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염기의 정의 — 아레니우스에서 브뢴스테드까지
암모니아에는 수산화 이온이 없는데 왜 염기일까요. 물에 녹아 이온을 내놓는 것으로 출발한 산과 염기의 정의가 양성자를 주고받는 관계로 넓어진 과정과, 짝산·짝염기를 찾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암모니아를 물에 녹이면 염기성을 띱니다. 그런데 암모니아의 화학식 어디를 봐도 수산화 이온 가 없습니다. 염기는 를 내놓는 물질이라고 배웠는데 말이죠. 산과 염기의 정의는 바로 이런 물질 때문에 한 번 넓어졌습니다.
아레니우스는 물에 녹여 놓고 보았습니다
19세기 말 아레니우스는 산과 염기를 물에 녹았을 때 무엇을 내놓는가로 갈랐습니다.
산의 공통 성질인 신맛, 금속과 반응해 수소가 나오는 것, 푸른 리트머스를 붉게 만드는 것은 전부 가 하는 일입니다. 염기의 쓴맛, 미끈거림, 붉은 리트머스를 푸르게 만드는 것은 가 하는 일이고요. 서로 다른 수많은 물질이 같은 성질을 보이는 까닭을 이온 하나로 설명한 것이 이 정의의 힘이었습니다. 중화 반응이 언제나 물을 만드는 것도 여기서 나옵니다.
문제는 이 정의가 물에 녹은 경우만 다룬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암모니아가 걸립니다. 분자 안에 가 없는데도 암모니아 수용액은 분명히 염기성입니다. 탄산 이온이나 탄산수소 이온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뢴스테드는 주고받는 관계로 보았습니다
1923년 브뢴스테드와 로리는 물을 빼고 다시 정의했습니다. 양성자, 곧 를 주면 산이고 받으면 염기입니다.
수소 원자에서 전자 하나를 떼면 남는 것은 양성자 하나뿐입니다. 그래서 를 양성자라고 부릅니다. 이제 암모니아가 풀립니다.
암모니아는 를 내놓은 것이 아닙니다. 물에게서 양성자를 빼앗았고, 양성자를 빼앗긴 물이 로 남은 것입니다. 결과만 보면 용액에 가 늘었으니 염기성이 맞습니다. 정의가 넓어지자 예외가 예외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 정의에서 중요한 것은 산과 염기가 물질의 꼬리표가 아니라 반응에서 맡는 역할이라는 점입니다. 주는 쪽이 있으면 반드시 받는 쪽이 있으므로, 산과 염기는 언제나 짝으로 나옵니다.
짝산과 짝염기는 양성자 하나 차이입니다
어떤 산이 양성자를 내놓고 남은 것을 그 산의 짝염기라 하고, 어떤 염기가 양성자를 받아서 된 것을 그 염기의 짝산이라고 합니다. 찾는 법은 간단합니다. 화살표 건너편에서 수소 하나만 다른 것을 고르면 됩니다.

위 반응에서 물과 가 한 짝, 와 가 다른 한 짝입니다. 짝을 이루는 둘은 수소 하나와 전하 1만큼 차이가 납니다.
눈여겨볼 것은 물입니다. 암모니아를 만나면 양성자를 주어 산으로 행동하고, 염화 수소를 만나면 양성자를 받아 가 되면서 염기로 행동합니다. 상대에 따라 양쪽이 다 되는 이런 물질을 양쪽성 물질이라고 합니다.
사실 물속에 가 홀로 떠다니는 일은 없습니다. 양성자는 곧바로 물 분자에 붙어 로 존재합니다. 아레니우스식으로 쓴 는 그것을 줄여 적은 것입니다.
시험에서는 이렇게 나옵니다
- 반응식을 주고 산과 염기를 고르게 하기. 양성자를 잃은 쪽이 산, 얻은 쪽이 염기입니다. 반응식 양쪽을 견주어 수소 개수가 줄어든 물질을 찾습니다.
- 짝산·짝염기 짝 고르기. 같은 쪽이 아니라 화살표 건너편에서, 수소 하나만 다른 것을 고릅니다.
- 물이 산인지 염기인지 묻기. 같은 물인데 답이 달라집니다. 상대가 양성자를 받는 물질이면 물이 산, 상대가 양성자를 주는 물질이면 물이 염기입니다.
- 아레니우스 정의로 설명되지 않는 예 들기. 암모니아처럼 가 없는 염기, 그리고 물이 없는 곳에서 일어나는 반응입니다.
- 어떤 물질이 양쪽성인지 묻기. 물, 탄산수소 이온처럼 양성자를 주고받을 자리가 둘 다 있는 물질입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
- "브뢴스테드 정의가 나왔으니 아레니우스 정의는 틀린 것" — 틀린 것이 아니라 좁은 것입니다. 물에 녹인 경우에는 두 정의의 답이 같습니다. 넓은 정의가 좁은 정의를 감싸 안은 것이지 뒤집은 것이 아닙니다.
- "산은 산이고 염기는 염기다" — 브뢴스테드 정의에서 산과 염기는 반응에서 맡는 역할입니다. 물처럼 상대에 따라 역할이 바뀌는 물질이 있습니다.
- "짝산과 짝염기는 서로 반응한다" — 짝은 반응하는 상대가 아니라 같은 물질이 양성자 하나를 주고받은 전후 모습입니다. 반응식 같은 쪽이 아니라 건너편에 있습니다.
- "양성자를 주는 것이니 전자를 주고받는 산화·환원과 같다" — 옮겨 가는 것이 다릅니다. 산과 염기는 양성자가 옮겨 가고, 산화·환원은 전자가 옮겨 갑니다.
- "용액 속에 가 그대로 떠 있다" — 양성자는 물 분자에 붙어 로 있습니다. 로 적는 것은 줄여 쓴 표기입니다.
정리합니다. 아레니우스는 물에 녹아 를 내놓으면 산, 를 내놓으면 염기라 했습니다. 브뢴스테드와 로리는 여기서 물을 걷어 내고, 양성자를 주면 산 받으면 염기라고 다시 정의했습니다. 그러자 암모니아처럼 가 없는 염기가 설명되고, 산과 염기는 양성자 하나 차이의 짝으로 묶였습니다.