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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2026년 10월 23일

혈액형의 유전 — A형과 B형 부모에게서 O형이 나올 수 있을까

ABO 식 혈액형은 대립유전자 A · B · O 셋이 정하는 복대립 유전입니다. A 와 B 는 O 에 우성이고 서로는 공동 우성입니다. AO 와 BO 부모에게서 네 혈액형이 모두 나오는 까닭, 가계도에서 유전자형을 읽는 법, 응집원과 응집소로 판정하는 원리를 정리했습니다.

혈액형의 유전 — A형과 B형 부모에게서 O형이 나올 수 있을까

"아빠는 A형, 엄마는 B형인데 나는 O형이에요." 이 말을 들으면 혈액형이 잘못 나온 것 아닌가 싶습니다. 부모에게 없는 O 가 어떻게 자식에게 올까요. 답은 "올 수 있다" 입니다. A형인 사람의 몸속에 O 유전자가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혈액형의 유전은 멘델의 법칙을 그대로 따르되, 대립유전자가 둘이 아니라 셋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대립유전자는 셋, 한 사람이 갖는 것은 둘

ABO 식 혈액형을 정하는 대립유전자는 A · B · O 셋입니다. 한 가지 형질을 정하는 대립유전자가 셋 이상인 유전을 복대립 유전이라 합니다. 그런데 사람은 누구나 그중 둘만 갖습니다. 하나는 아버지에게서, 하나는 어머니에게서 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전자형은 AA · AO · BB · BO · AB · OO 여섯 가지가 됩니다.

셋 사이의 우열이 혈액형을 정합니다. A 와 B 는 O 에 대해 우성입니다. AO 는 A형, BO 는 B형이 되고 O 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반면 A 와 B 사이에는 우열이 없습니다. 둘이 함께 있으면 둘 다 드러나는 공동 우성이어서 AB 는 AB형이라는 네 번째 혈액형이 됩니다. O형은 OO 뿐입니다. 그래서 A형 가운데는 AA 도 있고 AO 도 있지만, 겉모습만으로는 둘을 가릴 수 없습니다.

AO 와 BO 부모의 교배 — 생식세포 A·O 와 B·O 가 만나 자손의 유전자형은 AB · AO · BO · OO 로 넷이 같은 확률이고, 혈액형은 AB형 · A형 · B형 · O형이 각각 4분의 1 이다

A형과 B형 부모에게서 O형이 나오는 길

첫 문단의 가족을 봅시다. 아버지가 AO, 어머니가 BO 라면 아버지의 생식세포는 A 또는 O, 어머니의 생식세포는 B 또는 O 입니다. 대립유전자가 생식세포로 나뉘어 들어가는 분리의 법칙입니다. 둘이 만나는 경우는 AB · AO · BO · OO 넷이고 확률은 모두 같습니다. 그래서 자녀는 AB형 · A형 · B형 · O형이 각각 4분의 1 입니다. O형 자녀는 부모 양쪽에서 숨어 있던 O 를 하나씩 받은 것입니다. 네 혈액형이 모두 나올 수 있는 부모 조합이 바로 이 AO × BO 입니다.

AO×BO→AB:AO:BO:OO=1:1:1:1\text{AO} \times \text{BO} \rightarrow \text{AB} : \text{AO} : \text{BO} : \text{OO} = 1 : 1 : 1 : 1AB형 · A형 · B형 · O형이 각각 ¼

거꾸로 자녀의 혈액형에서 부모의 유전자형을 알아낼 수도 있습니다. A형 부모에게서 O형 자녀가 나왔다면 그 부모는 AA 가 아니라 AO 입니다. 가계도 문제가 묻는 것이 대개 이것입니다. 나올 수 없는 조합도 있습니다. AB형 부모는 A 나 B 만 줄 수 있어 O형 자녀가 나오지 않고, O형 부모는 O 만 줄 수 있어 AB형 자녀가 나오지 않습니다.

응집원과 응집소 — 혈액형을 가르는 것

유전자가 실제로 만드는 것은 적혈구 표면의 응집원입니다. A 유전자는 응집원 A 를, B 유전자는 응집원 B 를 만들고, O 유전자는 아무것도 만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A형의 적혈구에는 응집원 A 가, B형에는 B 가, AB형에는 둘 다 있고 O형에는 없습니다. 한편 혈장에는 자기에게 없는 응집원과 결합하는 응집소가 들어 있습니다. A형은 응집소 β, B형은 α, O형은 α 와 β 를 모두 갖고, AB형은 응집소가 없습니다.

네 혈액형의 응집원과 응집소 — A형은 적혈구에 응집원 A 와 혈장에 응집소 β, B형은 응집원 B 와 응집소 α, AB형은 응집원 A·B 와 응집소 없음, O형은 응집원 없음과 응집소 α·β 를 가진다

응집원 A 와 응집소 α 가 만나면, 또 응집원 B 와 응집소 β 가 만나면 적혈구가 서로 엉겨 붙는 응집 반응이 일어납니다. 혈액형 검사는 이것을 이용합니다. 응집소 α 가 든 혈청과 β 가 든 혈청을 혈액에 한 방울씩 떨어뜨려, α 에서만 응집하면 A형, β 에서만 응집하면 B형, 둘 다 응집하면 AB형, 둘 다 응집하지 않으면 O형입니다. 수혈할 때 같은 혈액형끼리 맞추는 것도 받는 사람의 응집소가 들어오는 적혈구의 응집원과 만나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유전자형과 혈액형을 짝짓습니다. AA · AO 는 A형, BB · BO 는 B형, AB 는 AB형, OO 는 O형. 유전자형은 여섯, 표현형은 넷.
  • 부모의 유전자형에서 자녀의 혈액형과 확률을 구합니다. AO × BO 는 네 혈액형이 각각 ¼, AO × AO 는 A형 ¾ · O형 ¼, AB × OO 는 A형 ½ · B형 ½.
  • 가계도에서 유전자형을 추론합니다. O형 자녀가 있으면 부모는 둘 다 O 를 하나씩 가진 유전자형(AO · BO · OO)입니다.
  • 나올 수 없는 조합을 가립니다. AB형 부모에게서 O형, O형 부모에게서 AB형은 나오지 않습니다.
  • 응집 반응으로 혈액형을 판정합니다. 응집소 α 에 응집하면 응집원 A 가 있고, β 에 응집하면 응집원 B 가 있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

  • "A형과 B형 부모에게서는 AB형만 나온다" — AA × BB 라면 그렇지만, AO × BO 라면 A · B · AB · O 가 모두 나옵니다. 부모의 혈액형이 아니라 유전자형을 봐야 합니다.
  • "O 는 열성이니 O형은 드물다" — 열성은 함께 있을 때 가려진다는 뜻이지 수가 적다는 뜻이 아닙니다. O 유전자는 A형·B형 사람 몸속에도 숨어 있어 흔합니다.
  • "AB형은 A 와 B 가 섞인 중간 형질이다" — 섞인 것이 아니라 둘 다 그대로 드러난 것입니다. 적혈구에 응집원 A 와 B 가 함께 있습니다.

정리합니다. ABO 식 혈액형은 대립유전자 A · B · O 셋 가운데 둘을 받아 정해지고, A 와 B 는 O 에 우성이며 서로는 공동 우성입니다. 그래서 A형·B형 사람의 몸속에 O 가 숨어 있을 수 있고, AO 와 BO 부모에게서는 네 혈액형이 각각 4분의 1 로 나옵니다. 유전자가 만드는 것은 적혈구의 응집원이고, 혈장의 응집소와 만나면 응집하는 것이 혈액형 검사의 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