느리게, 높이 떠 있는 위성의 시계는 빠르게 갑니다.
이 효과도 실제로 측정됩니다. 똑같은 원자시계 두 대를 높이만 다르게 두면 높은 쪽 시계가 조금 빨리 갑니다. 차이는 작지만 원자시계는 그것을 잴 만큼 정밀합니다.

GPS 위성에서는 두 효과가 겹칩니다
GPS 위성은 고도 20200 km 에서 초속 3.9 km 로 지구를 돕니다. 위성의 시계에는 두 효과가 반대 방향으로 걸립니다.

- 속력 때문에(특수 상대성 이론): 위성이 빠르게 움직이므로 시계가 하루에 7마이크로초 느려집니다.
- 중력 때문에(일반 상대성 이론): 위성이 있는 곳은 지표면보다 중력이 약하므로 시계가 하루에 45마이크로초 빨라집니다.
- 합하면 하루에 38마이크로초 빨라집니다. 중력 효과가 더 큽니다.
속력 쪽은 위의 식으로 직접 셀 수 있습니다. 가 보다 훨씬 작으면 시계가 느려지는 비율은 에 가깝습니다.
38마이크로초는 100만 분의 38초입니다. 작아 보이지만 GPS 는 위성이 보낸 신호가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에 빛의 속력을 곱해 거리를 구합니다. 빛은 1마이크로초에 300 m 를 가니, 38마이크로초면 11 km 가 넘습니다. 그래서 위성의 시계는 지상에서 재면 그만큼 느리게 가도록 미리 맞춰서 쏘아 올립니다. 궤도에 오르면 그 시계가 지상의 시계와 꼭 맞게 갑니다. 상대성 이론이 틀렸다면 휴대폰 지도는 하루도 못 쓰는 물건이 됩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특수 상대성 이론의 두 가정. 상대성 원리와 광속 불변 원리.
- 빛의 속력. 관찰자나 광원의 운동과 관계없이 일정.
- 시간 지연. 관찰자에 대해 움직이는 시계는 느리게 간다. 속력이 클수록 더 느리게.
- 고유 시간. 한 장소에서 일어난 두 사건을 그 자리의 관찰자가 잰 시간. 다른 관찰자가 잰 시간보다 항상 짧다.
- 길이 수축. 움직이는 물체의 길이는 운동 방향으로 짧아진다. 운동 방향에 수직인 길이는 변하지 않는다.
- 동시성의 상대성. 한 관찰자에게 동시인 두 사건이 다른 관찰자에게는 동시가 아닐 수 있다.
- 뮤온. 수명이 짧은데도 지표면까지 도달한다 — 지표면의 관찰자에게는 뮤온의 시간이 느리게 가고(시간 지연), 뮤온의 관점에서는 지나온 거리가 짧다(길이 수축).
자주 헷갈리는 것
-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은 자기 시간이 느려진 것을 느낀다" — 느끼지 못합니다. 우주선 안에서는 모든 것이 평소대로입니다. 느리게 가는 것은 상대방이 본 내 시계입니다. 서로가 상대의 시계가 느리다고 봅니다.
- "시간 지연은 빛 시계라는 장치의 문제다" — 빛 시계는 설명의 도구일 뿐입니다. 빛 시계와 나란히 놓인 모든 시계가 같은 비율로 느려지므로, 느려지는 것은 시간 자체입니다.
- "GPS 위성은 빠르게 움직이니 시계가 느리게 간다" — 속력만 보면 그렇습니다. 그러나 중력이 약한 데서 오는 효과가 더 커서, 두 효과를 합하면 위성의 시계는 지상보다 빨리 갑니다.
정리합니다. 빛의 속력은 누가 재도 같고, 그 대가로 시간은 관찰자에 따라 다르게 흐릅니다. 움직이는 시계는 느리게 가고, 중력이 약한 곳의 시계는 빨리 갑니다. GPS 위성의 시계에는 두 효과가 겹쳐 하루에 38마이크로초가 빨라지므로, 이를 미리 보정해야 지도가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