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학의 법칙 — 지층은 어느 것이 먼저 쌓였을까
절벽에 드러난 지층은 연대 측정 장비 없이도 순서를 읽을 수 있습니다. 수평 퇴적·지층 누중·관입·부정합, 그리고 떨어진 지층을 잇는 대비까지 단면 하나로 정리했습니다.

도로를 내느라 깎아 놓은 절벽에는 지층이 켜켜이 드러나 있습니다. 색이 다른 띠가 여러 겹 쌓여 있고, 어떤 것은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습니다. 이걸 보면 어느 층이 먼저 쌓였는지 궁금해집니다. 놀랍게도 장비 하나 없이 눈으로만 순서를 읽을 수 있습니다. 층과 암석이 서로 어떻게 놓여 있는지가 곧 순서이기 때문입니다. 이 읽는 법을 지사학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아래에 있는 것이 먼저입니다
퇴적물은 물속에서 가라앉아 쌓입니다. 중력이 고르게 끌어내리니 처음 쌓일 때는 거의 수평입니다. 이것이 수평 퇴적의 법칙입니다. 지금 기울어져 있거나 휘어 있는 지층은 쌓인 뒤에 힘을 받아 그렇게 된 것입니다.
수평으로 차곡차곡 쌓이니 순서도 정해집니다. 먼저 쌓인 것이 아래, 나중에 쌓인 것이 위입니다. 지층 누중의 법칙입니다. 그래서 지층을 아래에서 위로 훑는 것이 곧 시간 순서로 읽는 일이 됩니다.
단, 지층이 뒤집히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심하게 휘어 뒤집힌 곳도 있어서 위아래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그때는 사층리나 연흔 같은 퇴적 구조가 어느 쪽이 원래 위였는지를 알려 줍니다.
자르는 쪽이 나중입니다
마그마가 이미 있던 암석을 뚫고 들어와 굳으면 관입암이 됩니다. 뚫리는 쪽이 먼저 있어야 뚫을 수 있으니, 관입한 암석은 언제나 더 젊습니다. 관입의 법칙입니다.

단층도 마찬가지입니다. 끊기는 지층이 먼저 있어야 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단층에 잘린 지층은 모두 그 단층보다 오래되었습니다. 규칙은 한 문장으로 줄어듭니다 — 자르는 쪽이 나중.
관입한 마그마가 둘레의 암석을 뜯어 품은 채로 굳기도 합니다. 굳은 암석 속에 박힌 그 조각을 포획암이라고 합니다. 포획암이 있으면 뜯긴 쪽이 먼저 있었다는 뜻이니, 이것도 같은 규칙의 한 모습입니다.
거꾸로 관입암이나 단층이 어느 면에서 딱 끊겨 있다면, 그 면을 만든 사건이 관입이나 단층보다 나중입니다. 위 그림의 관입암이 부정합면에서 멈춘 것이 그렇습니다. 마그마가 올라오던 자리까지 통째로 깎여 나간 뒤에 새 지층이 덮은 것이지요.
사라진 시간이 있습니다 — 부정합
지층이 쭉 이어서 쌓이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쌓이던 도중에 땅이 솟아올라 물 밖으로 나오면 그때부터는 쌓이는 대신 깎입니다. 그러다 다시 가라앉으면 그 위에 새로 쌓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경계면이 부정합면입니다.

부정합면 위아래 지층 사이에는 오랜 시간이 비어 있습니다. 그동안 쌓였던 지층이 침식으로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정합을 찾는 것은 "여기서 기록이 끊겼다"를 찾는 일입니다. 부정합면 바로 위에 굵은 자갈로 된 기저 역암이 놓이는 것도 그 자리가 한때 침식되던 지표였다는 증거입니다. 부정합의 종류는 습곡·단층·부정합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떨어진 지층을 잇습니다 — 대비
한 절벽에서 순서를 읽었다면 다음은 멀리 떨어진 두 지역을 견주는 일입니다. 이것을 지층의 대비라고 합니다.
- 암상에 의한 대비 — 눈에 확 띄는 지층을 표지로 삼습니다. 화산재가 한 번에 넓은 지역을 덮어 만들어진 응회암층이나 석탄층이 그런 건층입니다.
- 화석에 의한 대비 — 짧은 기간 동안 넓은 지역에 살았던 생물의 화석, 곧 표준 화석이 같으면 같은 시대의 지층입니다.

화석으로 대비가 되는 것은 지층마다 나오는 생물 무리가 순서대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오래된 지층일수록 단순한 생물이 나옵니다. 이것을 동물군 천이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같은 화석이라도 아무거나 표지가 되지는 않습니다. 오래 살아남은 생물은 여러 시대의 지층에서 나오니 시대를 좁혀 주지 못합니다. 짧게 살고 널리 퍼졌던 생물이라야 좋은 표지가 됩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단면도를 주고 사건의 순서 나열하기. 아래에서 위로 읽고 자르는 것을 뒤에 두면 대부분 풀립니다.
- 관입암과 부정합면의 선후. 관입암이 부정합면에 잘려 있으면 관입이 먼저입니다.
- 단층과 지층의 선후. 단층이 어느 층까지 끊었고 어느 층은 못 끊었는지가 답을 정합니다.
- 두 지역의 주상도를 주고 대비하기. 건층부터 맞추고 그 위아래를 채웁니다.
- 절대 연령과 함께 묻기. 관입암의 연령이 주어지면 그것에 잘린 지층은 그보다 오래되었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
- "위에 있는 지층이 언제나 젊다" — 뒤집힌 지층이 있습니다. 퇴적 구조로 위아래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 "부정합은 지층이 없는 구간이다" — 지층이 아니라 시간이 없는 것입니다. 쌓였던 지층이 깎여 나간 자리입니다.
- "관입암은 둘레의 암석보다 오래되었다" — 반대입니다. 뚫고 들어왔으니 더 젊습니다.
- "지사학의 법칙으로 몇 년 전인지 알 수 있다" — 순서만 알려 줍니다. 몇 년 전인지는 방사성 동위 원소로 잽니다. U-Pb 연대 측정법이 그 방법입니다.
정리합니다. 지층은 수평으로 쌓이고 아래가 먼저이며, 자르는 쪽이 언제나 나중입니다. 부정합면은 기록이 끊긴 자리이고, 그 위아래에는 사라진 시간이 들어 있습니다. 떨어진 두 지역은 건층과 표준 화석으로 이어 맞춥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