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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2026년 9월 13일

주기율표 — 족과 주기는 무엇을 알려 줄까

주기율표는 원소 이름을 외우라고 붙여 둔 표가 아니라 성질의 지도입니다. 가로줄과 세로줄이 각각 전자 껍질 수와 최외각 전자 수라는 것, 그래서 자리만 봐도 성질을 알 수 있다는 것을 정리했습니다.

주기율표 — 족과 주기는 무엇을 알려 줄까

과학실 벽에는 대개 주기율표가 붙어 있습니다. 알록달록한 네모가 계단처럼 늘어선 그 표는 원소 이름을 외우라고 걸어 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이렇게 들쭉날쭉한 모양일까요. 이 표는 원소를 늘어놓은 목록이 아니라 성질의 지도입니다. 어떤 원소가 어디에 있는지만 알면 그 원소가 어떻게 행동할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가로줄과 세로줄이 뜻하는 것

1번 수소부터 20번 칼슘까지를 여덟 칸으로 줄인 주기율표 — 왼쪽은 금속, 오른쪽은 비금속, 그 경계가 준금속

표는 원소를 원자 번호 순으로 늘어놓은 것입니다. 원자 번호는 원자핵 속 양성자의 수이고, 전기적으로 중성인 원자에서는 전자의 수와 같습니다.

그냥 한 줄로 쭉 늘어놓지 않고 중간중간 줄을 바꾼 것이 핵심입니다. 성질이 닮은 원소가 같은 세로줄에 오도록 줄을 끊었습니다. 그래서 두 방향에 각각 뜻이 생깁니다.

  • 주기(가로줄) — 전자 껍질의 수입니다. 1주기는 껍질이 하나, 2주기는 둘, 3주기는 셋입니다.
  • (세로줄) — 가장 바깥 껍질에 든 전자, 곧 최외각 전자의 수입니다. 1족은 하나, 2족은 둘이고, 13족부터 18족까지는 족 번호에서 10을 뺀 수입니다.

줄마다 칸 수가 다른 것도 여기서 나옵니다. 껍질마다 들어갈 수 있는 전자 수가 정해져 있어서, 첫 껍질은 두 개로 차고 그다음 껍질은 여덟 개로 한 줄을 이룹니다. 1주기에 원소가 둘뿐이고 2주기와 3주기가 여덟씩인 까닭입니다.

원소의 화학적 성질은 최외각 전자가 정합니다. 같은 족이 닮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같은 족은 성질이 닮았습니다

리튬·베릴륨·나트륨·마그네슘의 전자 배치 — 세로로는 최외각 전자 수가, 가로로는 전자 껍질 수가 같다

리튬과 나트륨은 껍질 수가 다릅니다. 그런데 둘 다 맨 바깥에 전자가 하나뿐입니다. 그래서 둘 다 그 하나를 잃고 +1 이온이 되려 하고, 실제로 반응하는 모습도 닮았습니다.

물 위에 뜬 채 녹아 방울을 내며 반응하는 나트륨 조각 — 알칼리 금속과 물의 반응
  • 1족(수소 제외) — 알칼리 금속입니다. 무르고 반응성이 커서 물에 넣으면 수소 기체를 내며 격렬하게 반응합니다. 그 수용액은 염기성입니다.
  • 17족 — 할로겐입니다. 전자 하나만 얻으면 바깥 껍질이 꽉 차니 남의 전자를 잘 빼앗습니다. 금속과 만나면 -1 이온이 되어 결합합니다.
  • 18족 — 비활성 기체입니다. 바깥 껍질이 이미 차 있어 얻을 것도 버릴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원소와 거의 반응하지 않습니다.

다른 원소들이 애써 도달하려는 상태가 바로 이 18족의 전자 배치입니다. 전자를 잃든 얻든, 가장 가까운 18족과 같아지는 쪽으로 움직입니다.

전자를 주고받는 이 이야기가 그대로 결합으로 이어집니다. 이온 결합과 공유 결합에 그 다음이 있습니다.

왼쪽은 금속, 오른쪽은 비금속

표를 좌우로 갈라 보면 또 하나의 규칙이 보입니다. 왼쪽과 가운데는 금속, 오른쪽 위는 비금속입니다.

금속은 최외각 전자가 적어서 그것을 버리는 쪽이 쉽습니다. 그래서 양이온이 되고, 전자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니 전기와 열이 잘 통하며 광택이 납니다. 비금속은 반대로 전자를 얻는 쪽이 쉬워 음이온이 됩니다.

둘 사이 계단 모양의 경계에 놓인 붕소·규소 같은 원소는 양쪽 성질을 조금씩 지녀 준금속이라고 부릅니다. 반도체에 규소를 쓰는 것이 이 어중간함 덕분입니다.

거울처럼 반들반들한 둥근 규소 웨이퍼 — 준금속인 규소는 반도체의 바탕이 된다

멘델레예프는 빈칸을 남겼습니다

주기율표를 지금 모습에 가깝게 만든 사람은 멘델레예프입니다. 그는 원소를 원자량 순으로 늘어놓다가 성질이 닮은 것이 일정한 간격으로 되풀이된다는 것을 알아챘고, 그 주기에 맞춰 줄을 바꿔 표를 짰습니다.

대단한 것은 그다음입니다. 자리가 맞지 않으면 억지로 채우지 않고 빈칸으로 두었습니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원소가 거기 들어갈 것이라 보고, 그 원소의 성질까지 미리 적어 두었지요. 뒷날 그 자리에 들어맞는 원소들이 실제로 발견되면서 표가 옳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지금의 주기율표는 원자량이 아니라 원자 번호 순입니다. 원소를 가르는 진짜 기준이 무게가 아니라 양성자의 수라는 것이 뒤에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전자 배치를 주고 자리 찾기. 껍질 수가 주기, 최외각 전자 수가 족입니다.
  • 같은 족 원소의 성질 묻기. 최외각 전자 수가 같으니 이온이 되는 방식도 같습니다.
  • 금속·비금속 고르기. 왼쪽이면 전자를 잃고 오른쪽 위면 얻습니다.
  • 알칼리 금속과 물의 반응. 수소 기체가 나오고 수용액은 염기성입니다.
  • 원소를 주고 안정한 이온의 전하 묻기. 가장 가까운 18족의 배치가 되는 쪽으로 잃거나 얻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

  • "수소는 1족이니 알칼리 금속이다" — 아닙니다. 자리만 1족일 뿐 수소는 비금속이고 성질도 다릅니다.
  • "18족은 최외각 전자가 늘 여덟 개다" — 헬륨은 두 개입니다. 껍질이 하나뿐이라 두 개로 이미 꽉 찹니다.
  • "족 번호가 곧 최외각 전자 수다" — 13족부터는 10을 빼야 합니다. 17족은 일곱 개입니다.
  • "주기율표는 원자량 순이다" — 멘델레예프 때는 그랬지만 지금은 원자 번호 순입니다.

정리합니다. 주기율표의 가로줄은 전자 껍질의 수, 세로줄은 최외각 전자의 수입니다. 화학적 성질은 최외각 전자가 정하니 같은 족끼리 닮습니다. 왼쪽의 금속은 전자를 잃고 오른쪽 위의 비금속은 전자를 얻으며, 18족은 이미 차 있어 반응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